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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11-12

이목구비가 뚜렷하면 미인(?) 최승일 강원사대부고 과학교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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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목구비(耳目口鼻)란 귀, 눈, 입, 코를 중심으로 한 얼굴의 생김새를 말한다.

귀(耳)는 음파를 받아들여 소리를 느끼게 하는 감각기관이다. 사람의 귀는 다른 영장류에 비해 기능이 크게 줄었으나, 귀 주변에는 9개의 근육(動耳筋) 흔적들이 남아 있어 귀를 움직이던 지난날의 영광을 말해주고 있다. 사람들은 귀의 운동 능력을 잃은 대신에 머리의 운동 능력으로 보완하고 있다. 우리는 소리가 나는 쪽으로 머리를 돌리면서 듣는다.


눈(目)은 빛을 받아들여 세상을 볼 수 있게 하는 중요한 감각기관이다. 사람의 눈은 탁구공보다 크지 않으며, 두 눈이 머리 앞쪽에 위치함으로써 세상을 쌍안경으로 보고 있는 셈이다. 두 개의 눈은 원시 수렵시대에 사냥감의 거리와 크기 측정에 중요한 몫을 했다. 다른 영장류들은 흰자위의 색깔이 갈색이어서 그들의 눈이 어느 방향을 보고 있는지 정확히 알 수 없다. 그러나 사람의 눈은 흰자위가 뚜렷하여 어느 방향을 보고 있는지, 또한 눈에 의한 의사 표현 등을 쉽게 알 수 있다.


입(口)은 음식물을 받아들여 액체 상태 물질의 맛을 느끼게 하는 감각기관이다. 입은 인체 중에서 바쁜 기관중의 하나이다. 입술 둘레에는 동그란 근육이 있고, 이 근육이 다양한 표정으로 입의 변화를 연출한다.


침팬지의 재미있는 입 연출도 우리 사람의 입 연출을 따르지 못한다. 진화 과정에서 사람의 얼굴 근육들은 오로지 표정 연출 기능 쪽으로 적응해 왔다. 이와 턱으로 먹이를 물고 찢는 노동의 역할이 칼과 가위를 사용하는 손으로 옮겨가면서 이러한 진화가 가능하였다. 얼굴 근육을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은 유능한 탤런트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코(鼻)는 공기를 받아들여 기체 상태의 물질의 냄새를 느끼게 하는 감각기관이다. 사람의 코는 냄새를 맡는 것 외에 들어 마신 공기를 데우고 깨끗이 하며 습기를 보태어 폐로 보내는 공기 조절 장치의 역할을 한다. 덥고 메마른 지역에 살아온 아랍인들은 코가 크고 우뚝하다.


반면에 덥고 습기가 많은 열대 우림 지역에 살아온 동남아시아인들은 코가 넓고 납작하다. 또한 코에는 부비동(副鼻洞)이란 비어 있는 공간이 있어서 목소리에 공명을 일으켜 주고, 이 부비동에 염증이 생기면 축농증이 된다.


이목구비가 뚜렷하면 미인이라고 한다. 눈이 뚜렷하고, 귀가 뚜렷하고, 입이 뚜렷하고, 코가 뚜렷하면 미인인가? 그렇지 않다. 보는 사람의 관점에 따라 다르겠지만, 보편적으로 이목구비 중 어느 하나가 지나치게(?) 뚜렷해도 미인이 아니고 어느 하나가 지나치게(?) 뚜렷하지 않아도 미인이 아니라고 한다. 또한 얼굴의 구성 요소인 이마와 턱도 미인을 만드는 데 한 몫을 한다.


이마는 눈썹 위에서 앞머리까지의 상하 그리고 관자놀이 사이의 좌우를 말한다. 관자놀이는 관자(망건; 옛날에 선비들이 착용하던 모자의 일종)를 착용하였을 때 맥박이 뛰면서 관자를 움직이게(놀게) 하였다는 데서 유래된 용어다.


침팬지의 이마는 털이 나있고 밋밋하게 올라가며 눈썹이 없는 눈두덩이 큼직하게 두드러져 있다. 그러나 사람의 이마는 가파르게 수직으로 올라가고 털이 없으며 불거지지 않은 눈두덩에 눈썹이 나있다.


턱은 위턱과 아래턱으로 나뉘어, 쌍을 이루고 음식물 섭취에 도움이 되는 기관이다. 턱의 출현은 척추동물의 진화상에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어류에서부터 상하의 턱이 비로소 뼈에서 생겨난 것이다. 사람의 경우 안면에서 턱의 범위는 뚜렷하지 않다. 일반적으로 정면에서는 코 아래로부터 아래턱 부분, 측면은 귀의 앞부분까지를 턱이라고 한다. 위턱은 상악골, 아래턱은 하악골이란 뼈가 중심이 되어 입을 형성하고 있다.


보통 턱에서 코끝까지의 길이, 코끝에서 눈까지의 길이, 그리고 이마의 길이가 3등분된 경우를 균형 잡힌 얼굴 미인이라고 한다. 따라서 이목구비, 턱, 이마가 서로 간에 조화를 이룰 때 미인이라고 볼 수 있다.


미인이란 상대적인 것이며 역사에 따라 그 기준이 다양하였다. 서양의 대표적 미인인 클레오파트라와 동양의 대표적 미인인 양귀비가 현재 다시 태어난다면, 현재의 미인으로 볼 수 있을까? 더구나 외적인 외모의 미인도 중요하겠지만 내적인 마음의 미인이 더 중요하지 않은가?

저작권자 2003-11-12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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