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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5-04

아낌없이 주는 O형, 모든 걸 받는 AB형 최승일 강원철원 고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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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말부터 수혈 때의 경험 등을 통해 어떤 사람의 혈액에 다른 사람의 혈액을 혼합하면 혈액의 덩어리가 만들어짐을 알게 되었다. 처음에 이 현상은 류머티즘이나 결핵 등의 질환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잘못 알고 있었으나, 1901년에 그것이 질병과는 관계없이 건강한 사람에서도 볼 수 있는 현상이라는 것을 미국의 카를 란트슈타이너가 발견하였다.


이 혈액의 덩어리를 만드는 현상을 응집반응이라고 한다. 카를 란트슈타이너는 사람의 혈액을 3개의 혈액형으로 나눌 수 있으며, 각각 A형, B형, C형이라고 이름 붙인 특정한 응집소를 함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응집소 C는 그 뒤 O로 바뀌었으며 네 번째인 AB형은 나중에 발견되었다.


그는 모든 사람의 혈액은 이런 혈액형들 가운데 하나이며, 혈액의 응집은 어떤 질병의 작용 때문이 아니라 항원-항체에 의한 화학 반응이라는 사실을 증명하였다. 이 발견이 인정을 받아 1907년에 최초로 수혈이 이루어졌으며, 마취법의 발견과 함께 모든 종류의 새로운 수술이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란트슈타이너는 1927년에 MN식 혈액형을 발견하였고, 1930년에 노벨상을 수상 했다.


ABO식 혈액형에는 A형, B형, O형, AB형이 있다. 적혈구에는 항원으로 작용하는 응집원이 있는데, A형은 응집원 A만을, B형은 응집원 B만을, AB형은 응집원 A와 B를 둘 다 가지고 있고, O형은 응집원이 없다.


혈청에는 응집원에 대해 항체로 작용하는 응집소가 들어 있는데, A형은 응집소 β만을, B형은 응집소 α만을, O형은 응집소 α와 β를 둘 다 가지고 있고, AB형은 응집소가 없다. 응집원 A와 응집소 α가 만나거나 응집원 B와 응집소 β가 만나면 응집반응이 일어나기 때문에 A형의 혈액을 B형인 사람에게, B형의 혈액을 A형인 사람에게 수혈할 수 없다.


AB형은 응집소가 없어서 다른 혈액형의 혈액을 수혈받을 수 있지만 다른 혈액형에게는 수혈할 수 없다. O형은 응집원이 없어서 다른 혈액형에게 수혈이 가능하지만 다른 혈액형의 혈액을 수혈 받을 수 없다.


MN식 혈액형은 M형, N형, MN형으로 분류된다. M형은 M응집원만을, N형은 N응집원만을, MN형은 M응집원과 N응집원 둘 다 가지고 있다. 1947년 이후에 M과 N 외에 S와 s의 두 응집원이 관여하고 있는 것이 밝혀짐으로써 9종류로 분류되어 MNSs식 혈액형이라고 불리게 되었다. ABO식 혈액형의 경우와는 달리 혈청 중에 응집원에 대응하는 응집소가 없기 때문에, 수혈 시에 고려할 필요는 없다.


ABO식 혈액형이 서로 같은데도 수혈할 때 응집반응이 일어나서 사망하는 사건이 가끔 발생하였다. 이것은 ABO식 혈액형 이외에 다른 혈액형이 있다는 것을 의미하였고, 마침내 1940년에 카를 란트슈타이너에 의해 Rh식 혈액형을 발견되었다.


Rh라는 명칭은 붉은털원숭이(Rhesus monkey)의 이름에서 딴 것이다. 토끼에게 붉은털원숭이의 적혈구를 주사하면 토끼 혈청에는 붉은털원숭이의 적혈구를 응집하는 응집소가 만들어지는데, 이 혈청을 항Rh혈청이라 한다. 이 혈청에 사람의 혈액을 섞었을 때, 응집이 일어나는 사람의 혈액에는 붉은털원숭이와 같은 항원인 Rh항원이 있어서 Rh(+)형이라 하고, Rh항원이 없어서 응집이 일어나지 않는 사람의 혈액을 Rh(-)형이라 한다.


사람은 진화 및 유전적으로 원숭이와 유연관계(친척관계)가 가깝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은 붉은털원숭이와 같은 항원인 Rh항원을 가지고 있다. 서양인은 약 85% 이상이 Rh(+)형이고, 한국인은 약 99% 이상이 Rh(+)형이다.


Rh(+)는 Rh(-)에 대해 우성이기 때문에 Rh(+)형인 남자와 Rh(-)형인 여자 사이에서 Rh(+)형인 태아가 생길 수 있다. 이런 경우 태반에 상처가 생겨 태아의 적혈구가 모체의 혈액에 들어가게 되면 태아의 적혈구가 항원이 되어 모체에 항체가 형성된다. 이 항체가 태아의 혈관에 들어가 항원-항체 반응을 일으켜 태아의 적혈구를 파괴한다. 그 결과 태아는 심한 빈혈을 일으키는 적아세포증으로 생명을 잃게 된다. 이런 경우 대개 두 번째 아이를 임신한 경우에 특히 심하게 나타난다.


수혈 방법에는 직접법과 간접법이 있는데, 직접법은 공혈자와 환자를 나란히 눕히고 특수펌프로 두 사람의 정맥을 연결하는 방법으로 신선한 혈액의 수혈에 이용되었으나 지금은 시행되지 않는다. 간접법은 항응고제가 들어 있는 보존액에 혈액을 채혈하여 2-6℃로 보관했다가 환자의 정맥 내에 주입하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이다.

저작권자 2004-05-04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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