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생활이 질적으로 향상되고 경제가 발전하면서 고도의 정보통신 시스템 장비와 통신, 방송에 대한 필요성이 증대되고 다양화됐다. 이에 따라 위성 및 우주개발에 대한 관심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특히 우주산업을 21세기의 국가기반산업의 하나로 인식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우리나라의 우주개발에 대한 의지와 노력도 점진적으로 커지고 있다. 미 국가안보우주관리위원회의 럼스필드 보고서에서도 “우주를 선점한 국가가 미래 21세기 세계를 제패할 것”이라고 지적했듯이 이제 우주 기술력은 한 국가의 안위를 좌우할 수도 있게 되었다. 즉 우주기술은 국가 생존전략 기술로, 우주개발은 국민 생활의 질 향상, 경제발전, 국가위상제고, 국가 안보와 직결된다고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우주개발에 대한 필요성은 공감하면서도 과도한 예산지원이라는 지적과 타 산업으로의 분산지원의 요구, 단기간 내에 성과를 도출해야 한다는 성과지상주의 등이 맞물리면서 우주산업 육성에 필요한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계획과 투자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이번 원고에서는 ‘한국 우주산업의 미래와 발전방향’이라는 대명제에 대해 (1) 우주개발과 우주산업의 개념, (2) 국내외 우주산업 현황, (3) 한국 우주개발의 장기비전과 국가정책방향이라는 소주제로 각각의 함의(含意)를 고찰해보고자 한다.
우주개발, 경쟁에서 협력으로
1960~70년대 미국과 소련이 엄청난 비용을 사용하면서 우주개발에 경쟁을 불붙일 때 대부분 주변 국가들은 “경제성이라고는 없다”고 비난을 했지만 2차원의 지구공간을 벗어나 완벽한 3차원의 공간을 지배하는 두 강대국을 부러워하면서 우주개발의 환상을 꿈꿔왔었다. 이런 우주개발은 소위 강대국들의 힘자랑의 한 도구로 사용되었고 무모하기까지 한 개발투자를 앞 다투어 진행하였다.
1957년 스푸트니크의 발사성공으로 인류 최초로 우주공간을 여행하고 돌아온 가가린이 탄생했다. 이후 달 착륙을 목표로 한 아폴로 계획의 성공, 우주왕복선 개발 및 우주정거장 개발에 이르기까지 우주개발의 일련의 과정을 보면 경제성이라고는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 특히 그 의의를 인류의 우수성을 입증하는 정복에 두는 경우가 많았고 국가의 국력을 나타내는 하나의 경쟁도구로 밖에 인식되지 않았다.
하지만 1975년 7월 15일 미국의 아폴로 18호와 소련의 소유즈 19호가 지구궤도상에서 성공적으로 도킹에 성공하여 공동 시험계획을 수행하면서 우주개발이 경쟁의 시대에서 협력의 시대로 접어드는 계기가 되었다. 이후 프랑스를 중심으로 한 유럽우주기구(ESA)와 일본 등에서의 우주 상업적 이용이라는 목표를 설정하면서 21세기 유망산업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제시되었다가 방송, 통신위성 등 각종 상업위성이 막강한 위력을 보이면서 우주개발은 우주산업이라는 용어를 쓰기 시작하면서 그 중요성을 인지하기 시작했다.
우리의 경우 지난 1987년 12월 항공우주산업개발 촉진법 발효로 시작하여 국내 최초의 과학위성인 '우리별 1호'를 1992년에 발사함으로써 인공위성 소유국의 하나로 자리매김하게 된지 올해로 벌써 18년째가 된다. 비록 상업용 위성보다 한 단계 낮은 수준인 과학위성을 발사한 나라로 알려졌지만 1992년은 우주개발에서 우주산업으로 진입하게 된 첫해라는 점에서 의미 있는 한해라고 하겠다.
우주산업의 세 가지 특징
우주산업은 크게 3가지 분류로 나눌 수 있다. 첫째가 방송통신위성, 관측위성 등의 위성체 제조산업, 둘째가 이를 지구궤도에 띄우는 우주발사체 제조 및 운용산업, 세번째가 주어진 임무에 따라 자국에서 제조하지 않더라도 외국의 위성체와 우주발사체를 구입하여 이용하는 위성 서비스 산업이다.
