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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1-27

생명의 기원 [기고] 최승일 강원철원고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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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이래로 많은 학자들은 ‘곤충은 진흙에서, 미생물은 썩은 물질에서, 병원균은 혈액에서, 기생충은 쓰레기에서, 딱정벌레는 소똥에서 생긴다.’ 라는 자연발생설을 믿고 있었다. 그러다가 ‘레디’, ‘스팔란차니’, ‘파스퇴르’ 등의 실험에 의해 자연발생설은 부정되었고 생명의 기원에 새로운 방향이 제시되어졌다.


1668년에 ‘레디’는 생선 도막을 각각 두 개의 병에 넣고, 한쪽은 뚜껑을 씌워서 파리가 들어가지 못하게 하고 다른 쪽은 뚜껑을 씌우지 않고 열어두었다. 얼마 후 열어 둔 병에는 구더기와 파리가 생겼으나 뚜껑을 덮은 병에는 구더기와 파리가 생기지 않은 것을 관찰하여 자연발생설을 부정하였다.


1765년에 ‘스팔란차니’는 충분히 끓여서 밀폐해 둔 고기 국물에서는 미생물이 생기지 않고, 조금 끓여 느슨하게 막은 곳에서만 미생물이 발생하는 것을 관찰하여 자연발생설을 다시 한번 부정하였다.


1862년에 ‘파스퇴르’는 플라스크에 설탕물과 효모의 혼합액을 넣고 플라스크의 목을 가열하여 S자 형으로 관을 만든 후, 플라스크를 끓인 다음 식혀 공기 중에 그대로 방치하였다.


그 결과 플라스크 내에 미생물이 발생하지 않았고, 다만 플라스크 내 용액의 일부를 미생물이 걸렸을지 모를 S자관 쪽으로 기울였다가 다시 제 위치에 놓았을 때만 미생물이 발생하였다. 이 실험으로 ‘생물의 발생은 생물의 씨가 들어가서 번식하는 것이지 결코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라는 주장이 확고하게 되었다.


그렇다면, 나→아버지→할아버지→증조할아버지→고조할아버지→…→(?), 최초의 생물(조상)은 누구인가? 지구상에서 생명체가 어떻게 시작되었고 어떤 과정을 거쳐서 오늘날과 같은 다양한 생물들이 이루어졌을까?


생명의 기원에 대한 과학자들의 가설과 실험 그리고 주장을 알아보면 다음과 같다.


약 46억 년 전에 우주 공간의 먼지나 운석 등이 덩어리로 뭉쳐서 원시지구가 형성되고, 원시대기는 수증기(H2O), 수소(H2), 메탄(CH4), 암모니아(NH3) 등의 환원성 기체로 구성되어 현재의 대기와는 많이 달랐으며, 오존층이 형성되지 않아 자외선이 지표면까지 쉽게 도달할 수 있었다. 또한 원시지구에는 화산활동, 자외선, 번개, 방사선과 같은 풍부한 에너지가 공급되고 있었다.


1929년에 ‘홀데인’은 최초의 생물이 출현할 당시의 지구대기와 오늘날의 대기가 다르다는 가설을 발표하였고, 1936년에 ‘오파린’은 번개와 자외선 등의 에너지에 의해 화학반응이 일어나 단백질과 같은 고분자 유기물이 만들어졌을 것이라는 가설을 발표하였다.


1953년에 ‘밀러’는 홀데인과 오파린의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수소(H2), 메탄(CH4), 암모니아(NH3) 등을 밀폐된 용기에 넣고 물을 끓이면서 1주일 동안 6만 볼트의 전기를 계속 방전시킨 결과 글리신/글루탐산 같은 아미노산과 포름알데히드/시안화수소/유기산 등과 같은 유기물이 생성된 것을 발견하였다.


1957년에 ‘폭스’는 여러 가지 아미노산을 170℃로 가열하여 폴리펩티드를 합성하는 데 성공함으로써, 뜨겁고 건조한 화산 가장자리나 뜨거운 원시바다에서 아미노산의 중합 반응이 쉽게 일어나 고분자 물질이 합성될 수 있음을 입증하였다.


@Img4@ 오파린은 원시바다의 고분자 유기물들이 모여서 형성된 콜로이드 상태의 액체 방울을 ‘코아세르베이트라’고 명명하였다. 코아세르베이트는 주변에서 물질을 선택적으로 받아들여 커지며 어느 정도 자라면 분열하는 특성이 있다.


이와 같은 특성 때문에 오파린은 ‘코아세르베이트가 원시생명체의 기원이다.’ 라는 가설을 발표하였다. 반면에 폭스는 폴리아미노산을 물에 담그면 형성되는 작은 액상인 ‘마이크로스페어’가 원시생명체의 기원이라는 가설을 제안하였다. 마이크로스페어는 주위 환경으로부터 선택적으로 물을 흡수하여 성장하거나 적절한 조건 하에서 분열하기도 하는 생물적 특성을 보인다.


코아세르베이트 또는 마이크로스페어 에서 만들어졌을 것이라고 추측하는 최초의 원시생명체는 그 시절에 산소가 없었으므로 원시지구의 바다에 풍부한 유기물을 이용하여 무기호흡을 하는 종속영양생물이었을 것이다.


원시바다에 종속영양생물이 번성하면서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 농도가 증가했을 것이고, 이산화탄소를 이용하여 유기물을 합성할 수 있는 독립영양생물이 출현하였을 것이다.


최초의 독립영양생물은 빛에너지와 황화수소를 이용하는 광합성 세균이었을 것이다. 실제로 35억 년 전의 암석 ‘스트로마톨라이트’에서 최초의 독립영양생물로 추정되는 화석이 발견되었다.


스트로마톨라이트의 화석은 이산화탄소를 유기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태양의 빛에너지와 황화수소를 이용하는 광합성세균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어느 시기인가부터 풍부한 물에서 H2를 공급받아 광합성을 하는 원시 남조류가 출현하였을 것이고, 이들로부터 산소가 만들어졌을 것이다.


산화성 기체인 산소가 증가하면서 산소에 민감한 생명체는 멸종하고 점차 산소호흡을 하는 종속영양생물이 번성하게 되었을 것이다. 또한 산소가 대기 중에 축적되면서 오존이 만들어지고 지구 전체가 얇은 오존층으로 덮이게 되었을 것이다.


오존층은 태양의 자외선을 효과적으로 차단하여 수중생활을 하던 원시생물들이 육상생활로 진화하는 것을 가능하게 하였을 것이다.


현재 지구에는 다양한 수많은 생물들이 살고 있다. 이렇게 다양한 생물들은 약35억 년 전 원시생명체로부터 시작하여 오랜 세월을 거치는 동안 조금씩 그 변화가 축적되어 나타나게 된 것이다.

저작권자 2005-01-27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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