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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호 웹기획자
2008-09-04

넷스케이프 VS 익스플로러 VS 구글 크롬 [독자투고] 구글의 새로운 도전, 웹브라우저 ‘구글 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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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검색 시장 점유율 50%를 돌파하며 세계 검색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구글. 2008년 2분기 매출액만 54억 달러에 이르고, 순이익이 12억 5천만 달러에 이르는 거대 기업인 구글이 또 다른 도전에 나섰다고 발표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바로 웹브라우저인 ‘구글 크롬(www.google.com/chrome)’의 오픈이 그것이다. 지난 2년간 비밀리에 개발을 진행했다는 발표와 함께 MicroSoft사의 IE(Internet Explorer)에 정면으로 도전장을 내민 구글 크롬. 많은 네티즌들과 관련 업계 종사자들이 벌써 사용기를 속속 올리면서 관심이 뜨겁게 모아지고 있다.

웹브라우저란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프로그램으로 일종의 인터넷 언어 해석기와 같은 역할을 한다. 즉 인터넷을 통해 송수신되는 데이터를 정해진 규칙으로 해석한 후 웹브라우저 화면에 뿌려주어 네티즌들이 웹사이트에 접근하고 활용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HTML(Hypertext Markup Language)’이라고 하는 공통 인터넷 언어를 일반 사용자들이 굳이 해석하지 않아도 필요한 정보를 주고 받는 데 불편하지 않게 하는 중요한 역할을 웹브라우저가 하는 것이다.

인터넷 언어 해석기인 웹브라우저

1990년대 초중반 인터넷이 태동하면서 일반인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할 무렵에는 현재 많이 사용하고 있는 MS사의 IE보다 ‘넷스케이프(Netscape)’라고 하는 브라우저가 시장점유율 85%를 확보하며 널리 사용되었다.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는 프로그램이나 서비스들은 당연이 넷스케이프를 기준으로 제작되었고 IE는 왠만해서는 사용하지 않는 웹브라우저 시장의 후발주자에 불과한 시절이었다. 그러나 윈도 OS를 독점하고 인터넷 시장에 주목하던 MS의 전략은 결국 넷스케이프를 무너뜨리게 되는데 윈도우 OS에 IE를 강제로 끼워넣는 것이 가장 큰 역할을 했고 또 하나는 웹 개발 환경의 새로운 시도가 그것이었다.

인터넷 사업에 대기업이 관심을 가지고 사업을 시작한 1997년 무렵에 SK텔레콤의 넷츠고와 LG인터넷의 채널아이 등의 서비스가 런칭되면서 기존의 천리안이나 하이텔 같은 PC통신 서비스를 인터넷용으로 서비스하고 전용 브라우저 CD를 배포했다. 그 전용 브라우저에 기반이 되었던 것이 IE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IE를 기반으로 하게 된 배경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으나 가장 큰 이유중에 하나가 새로운 웹 프로그램 개발 환경의 제공때문이었다. 즉 당시 넷스케이프에서는 주로 자바스크립트나 Perl 등의 언어들이 주로 사용되었는데 이 언어들로는 차별화된 유료 웹 서비스를 개발하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금과 같은 초고속 인터넷이 집집마다 설치되었다면 대기업들의 접근 방향이 조금 달랐을지 모른다. 하지만 당시에는 매우 느린 속도의 인터넷 접속이 대부분이어서 현재와 같은 실시간 동영상 감상은 생각도 못했고 게시판의 글을 읽는 것도 페이지를 넘길 때 마다 지겨운 로딩 시간을 기다려야만 했다. 그러던 중 MS사는 웹에서도 일반 프로그램과 같은 파격적인 속도와 기능을 지원하는 개발방법을 제시하게 되는데 그게 바로 Active-X 라고 불리우는 기술이다. 넷스케이프는 플러그인이라는 형태로 별도의 인스톨 과정을 거친 후 새로운 기능을 브라우저에 추가할 수 있었는데 이러한 방식은 다소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한 과정이었고 불편했다.


