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타임즈 로고

  • 과학기술인
  • 오피니언
오피니언
2005-02-18

프랑스 지역균형발전과 과학기술의 지방 분산화 최관규 정치학 박사/국가원자력관리통제소(NNCA) 선임연구원

  • 콘텐츠 폰트 사이즈 조절

    글자크기 설정

  • 프린트출력하기
프랑스 파리(Paris)는 우리의 서울과 유사한 점이 많다. 첫째, 서울이 한강을 중심으로 강북과 강남으로 나뉘듯 파리는 세느(Seine)강을 중심으로 강남(좌안)과 강북(우안) 문화를 달리 보여준다.


파리의 강북은 상권과 문화ㆍ예술적 특징이 강하며 강남은 정치 및 학문적 경향이 상대적으로 짙게 나타난다. 둘째, 서울이 문화, 예술 그리고 경제적인 측면에서 한국의 중심을 이루듯 파리 역시 프랑스의 문화, 예술 그리고 경제적 중심을 이루고 있다. 셋째, 서울이 한국의 정치활동의 중심이듯 파리 역시 프랑스 정치활동의 핵심을 구성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우리나라보다는 덜 하지만 해마다 수많은 프랑스의 젊은이들 역시 지방을 떠나 파리지역으로 몰려들고 있다.


프랑스의 ‘수도권 과밀현상’과 지역균형발전 전략


프랑스의 인구는 약 6,000만 명이며, 그 중 약 1/6인 1,000만 명이 파리 및 파리권에 밀집되어 살고 있다. 파리 다음으로 큰 도시로서 인구가 100만 명이 넘는 도시는 리용(Lyon)이나 마르세이유(Marseille), 그리고 릴(Lille) 밖에 없다.


프랑스의 광역 행정단위는 22개 지역(Région)과 96개 도(Départment)로 나뉘어져 있는데, ‘일 드 프랑스의 섬’이란 지역이 우리나라의 경기도와 같은 수도권이다. 이 지역에 프랑스의 정치-경제-문화-교육시설이 집중되어 있는 관계로 프랑스는 1950년대 이후부터 지속적으로 지역균형발전 전략을 추진해오고 있다.


프랑스의 지역 균형발전전략은 다음과 같이 세 가지 큰 목표를 두고 진행되어 온 것으로 평가된다. 첫째, 지역균형발전을 통한 지방자치의 강화이며, 둘째, 국시로 여겨지는 ‘자유, 평등, 박애’의 실현을 위한 물질 및 기회의 평등한 기반 구축 그리고 마지막으로 국가안보 차원에서 자원과 국가역량의 분산을 통한 위기구조의 최소화이다.


지방자치의 강화는 프랑스 행정단위의 최소단위인 코뮌(Commune)에서 보듯 다분히 19세기 말 프랑스를 휩쓴 공동체적이고 사회주의적 이념이 녹아든 그리고 기회 및 자유실현의 평등이라는 정신이 짙게 깔린 인간 삶의 ‘균형’ 즉, 사회구조에 있어서 상부구조와 하부구조의 균형을 통해 지역단위체의 생활기반의 자립구조 완성을 의미한다.


프랑스는 정치, 교육 그리고 과학기술의 발달을 지방으로 분산하려는 노력을 끊임없이 추구해오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대표적인 것으로는 정치적인 측면에서 보았을 때 유럽통합을 추진해오면서 유럽의회를 지역도시에 유치한 것과 프랑스 최고의 엘리트 교육기관인 국립행정학교(ENA: Ecole Nationale d’Administration)를 유럽의회가 소재한 지방으로 이전시킨 일이다.


프랑스의 최고 공무원 교육기관인 ENA(에나)를 지방으로 이전시킨다는 것은 정치적 야심이 큰 엘리트들과 출신 선배들의 저항이 만만치 않았지만 국가의 균형발전이라는 대명제와 유럽통합의 산실인 지역 즉, 독일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스트라스부르(Strasbourg)로 옮기는 것이 마침내 실현되었다.


