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인 오프라인 시장 경제 법칙 중에서 ‘파레토의 법칙’이란 것이 있다. 보통 2080 법칙이라고 불리는 이 법칙은 소수의 상위 20%가 하위 80%를 이끌어가는 비즈니스 현상을 말한다.
그러나 인터넷 사회에 접어들면서 이러한 법칙은 많이 어긋나거나 정반대의 현상으로 흘러 새로운 법칙 ‘롱테일(The long tail) 법칙’이 등장했다. 즉, 긴 꼬리의 다수 80%에 해당하는 적은 매출이 모여 상위 20%의 매출을 압도한다는 개념으로 파레토의 법칙과는 정반대이다.
2007년 거래액 500조를 돌파한 인터넷 전자상거래에서 주로 나타난 이러한 현상은 최근 포털 사이트의 검색 전략에서도 통용되기 시작했다. 롱테일 법칙은 한정된 데이터베이스 풀(Pool) 안에서 검색되는 결과물을 최대한 확장하고 검색 서비스의 질적인 차별화를 꾀하기 위한 전략적 차원이라고 볼 수 있다.
네이버가 포털 시장을 장악하는 데 혁혁한 공을 세운 ‘지식IN’ 같은 경우가 파레토 법칙에 부합하는 예라고 볼 수 있다. 상위 20%의 인기서비스가 나머지 80%의 서비스까지 사용하도록 만들어 시너지 효과를 이끌어냈다. 큰 인기를 얻은 하나의 서비스가 다른 서비스까지 활용하도록 만드는 전통적인 효과인 것이다.
파레토 법칙에서 롱테일 법칙으로
그러나 이러한 지식IN 서비스의 최고 전성기가 슬금슬금 지나면서 더욱 정밀하고 세세한 검색 결과를 제공하기 위해 많은 포털들이 새로운 전략을 구상하게 됐다. 그 와중에 공통적으로 접근하기 시작한 전략이 롱테일 법칙에 따른 전문적인 검색 DB의 확보이다.
소수의 특정 집단을 면접진행자가 한 장소에 모이게 한 후, 비체계적이고 자연스러운 분위기에서 조사목적과 관련된 토론을 함으로써 자료를 수집하는 인터뷰 방식을 FGI(Focus Group Interview, 표적집단면접법)라고 한다. 이 방식의 사용자 집단 검색서비스 이용 행태 테스트를 통해 확인해보면 유행이나 뉴스 검색에 많은 이용자들이 국내 포털을 이용하고 있는 반면, 논문이나 전문적인 학술지 등을 찾으려는 대학생, 대학원생, 직장인들은 외국 검색 사이트나 국회도서관 등의 특정 사이트를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다시 말해 국내 포털 사이트들의 검색은 뉴스, 연예, 스포츠 등의 대중적이며 생명력이 짧은 정보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흐름에 기인한다. 스타에 열광하는 젊은이들과 주식, 정치, 날씨 등에 민감한 일반인들의 검색 욕구가 상위 20%를 차지하며 하위 80%의 검색 횟수보다 높은 접속수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데이터베이스의 정보제공자나 기업은 한정돼있고 대부분 국내 포털들에 공통적으로 제휴를 맺고 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에 검색 결과가 유사하거나 동일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경쟁사와의 차별화를 위해 새롭게 등장한 전략이 검색 서비스에 롱테일 전략을 적용한 전문자료 데이터베이스의 확보이다.
일반 사용자들이 직접 찾지 않으면 잘 모르는 전문적인 자료들은 국공립기관에서 다양하게 구축하여 직접 웹사이트를 통해 서비스하고 있다. 그런데 이 사이트들은 홍보와 접근성, 그리고 사용자들의 낮은 관심도로 인해 일부 이용자들만 사용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홍보부족으로 접근성 낮은 전문 자료들
대부분의 네티즌들은 논문에 관한 정보를 확인해야 한다고 할 때 국회도서관으로 접속하여 쉽게 찾을 수 있다는 사실이나 ‘포장을 위한 종이끈’에 대해서 국가가 지정한 KS규격을 찾으려면 어느 사이트로 접속해야 하는지 별 관심이 없다. 그러나 이러한 정보는 전문적인 자료획득을 목적으로 하는 네티즌들에게는 매우 필요한 정보이다.
엄청난 정보의 홍수 속에 각 포털들의 검색도 무수히 많은 정보를 쏟아내지만 전문적이고 비유행적인 정보들을 모두 갖고 있지는 못한 상황이다. 그래서 각 포털들은 데이터베이스에 대한 확보 및 연계 방안을 기획하고 해당 기관이나 사이트와의 제휴를 통하여 검색에 반영하기 위한 실무팀을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네이버는 포털 중에서 가장 많은 약 200여 개 이상의 기관 연계를 통해 전문적인 검색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데 국회도서관, 건축도시연구정보센터, 노동부 등 다수의 기관에서 전문가들이 구축한 체계적인 정보를 검색에 반영하고 있다. 다음의 경우에는 2007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전문자료에 대한 검색 반영을 시작하였는데 한국문화컨텐츠진흥원, 교육과학기술부, 국가지식포털 등과 연계하고 있고 점차 그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SK커뮤니케이션즈의 엠파스는 대법원 판례, 한국학, 특허청 등과의 연계를 통하여 해당 기관의 자료를 검색에 반영하고 있으며 네이트와 싸이월드에서도 동시에 검색이 제공되고 있다.
전문성이 보장된 기관의 자료들 중에서도 일정 수준의 대중성을 지닌 데이터들은 각 포털들과의 중복 제휴를 통하여 어디서든 검색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두 군데 이상에서 검색이 가능한 것들로는 국회도서관 및 국립중앙도서관의 논문자료나 서지정보, 특허청의 특허자료 등 다수의 컨텐츠들이 있다. 온라인 서비스의 확장과 대국민 정보 제공 서비스를 위한 기관들의 요구사항과 포털의 전략이 맞아 떨어져 비교적 빠르게 검색에 연계된 편이다.
검색 시장, 네이버 VS 다음 VS SK컴즈
국가 예산을 들여 제작된 자료들이나 보존가치가 높고 쉽게 찾기 힘든 전문적인 컨텐츠들의 검색 연계 방안은 더욱 활성화되고 보편화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검색 서비스가 단순히 뉴스나 연예정보 위주로만 구성된다면 그 가치의 고급화나 차별화는 요원한 일이 될 수 있다.
진정한 정보란 지식으로서의 가치를 지니고 다양한 분야의 학문에서 사용될 수 있는 컨텐츠라고 정의된다. 순간적인 유행이나 한 방향으로 치우친 정보만의 검색이 아닌 다양성을 지니고 고급 정보에 대한 손쉬운 유통 창구로서의 포털 역할에 대해서 기대해 본다. 건강을 위해서는 편식을 피해야 하는 것처럼 정보의 섭취도 마찬가지 아닐까.
- 김상호 웹기획자
- 저작권자 2008-07-11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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