그러나 MS사는 웹 페이지에 접속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다운로드가 되면서도 멀티미디어 기능들이 제공될 수 있도록 하여 넷스케이프보다는 그 범용성이 우수했다. 그리고 대기업들은 주로 관리가 어려운 리눅스 계열의 OS나 DB보다는 비쥬얼한 관리툴을 제공하고 조작이 쉬운 MS계열의 서버와 DB를 선호했다. 비용이 더 들더라도 그러한 선택은 관리의 효율성을 가져올 수 있는 대기업다운 선택이었다.

대기업들이 IE를 선택하게 된 이유

MS의 제품들이 가지는 특징인 사용자 편리성과 화려한 그래픽을 개발 프로그램에도 적용하여 복잡한 명령어를 입력하지 않아도 서버나 프로그램 개발이 가능했던 것이 비용적인 측면에서 걱정하지 않는 대기업에서 선호하게 된 이유이다. 그리고 넷스케이프에서 지원하기 어려운 기술들이 Active-X의 지원하에 IE에 적용되면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었던 점도 IE를 기반으로 전용 브라우저를 개발하게 된 주된 이유 중에 하나라고 볼 수 있다.

MS에서 윈도우 OS에 IE를 무조건 끼워넣기 시작한 전략은 독점을 형성한 기업에서 선택할 수 있는 전략이고 법원의 판단과 공방이 진행되었으므로 별도로 논하지 않더라도 결국은 85%를 장악했던 넷스케이프의 웹브라우저 시장 점유율을 완전히 역전시킨 MS의 힘은 놀라울 수밖에 없다. 그리고 2000년대 중반까지 90% 이상을 장악했던 IE의 웹브라우저 시장 점유율이 드디어 오픈소스에 대한 개발자들의 갈채와 파이어폭스라는 새로운 브라우저의 등장으로 70%대까지 밀려나는 상황에 이른다.

현재는 대략 70%의 IE와 30%대의 비IE 웹브라우저로 나뉘어져 있고, 여기에 구글이 도전장을 내밀면서 웹브라우저 시장에 새로운 전쟁이 시작된 셈이다. 웹브라우저는 그 프로그램 자체가 무료이기 때문에 사용자 입장에서는 스타일에 맞게 선택해서 사용하면 그만이지만 국내 포털들이나 웹사이트를 개발하고 운영하는 회사 입장에서는 중요한 이슈거리이다. MS사의 IE에서 보안 문제로 Active-X의 동작을 막아버리는 조치를 취했을 때 한바탕 난리를 겪었던 경험으로 보아도 구글 크롬의 등장은 단순히 구글과 MS의 파워게임이나 새로운 시장의 도전이라고만 볼 수 없음을 알 수 있다.

기초 종목에 대한 투자와 연구 늘어야

국내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이스트소프트의 알시리즈나 한글과 컴퓨터의 오피스 프로그램 등이 여전히 선전하고 있다. 하지만 OS와 웹브라우저 등의 주요 프로그램에 대한 연구와 개발이 미진한 상황에서는 언제든 시장의 논리로 인해 국내 인터넷 환경이 크게 흔들릴 수 있는 여지가 있다. 구글의 새로운 시도를 보면서 국내 주요 개발사와 포털사 등의 IT 기업에서는 이러한 연구와 시도가 얼마만큼 이루어지고 있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구글 크롬이 얼마만큼의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지만 점유율이 늘어나면 날수록 국내 업체들은 또 다른 고민을 떠안게 될 것이다. 현재도 IE환경에서 웹사이트를 만들지만 파이어폭스의 기반하에서도 원활하게 동작하도록 많은 요청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화려하게 막을 내린 베이징 올림픽에서 기초 종목이라고 할 수 있는 수영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후 다시금 기초 종목에 대한 투자와 준비에 대해 논하는 것을 보았다. 국내 포털사나 개발사들도 한정된 국내 시장의 컨텐츠 확보 전쟁이나 게임 판권 확보 등에만 주력할 것이 아니라 인터넷 시장의 근간이 되는 기초 종목에 노력하는 모습이 더욱 이루어져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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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호 웹기획자
저작권자 2008-09-04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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