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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6-25

과학기술 커뮤니케이션과 매스미디어 송해룡 성균관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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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널리스트와 과학자 사이에는 진리를 추구하는 방식에서 다른 방식을 추구하고 있기 때문에 서로 갈등을 빚는다. 또한 과학자와 저널리스트 집단간에 존재하는 문화적 차이는 이러한 갈등을 증폭시킨다. 과학자는 오랜 세월에 걸쳐 검증된 정교한 과학적인 방법을 고생스럽게 따르는데 반해, 저널리스트들은 단번에 톱기사를 추구한다.



이러한 두 집단간의 문화적 차이와 일에 대한 방법론의 차이로 인하여 매스미디어는 위험과 재난을 보도하는 방식 때문에 종종 비난을 받는다. 매스미디어는 위험 및 재난과 관련하여 독자나 시청자에게 알리는데 전문성이 부족하고, 또는 과대포장하고 센세이셔널하게 다루어서 기술 수용을 어렵게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미디어 비판은 여러 가지 연구논문(스탠리 로츠만(Stanley Rothman), 노베르토 리히터(Robert Lichter), 엘른노 싱거(Elanor Singer), 필리스 엔드레니(Phyllis Endreny), 한스 마티아스 케플링거(Hans Mathias Kapplinger))에서 발견된다. 이러한 학자들이 제시한 논점은 무엇보다도 과학기술의 보도와 관련하여 매스미디어의 선정적 평가와 일회적인 간단한 증거제시를 문제점으로 삼고 있다.


이러한 폭넓은 미디어 비판은 과학기술에 대한 미디어의 보도를 과학기술커뮤니케이션의 관점에서 보는 연구를 자극하였다. 지금까지 주로 과학기술 커뮤니케이션 연구는 위험 커뮤니케이션 연구의 한 부분으로 연구되어 왔으며, 그 의미 역시 크게 평가받지 못하였다.

그러나 최근 다양한 기술의 진보와 이 기술이 갖는 사회적 의미에 대한 논의가 반향을 일으키면서 커다란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지금까지 과학기술 커뮤니케이션은 주로 ‘과학에 대한 공중의 이해(Public Understanding of science)’를 높이는 계몽적 차원의 의미를 끌어내는데 많은 연구를 할애하였다.



그러나 최근에 과학기술 커뮤니케이션은 과학에 대한 이해를 ‘합리적인 사회적 과정’으로서 그 의미를 어떻게 끌어내야 할지에 관하여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것이 바로‘PUSH(Public Understanding of Science and Humanities) 프로그램’을 발전시키고 있다.


매스미디어에서 보도하는 과학기술커뮤니케이션은 적어도 대중화, 공공교육 그리고 기술 논쟁으로 명명 할 수 있는 3가지의 유형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① 대중화는 고전적인 저널리스트 접근 방법으로 과학과 기술문화를 다루면서 과학적인 질문, 방법 그리고 결과를 과학자가 아닌 일반사람들에게 과학자들이 개발한 지식을 공유토록 노력한다. 이러한 커뮤니케이션은 대중에게 이러한 정보를 이용토록 정보를 전달한다. 대중화는 대개 과학저널리스트가 만들어내고, 특정한 과학을 효과적으로 전달케 한다.


② 공공교육은 일상생활 속에서 개인에게 또는 정치적 과정에서 시민에게 정보를 합리적으로 유용하게 사용하도록 일반 공중에게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종종 공공교육은 예를 들어 흡연, 음주운전, 안전벨트 착용, 콘돔사용, 범죄예방 또는 기술반대와 같은 특정한 일을 피하거나, 행하도록 공중을 설득하는 것이다. 공공교육은 공중들의 태도나 행동을 바꾸도록 설득한다는 점에서 대중화와 구분된다.


③ 기술 (문화적) 논쟁은 즉각적으로 과학지식의 유효성 그리고 경쟁적인 과학적 관점을 재현시키는 과학자의 신뢰도를 다루게 한다. 저널리스트의 주된 관심사는 과학적 지식의 ‘이행’과 ‘실제적인 적용’보다 상이한 실제적 결론과 연계된 사회적 갈등을 표현하는 데 있다.


기술논쟁과 관련해서 일반사람들은 누가 이 기술개발에 재정지원을 했으며, 누가 이로 인해 이득을 취하는지에 관심을 기울인다. 기술자체 보다도 사회 정치적 과정에 참여한 사람들의 신뢰도가 무엇보다 문제가 된다. 새만금 간척사업, 핵폐기물처리장 건설에서 보듯이 과학적 지식의 객관성과 실제적인 적용 사이에는 엄청난 간극이 존재해서 사회적 갈등을 촉발시킨다. 때문에 과학기술커뮤니케이션에서 매스미디어의 공개장 기능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매스미디어의 공개장 기능이 잘못 발휘되면 엄청난 사회적 파장을 동반하는 장애물이 된다.


독일에서 연구된 예를 들어보자. 1960년대 이후 독일에서는 과학기술이 제공하는 실재이익과 잠재이익에 대한 언론보도가 줄어들고 반대로 드러나는 위험에 대한 보도가 증가하였다. 이러한 현상을 설명하기 위하여 국가차원의 조사가 이루어졌다. 연구결과 가운데 한 결론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1960년대 중반까지 독일 저널리스트들은 자신을 중립적인 기록자로 이해하였는데, 1970년대부터 저널리스트들은 자신들을 다른 이의 비평을 보도하고, 삶의 조건을 비평하는 비평가로 이해하였다는 것이다. 이러한 자신에 대한 정의와 이해의 변화는 뉴스가치를 인식하는데 커다란 변화를 동반하였다. 부정적인 사건들과 상황들(예를 들어 환경오염, 원자력 폐기물 등)이 점점 더 뉴스가치가 있는 것으로 인식되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독일의 젊은 세대들이 소위 ‘기술 적대적’으로 변화했고, 과학기술정책에 부정적인 의견형성을 하여 그 폐해가 현재 나타나고 있다. 1990년 매스미디어의 압력 때문에 독일의회가 유전공학의 발전을 가로막는 법을 통과시켰다. 나중에 이 법은 다시 수정되었지만 말이다.

과학기술에 대한 더욱 부정적인 보도가 저널리스트의 임무라는 편협된 관점은 독일 국민의 의견형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었다. 현대 과학기술이 발생시키는 작금의 피해와 잠재적인 피해에 대한 보도가 국민에게 ‘과학기술에 대한 공포심’을 갖게 했으며, 현대과학기술이 필요한 대규모 투자를 가로막았다. 여론이라는 이름으로 말이다. 그 결과 이공계에 대한 ‘사회적 선호도’가 예전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고 말았다.


독일정부는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하여 ‘대화하는 과학(Wissenschaft im Dialog)’이라는 운동을 수년 전부터 펼치고 있다. 과학기술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을 과학단체가 실천하는 것이다. 최근 우리 언론에서도 독일과 유사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과학기술에 대한 미디어의 보도와 관련하여 저널리스트가 어떠한 관점을 취해야 할지 이에 대한 대화가 필요하다. 저널리스트와 함께하는 ‘과학과의 대화’에 대한 프로그램이 요구된다. 21세기를 과학문화 중심시대로 만들기 위해 과학기술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이해는 필수적인 사항이 되고 있다. 기술논쟁의 커뮤니케이션 유형에서 매스미디어의 공개장 기능이 무엇인지 이제 우리는 탐구해야한다.

저작권자 2004-06-25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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