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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경쟁력’이란 관심과 배려가 아닐까 [독자투고] 정명선 서울소년원 지도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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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소년원 학교에는 북한에서 온 아이가 있다. 그 아이의 형과 동생은 굶어죽었다고 한다. 먼저 국경을 넘었던 어머니의 도움으로 탈북을 하여 우열곡절 끝에 한국으로 넘어온 아이였다.

그러나 그 아이는 한국사회에 잘 적응을 못했다. 내 상식으로는 그런 혹독한 환경에서 죽기 살기로 힘들게 한국으로 넘어왔으면 정말 열심히 살 거란 생각이 들었다. 사실 나는 굶는다는 생각은 한번도 해본 적이 없다. 최소한 우리나라는 조금만 노력하면 굶지는 않을 거라는 믿음 때문에서다. 그 아이는 북한에서는 굶지 않으려고 꽃제비 생활도 하고 탄광에서 석탄까지 캤던 아이였는데, 왜 적응을 못했을 까? 그 이유는 이러했다.

우리나라 초등 6학년에 입학한 그 아이는 기초학력도 부족하고 다른 아이들이 그 아이를 북한에서 온 애라고 따돌림 했던 모양이다. 결국 그 아이는 깊은 상처를 입었다. 때마침 그 반에서 비슷한 문제아로 있던 한국 아이가 인지상정의 정으로 북한에서 온 아이에게 잘 해주었던 모양이다. 그 뒤로 그 아이를 따라 가출을 하게 되어 비행을 저지르게 되었고 결국은 소년원 학교에까지 오게 된 아이였다. 다행히 지금은 이곳에서 초졸 검정고시를 공부하여 합격하였다.
 
한번은 원생식당에서 밥을 먹는 그 아이에게 식단에 대해 물었다. 아이는 소년원 학교의 식단은 북한에서 쉽게 먹을 수 없을 정도로 좋다고 답했다. 최소한 소년원 학교의 식단은 썩 잘 먹지는 않아도 한국의 평범한 가정 정도는 될 거로 나는 생각한다.
 
그러고 보면 이 세상은 의식주가 충분히 해결된다고 해서, 진정으로 행복해지는 것같지는 않아 보인다. 예를 들어 우리가 생각하는 방글라데시가 기근에 시달리기 때문에 우리보다 행복지수가 낮을 것으로 생각되지만 실상은 그와는 정반대로 행복지수가 높다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생활지수가 높으면서도 왜 그들보다 불행할까? 그것은 우리가 생각하는 행복은 눈으로 보여 지는 것으로 비교되기 때문이다. 더 많이 가진 자와 못가진 자, 더 많이 배운 자와 못 배운 자 등 항상 상대적 비교 대상이 된다. 서로가 비교하는 순간 우리는 불행해진다.

얼마 전 우리나라 초등학생들의 수업에 대한 흥미도가 낮다는 연구조사 결과가 있었다.‘타인배려, 존중’도 낙제점이었다. 어쩌면 한국사회는 어려서부터 극도의 경쟁 속에 내몰려 비교대상이 되기 때문에 타인에 대한 배려심이 부족하고 결국은 모든 사람들이 불행해지는 지도 모른다.

지금 우리 사회가 필요한 것은 행복을 즐길 줄 아는 여유다. 그러한 여유로움 속에서 창의적인 발상이 나오고 좀더 더 나아가 남을 배려할 줄 아는 마음도 생긴다. 이 사회가 좀더 밝아지기 위해서는 매몰찬 무한 경쟁이 아니라 사실은 서로에 대한 관심과 배려 그리고 지금의 행복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자세인 것 같다. 그것이 오히려 진정한 경쟁력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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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선 서울소년원 지도교사
저작권자 2008-06-11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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