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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에 취한 이동통신 마일리지를 깨워라 (상) 한해 1천162억원 소멸… 제도개선 시급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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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에 의하면 현재 우리나라의 이동통신 가입자가 5천만명을 넘어섰다고 하니 국민 모두가 하나 이상의 휴대폰을 가지고 다니는 다(多)폰 시대에 접어든 셈이다. 이처럼 짧은 시간 안에 우리나라 전체 인구보다 많은 사람이 휴대폰에 가입한 엄청난 쾌거를 이뤘지만 이동통신 가입자에 대한 배려는 아직도 한심한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가입과 해지 절차, 그리고 요금 문제 등 모든 면에서 사업자가 우선이다. 고객이 왕이란 말도 이곳에서는 통하지 않는 것 같다. 이러한 사항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바로 이동통신 마일리지다.

마일리지란 이동통신사가 이동전화 사용요금에 따라 소비자에게 점수를 부여하고, 소비자가 누적된 점수를 통화요금 결제·콘텐츠 구매 등에 사용하도록 하는 제도이다. 그러나 이동통신 이용자들에게 마일리지는 계륵과 같은 존재다. 꼼꼼하게 챙기자니 들이는 품에 비해 얻는 게 별로 없고, 버리자니 아깝다. 평소에는 마일리지라는 게 있는지조차 깨닫지 못하다가 번호이동이나 해지를 하려고 할 때 문득 아깝다는 생각만 잠시 드는 정도이다.


잠에 취한 마일리지를 깨워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1인 1 휴대폰을 넘어 1인 다폰 시대에 접어들 정도로 대한민국의 통신 인프라는 최고수준을 향해 쾌속항진하고 있는 반면 서비스는 초보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통신 마일리지 이용률이다. 이동통신사가 100원을 주면 6원만 쓰고 나머지 94원은 버리는 것이다.

지난해 방송통신위원회가 한나라당 이경재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를 보면, 이동통신 마일리지 가운데 6% 정도만 사용되고 나머지는 버려지고 있다. 이동통신 누적 마일리지도 4천590억원 가운데 274억원만 사용됐다. 대신 1천162억원이 유효기간을 넘겨 소멸됐다. 현재 이동통신 마일리지 유효기간은 5년이다. 유효기간을 넘겨 버려지는 이동통신 마일리지는 2007년 889억원에서 2008년 1천44억원, 2009년 1천162억원으로 빠르게 늘고 있다.

버려지는 마일리지가 많은 이유

그렇다면 왜 이렇게 유효기간을 넘겨 버려지는 마일리지가 많은 것일까. 원인은 간단하다. 우선 이동통신 3사 모두 마일리지 서비스를 하고 있지만 사용처를 넓히거나 사용법을 안내하는 것을 가급적 꺼리고 있기 때문에 모르는 소비자가 많다. 즉 이동통신사의 소극적인 홍보와 비용 부담을 최소화하려는 전략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고 할 수 있다. 현재 시행되고 있는 이동통신 3사의 마일리지 서비스는 다음과 같다.

SKT는 다달이 내는 요금의 0.5%를 ‘레인보우 포인트’로 적립해주고 있다. 마일리지 적립의 기준이 되는 요금에는 기본료, 국내통화료, 데이터통화료, 부가서비스 이용료만 포함되고, 국제통화료와 단말기 할부금 등은 빠진다. SKT는 레인보우 포인트를 음성·데이터통화료, 컬러링과 퍼펙트콜 같은 부가서비스 이용료, 멜론 이용료, 싸이월드 도토리 구입비 등으로 쓸 수 있게 하고 있다. 나눔 활동을 하는 단체를 지정해 기부할 수도 있다.


KT는 가입 기간에 따라 국내 음성통화료의 0.5~30%를 ‘쇼 마일리지’로 적립해주고 있다. 여기에 기본료, 국내통화료, 데이터통화료, 부가서비스 이용료를 합한 금액을 기준으로 1천원당 5점씩의 ‘보너스 마일리지’도 얹어준다. 연체가 없으면 300점, 요금청구서를 이메일로 받으면 200점, 멤버십카드를 사용하지 않으면 600점의 특별 포인트도 준다. 쇼·보너스 마일리지와 특별 포인트는 1점당 1원의 가치를 가지며, 요금 및 부가서비스 이용료 결제용으로 쓸 수 있다. 부가서비스 가운데 캐치콜, 착신전환, 링투유 등은 500점씩 차감된다. 마일리지를 이웃사랑을 실천하는 시민단체에 기부하거나 가족들에게 양도할 수도 있다.

LGU+는 이동통신 가입자들에게 기본료, 국내 음성통화료, 부가서비스 이용료, 데이터통화료를 합한 금액을 기준으로 1천원당 10점씩의 ‘이지 포인트’로 적립해주고 있다. 이지 포인트는 멤버십 포인트로 전환해 사용하거나 요금 결제용으로 쓸 수 있다.

소비자의 능동적인 자세도 필요

물론 소비자들도 번호이동을 하거나 해지를 결정하기 전에 먼저 확인을 하고 소비하는 능동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특히 이동통신 마일리지는 가입자 개인에게는 계륵일지 모르나 모으면 크게 쓰일 수 있는 아주 유용한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마일리지 제도 자체에 대한 문제도 있다. 지금의 마일리지 제도는 지난 2004년부터 이동통신 3사 모두 5년의 유효기간이 지나면 소멸되는 구조로 되어 있으며 사용처도 일부 확대되었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이동통신 마일리지도 항공사 마일리지처럼 유효기간을 대폭 연장하거나 소멸방식을 개선해야 한다. 이용 절차를 간소화하거나 마일리지 관련 정보 제공을 확대하고 저조한 이용률의 원인을 파악하여 소비자들의 이용기회를 높이게 되면 가계 통신비가 인하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본 원고는 국회의 공식입장이 아니며, 국회의 입장과 배치될 수도 있는 순수한 사견임을 밝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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