위성체나 발사체의 제조산업은 오늘날 첨단산업의 집합체라고 할 수 있다. 위성체, 발사체를 제작하는 데는 첨단전자기술, 초정밀 기계공학, 극한환경기술, 신소재 등의 기초과학이 뒷받침 되어야 하며 이러한 산업이 발전하게 되면 관련 과학기술의 발전도 같이 이루어지게 된다. 그리고 위성 서비스 산업은 위성체를 주어진 임무에 따라 지구상에서 운영을 하기 위한 산업으로 통신, 방송 서비스 산업과 밀접한 관계가 있고 그 시스템 구성에 필수적으로 전자산업과 컴퓨터산업의 발전이 더불어 필요하다.
이러한 측면에서 우주산업의 특징은 세 가지로 축약할 수 있다. 먼저 막대한 투자비용과 경제성의 상관관계를 들 수 있다. 지구를 벗어난 인류가 처음으로 외계의 공간에 첫발을 디딘 아폴로 계획에 투자된 비용은 총 240억 달러이고, 2만개의 회사와 40만 명의 인원이 동원됐다. 그 이후 1993년 4월 26일 발사한 우주왕복선 콜롬비아의 개발에 약 5억8천만 달러의 비용이 투입되었으며, 1992년 9월 27일 발사되어 실패로 끝난 화성탐사선 마스 옵저버(Mars Observer)의 발사에는 10억 달러가 투입되었다. 국내에서도 추진하였던 다목적실용위성 2호 사업의 경우도 2천282억의 대규모 투자로 이루어지고 있으나 투자회수가 어려워 경제성은 아직까지 떨어지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처럼 막대한 연구개발비가 소요되고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연구개발비의 비중이 높은 산업의 특성 때문에 그에 상응하는 투자위험도도 높은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수요자의 범위가 한정되어 있을 뿐 아니라 제품이 표준화되어 있지 않아 수요자의 요구나 임무특성에 따라 변화되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시장원리에 의한 경쟁은 매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둘째, 위험요소가 크다. 1986년 1월 28일에 우주왕복선 챌린저(Challenger)는 발사 직후 폭발하여 탑승원 7명 전원 사망을 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희생자 중에는 일반시민으로 최초로 우주탐사에 참여할 계획이었던 고등학교 여교사인 마리코프가 포함되어 있어서 세상에 충격을 던져 주었다. 그리고 2004년 컬럼비아호가 귀환도중 폭발함으로써 우주개발에 있어서의 위험은 세월이 지나도 줄어들지 않았음을 보여주었다. 이런 사망사고는 구소련에서도 발생하는 등 미지의 세계에 진출하려는 탐험에 위험요소가 많음을 시사해 주는 바가 크다. 비단 인명피해뿐 아니라 일단 지구를 벗어나는 위성체의 안정성에 대한 위험부담, 지상에서 통제할 수 없는 단순고장 발생시 운용불가 및 추가 수리를 위해 우주왕복선을 운행하면서 비용이 드는 문제들은 기술적인 신뢰성을 많이 쌓고 그 대처방안 등이 세부적으로 마련이 되어야 하는 특성이 있다.
마지막으로 경제적 효과이다. 앞서 언급한 우주산업의 특징들이 높은 위험도를 내포하고는 있지만 성공에 따른 효과는 실로 엄청나기 때문에 선진 각국이 엄청난 예산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도전과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우주산업은 20세기초반 미국과 구소련의 국방경쟁의 하나의 도구로도 사용되었고, 오늘날에는 우주개발 및 우주산업의 능력정도가 그 나라의 국방, 외교, 경제, 과학기술 분야에서의 입지정도를 가늠해 주고 있는 실정임을 누구나 느끼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정보통신산업의 핵심 매개체인 위성의 개발은 국가의 안보나 국방차원에서도 추진을 하여야 하는 국가적 기반산업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주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국가적인 기간산업임을 고려하여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본 원고는 국회의 공식입장이 아니며, 국회의 입장과 배치될 수도 있는 순수한 사견임을 밝힘. |
- 양용석 국회 정책비서관/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IT정책 집필위원
- 저작권자 2010-08-31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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