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린 IT 정책의 베스트 프랙티스(Best Practice)
▲ 다층적 거버넌스 전략(Multi-level Governance Strategy) = 유럽 친환경 산업정책의 특징은 유럽연합의 다른 정책들과 마찬가지로 정책 주체가 다양한 다층적 거버넌스 구조를 갖는다는 점이다. 특히 환경-산업정책의 경우에는 이러한 다층적 거버넌스 모델이 성공적으로 자리잡은 대표적인 사례이다. 이에 우리도 이러한 다층적 거버넌스 전략을 통해서 정책을 추진해나가야 한다. 우선, 정부에서 그린 IT 정책에 대한 구체적인 어젠다(agenda)를 제시하고 이산화탄소 배출량 규제의 틀을 통해서 선제적인 규제 모델을 제시하여야 한다.
다음으로, IT 기업들은 정부의 그린 IT정책을 통해서 자사의 성장동력화를 추구한다. 특히 IT 기업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기업은 전사적 차원에서 그린 전략을 수립한 후 총체적인 관점에서 그린 IT 전략을 개발해야 한다. 기업의 그린 IT 전략에는 목적, 달성 목표, 실행 계획과 스케줄이 명시적으로 포함되어야 한다. 대기업의 경우 ‘환경 경영 임원’ 제도를 운영해 체계적으로 기업차원에서 환경 경영 목표를 수립, 운영, 관리,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전략을 중심으로 다층적 접근법을 제시하자면 다음과 같다.
√ 증강적 접근법(Tactical Incremental Approach) 기업은 기존 IT 인프라와 정책을 유지한 채 에너지 소비 효율화와 같은 그린 IT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간략한 방안을 도입 활용한다. √ 전략적 접근법(Strategic Approach) 기업은 자사의 IT 인프라의 사용이 환경적 관점에 잘 운영되고 있는지 감사를 받고 IT의 그린화를 이루기 위한 광범위한 계획을 수립하고 차별화된 행동 전략을 작성한 다. 예컨대, 기업은 새로운 에너지 효율적, 친환경적 컴퓨팅 시스템을 보급하거나 컴 퓨팅 자원의 구매, 운영, 폐기에 이르기 까지 전 과정에 걸쳐 새로운 정책을 구현할 것이다. 여전히 비용 효율성 달성과 이산화탄소 배출 저감이 그린 IT 전략의 근본적 이유이긴 하지만, 자사 제품의 브랜드 이미지 제고 및 마케팅 요인도 고려된다. √ 심층적 접근법(Deep Green Approach) 전략적 접근법에서 강조된 방법들을 확장하는 방식이다. 기업은 추가적인 방안을 고 려하는데 예를 들어, 온실가스 배출을 상쇄시키는 정책 구현(나무 심기, 이산화탄소 배출권 구매, 태양열 풍력 등 자연 에너지 이용 등) 등이 포함된다. 또한, 기업은 회 사와 기업에서 똑같이 그린 IT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종업원들을 독려하기 위해 무상 전력 관리 프로그램 배포, 재활용 제품 교환 알선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자료: (원문) San Murugesan, Hamessing Green IT: Principles and Practices, IT Pro, IEEE Computer Society, 2008. (번역문)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 그린 IT 활용: 원칙과 실천, 2008. 이상 두 가지를 모두 참조하여 논자가 재구성함. |
그린 IT를 새롭게 도입하여 시작하는 기업에게 다층적 접근법은 효과적이며 점진적으로 완전한 그린 IT 전략을 실현하는 상태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소비자(사용자)들은 정부의 틀 내에서 허용되는 각 기업의 그린 IT 상품을 특성에 맞는 상황에 사용함으로써 그린 IT 산업을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이러한 정부-기업-소비자 간의 다층적 거버넌스 구조 하에서 역할 분담과 이해관계 조정을 이뤄 그 동안 단독으로 수행하기 어려웠던 폭넓은 정책과 특수한 상황에 맞는 그린 IT 정책이 함께 실행될 수 있을 것이다.
▲ 톱 러너 전략(Top Runner Strategy) = 일본의 환경산업 전략은 친기업적이다. 일본은 자국 산업에 대한 부담을 우려하여 강제적인 배출권 거래제 도입을 가능한 한 미루고 경단련 중심의 자발적 협약을 중심으로 온실가스 감축을 유도하였다. 물론 이런 산업계에 대한 우호적인 전략은 이 미 오일 쇼크 때부터 수송 및 주거 부문의 에너지 효율성 증대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세계 최고 수준에 도달한 점이 밑받침이 되었다. 일본 산업의 특징은 기업들에게 이른바 톱 러너 방식이라는 벤치마킹에 의한 효율성 지표를 도입했다는 점에 있다. 이에 우리도 톱 러너 전략을 적극적으로 벤치마킹하여 효율성을 향상시킬 필요가 있다.
톱 러너 전략은 기준연도에 한 산업 내에서 에너지 효율이 가장 높은 기업, 즉 톱 러너의 생산성을 목표연도까지 다른 기업들이 달성하도록 만든 것이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세금 경감이나 친환경 고효율 인증제도 등의 각종 정책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 또한, 톱 러너 방식은 벤치마킹에 의한 효율성 향상 외에도 이른바 부문별 특성을 고려한 공정성 기준을 따른다. 즉 한 산업, 혹은 품목 내에서 차등화된 목표를 제시한다. 예를 들어 자동차의 경우에도 소형차, 경차에 집중한 회사와 대형차에 집중한 회사에 각각 차등화된 목표를 제시하는 것이다.
하지만, 톱 러너 방식이 대기업에 다소 유리한 정책으로 알려져 있다는 점을 감안하여 국내에서 적용할 경우에는 중소기업들도 대기업 수준의 효율성에 도달할 수 있는 정책적 지원이 함께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 결론
한국의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녹색성장을 제시한 것은 불가피한 선택이지만 그린 IT는 선택이 아닌 필수적인 과제인 것이다. 또한, 그린 IT는 경제적일 뿐만 아니라 환경 친화적이라는 관점에서 미래 지향적인 대안이기도 하다.
그 동안 IT 산업은 장비의 프로세싱 파워와 성능 향상에만 집중되었다. 전력이나 냉각, 데이터센터 공간에 대한 우려는 상당부분 반영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제 IT 산업은 IT의 환경 영향에 대한 사회적, 경제적, 제도적 요구 조건에 부응해야 한다. 그린 IT의 도입과 실행을 위한 상당한 도전이 현실 속에 존재하고 있지만, 앞서 언급하였던 전략들을 통해 극복해 나가야한다.
전략적인 기회로서 이러한 도전에 응전하는 국가와 기업 및 소비자 주체들은 새로운 경쟁력을 확보하여 그 혜택을 누리게 될 것이다. 무엇보다 정부-기업-소비자 간의 선순환 구조의 협력체계 구축유무가 승패를 가름할 것이다.
본 칼럼은 국회의 공식입장이 아니며, 국회의 입장과 배치될 수도 있는 순수한 사견임을 밝힘. |
- 양용석 국회 정책비서관/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IT정책 집필위원
- 저작권자 2010-03-19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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