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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7-01

다시 6.25전쟁을 생각해 본다 정일화 과학문화재단 석좌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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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화 과학문화재단 석좌연구원]동티모르로 떠나면서 여러가지 생각을 해본다. 한반도로서는 6 25만큼 잔인한 역사가 없었고 때문에 6월이 올 때마다 이 잔인한 달이 또 어떤 일을 벌일지 모른다는 조바심을 가지면서 한 달이 별 탈없이 지나가면 고마운 마음이 들기까지 한다.


동족이 철천지원수가 되어 살상전을 벌인후 3백50만에 이르는 민간인, 군인, 경찰, 외국군이 죽었다는 것은 평화를 사랑한다는 우리민족의 이미지로서는 좀처럼 믿어지지 않는 일이었다. 그러나 그것은 분명한 역사현실이었고 때문에 그 역사를 되새기고 되새기면서 교훈을 얻어내야 하는 것이다.


6 25는 과학전쟁이었고 또 비(非)과학전쟁이었다.

전쟁의 시작은 북한의 T34라는 전차괴물에 의해 막이 열렸다. 그때까지 한국군은 대부분 전차라는 것을 이름도 들어보지 못했고 박격포는 물론 미군들이 갖고 있던 2.54인치 대(對)전차포를 쏴도 끄떡하지 않고 남으로 남으로 그냥 밀고 내려오던 T34의 괴력에 도무지 어쩔줄을 몰랐다. 200대가 마구 남한땅을 짓밟았던 소련제 신형전차 T34는 대구쯤 왔을 때에야 미군들이 들여온 3.5인치 대(對)전차포로 겨우 대항할 수 있었다.


현재 용산의 전쟁박물관에 T34가 전시되고 있는데 지금 봐도 무시무시함을 느낄 수 있다. T34는 뒤늦게 연구된 바에 의하면 탱크의 운전석 뒷 자석이 취약한 것으로 밝혀졌다. 탱크가 공격해 올 때 정면에서 맞서지 말고 일단 통과시킨 후 뒤에서 2.54인치 포로 갈기면 간단히 처치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중공군의 보급문제도 최근까지 풀려지지 않은 수수께끼였다. 맥아더 사령부는 후방지원을 하는 차량이나 달구지가 항공사진에 잡히지 않는 다는 이유로 1950년 10월까지 중공군이 대거 압록강을 건너고 있다는 보고를 무시했던 것인데 50만 대군이 항공사진에 잡히지 않고 건넜다는 것은 도무지 과학상식으로서는 이해가 안가는 것이었다.


최근 중국 측에서 내놓은 자료에 의하면 중공군은 후방보급 체제 자체가 없었다. 병사마다 보름 치의 미숫가루를 등에 지고 다니면서 정한 식사시간도 없이 제각기 배가 고프면 알아서 먹고 개울물을 만나면 그때 물을 마시면서 행군했다는 것이다. 낮에는 나무 밑에서 자고 밤에는 행군하면서 미군 후방에 깊숙이 침투해 기습전을 벌일 수 있었다. 전쟁에는 과학과 비과학이 동시에 작동하는 것이고 누가 그런 경쟁에서 이기는가에 따라 전쟁의 승패가 결정되는 것이다.


가장 큰 기적은 한국이 지난 4천 역사를 통해 한번도 만난 일없는 서양의 과학문명을 한꺼번에 만난 것이었다. 칼과 활의 시대에서 갑자기 대포와 비행기의 시대를 맞았고, 쟁기와 보습, 그리고 달구지 정도가 과학기술수준이던 시절에 자동차문명과 기계화 전투시대에 뛰어 들었다.


약간의 시행착오를 거치기는 했지만 한국이 수출위주의 경제기적을 이룩한 것은 4천년 역사 위에 잠자던 한국민을 전쟁이 20세기 최첨단 기술시대로 뛰어 들게 한 결과였다. 미국을 비롯한 자유민주주의 국가들로부터 과학기술을 배워 성공한 것이었다. 전쟁폐허를 맞은 한국민의 생존전략이기도 했다.


한국은 2차대전의 결과로 안일하게 독립을 얻은 무명의 나라에서 공산독재국가의 침략에 맞서 싸우는 자유민주주의체제의 최 일선 선봉이 되었다. 이런 결과 서방 민주주의국가의 당당한 우방반열에 들어섰다. 그것은 6 25남침으로부터 자유를 지킬 수 있었고 또 뒤의 경제발전도 이룩할 수 있었던 단단한 끈이었다. 우리는 이 끈을 반미운동으로 스스로 팽개치려하고 있다. 잔인한 6월을 보내면서 역사를 모르는 민족은 역사를 세우지 못한다는 간단한 교훈을 되새기게 된다.

저작권자 2003-07-01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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