과학기술의 지역분산화 전략과 지역균형발전


과학기술측면에서의 지역분권은 프랑스가 강조하는 중요한 부분 중의 하나이다. 이는 국가의 지속적 생산과 발전을 위한 지역적 기반을 다양화하고 분산시킨다는 전략적 이점과 직결되어 있다. 프랑스가 유럽과 컨소시움을 이루어 야심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항공-우주산업의 최종 조립공장은 서부(생 나자르 및 낭트) 및 남부도시(툴루즈)에 위치하고 있다. 이는 프랑스가 치욕적인 세계 2차 대전을 경험한 후 전략산업의 지방분산정책에 따른 결과이다.


니스(Nice)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R&D 특구와 과학단지 형성은 프랑스 정부의 지역균형발전 전략과 지역사회의 노력이 합치된 결과로서 전자, 에너지, 생명공학 및 농화학기술을 중심으로 천혜의 관광휴양지 및 교육시설의 시너지 효과를 이용하여 성공을 이룩한 귀한 사례이다.


프랑스의 대덕연구단지 ‘소피아 앙티폴리스(Sophia Antipolis)’


1969년부터 정부, 지방자치단체가 긴밀히 협력하여 시작한 과학기술 공원화 시도는 한 마디로 과학기술단지의 지역분산화 전략의 성공사례이자 이를 위해 헌신한 비정부기구 및 지역인사들의 헌신에 기인한다. 소피아 앙티폴리스가 형성됨으로서 1,260개의 공장이 들어섰으며 25,911개의 직업이 창출되었다. 니스-소피아 앙티폴리스 대학과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소(CNRS) 유치 그리고 수많은 연구 및 훈련센터는 중요한 산ㆍ학ㆍ연의 연계고리를 구축하고 있다.


과학기술의 지방분산화를 위해 프랑스의 유명한 대학 및 분교(국립고등광산대학: Ecole Nationale Supérieure des Mines) 등이 이 지역으로 유치되었다. 소피아 앙티폴리스에는 생명공학, 건강 및 농화학의 중심산업이 발달하여 약 60여개의 산업체가 들어서 있다. 우리들이 잘 알고 있는 ‘론 뿔랑 농업(Rhône-Poulenc Agro)’ 회사를 필두로 쟁쟁한 회사들이 입주함으로서 지방분산화 정책은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특별히 의학 관련 고분자 연구소가 들어서게 됨으로서 관련 산업체들이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다. 신에너지 분야, 환경 및 지리과학은 약 250여개의 일자리를 창출하였다.


정주시설의 안락함과 국제성은 관광산업과 연계되어 과학기술의 지방분산화를 가속화함으로서 ‘세계화된 지방(세방화)’을 더욱 분명히 하고 있다. 세계화된 지방은 도시의 쾌적한 환경과 맞물려 더욱 신기술의 유입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제 소피아 앙티폴리스는 컴퓨터 공학, 전자 및 전화통신 사업 그리고 항공-우주산업이라는 최첨단 산업의 발전을 경험함으로서 전체 입주산업체의 25%를 구성하고 있으며 고용인력 면에서는 전체 고용력의 50%를 최첨단 산업체를 통해 지방의 고질적인 실업문제를 해소하고 있다.


프랑스의 전통적인 ‘평등’ 및 ‘박애주의’ 정신은 프랑스 수도권 과밀현상을 해소하고 지방의 재정자립 및 국가안보의 균일한 강화를 위한 교육, 과학 그리고 기술산업의 지방분산화로 나타나고 있다.

저작권자 2005-02-18 ⓒ ScienceTimes

태그(Tag)

관련기사

목록으로
연재 보러가기 사이언스 타임즈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주제의 이야기들을 확인해보세요!

인기 뉴스 TOP 10

속보 뉴스

ADD : 06130 서울특별시 강남구 테헤란로7길 22, 4~5층(역삼동, 과학기술회관 2관) 한국과학창의재단
TEL : (02)555 - 0701 / MAIL: sciencetimes@kosac.re.kr / 시스템 문의 : (02) 6671 - 9304 / FAX : (02)555 - 2355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서울아00340 / 등록일 : 2007년 3월 26일 / 발행인 : 정우성 / 편집인 : 차대길 / 청소년보호책임자 : 차대길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 운영하는 모든 사이트의 콘텐츠는 저작권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사이언스타임즈는 과학기술진흥기금 및 복권기금의 재원으로 운영되며, 우리나라 과학기술 발전과 저소득·소외계층 등의 복지 증진에도 기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