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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2-09

소금과 삼투 현상 [기고] 최승일 강원철원고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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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맛이 나는 백색의 결정체로서 대표적인 조미료이며, 천연으로는 바닷물에 약 2.8% 들어 있고 암염으로도 산출된다. 인체의 혈액이나 세포 안에도 들어 있으며, 어른의 하루 소요량은 10-20g 정도이고, 주성분은 염화나트륨(NaCl)이다.” 이것은 소금에 대한 설명이다.


소금을 채취할 수 있는 장소는 비교적 한정되어 있었기 때문에 옛날부터 귀하게 매매가 이루어졌고, 또 소금이 화폐의 역할도 하였다. 로마시대에 관리와 군인의 급료로 소금을 지급하였고, 영어의 salary(봉급)는 라틴어의 salarium(소금의 지급)에서 유래되었으며, 마르코폴로의 ‘동방견문록’ 에는 티베트에서 소금물을 끓여 풀처럼 진득진득해지면 틀에 넣고 굳힌 뒤 표면에 황제의 도장을 찍어 화폐로 사용하였다는 기록이 있다. 따라서 소금을 小金(작은 금)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실제로 소금은 한자어가 아닌 순수한 우리말이다.


얼음에 소금을 넣으면 온도가 더 내려간다. 얼음물의 온도는 0℃인데, 여기에 굵은 소금을 넣고 열심히 섞은 다음 온도를 재 보면 영하 20℃ 근처까지 내릴 수 있다. 왜냐하면 얼음이 녹으면서 열에너지를 주위로부터 빼앗고(융해열) 게다가 소금이 녹아 나트륨이온과 염화이온으로 분해되면서 또 다시 열을 주위로부터 빼앗기(용해열) 때문이다.


바닷물에는 나트륨이온과 염화이온 등 여러 가지 무기염류들이 섞여있어서 어는점이 내려갔기 때문에(빙점강하현상) 추운 겨울에도 잘 얼지 않는다. 왜냐하면 순수한 물(용매)만 있을 때의 증기압보다 비휘발성 용질이 첨가된 용액의 증기압이 낮아지고, 증기압이 내려가게 되면 어는점도 낮아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원리를 이용하여 겨울철에 도로에 염화칼슘을 뿌려서 어는점을 낮추어 얼음을 녹이고, 자동차에 부동액을 넣어 어는점을 낮추어 얼지 않게 해준다. 그렇다면 오염되지 않은 하천과 오염된 하천 가운데 어느 쪽 하천이 잘 얼겠는가? 생각해 보라.


우리 몸에서 소금은 용질 역할을 하고, 물은 용매 역할을 한다. 세포막을 경계로 하여 소금 농도가 높은 쪽에서 낮은 쪽으로 용매인 물이 이동하여 세포막 안과 바깥의 농도가 일치되려고 하는 현상을 ‘삼투’ 라고 한다. 세포막을 소금이 통과되지 않고 물만 통과되는 이유는 세포막이 반투과성 막이기 때문이다. 반투과성 막은 고분자인 용질은 통과되지 않고 저분자인 용매(물)만 통과되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우리 몸 혈액의 소금농도와 같은 생리적 식염수는 0.9%이다. 사람의 혈액을 채취하여 각각 여러 가지 생리적 식염수에 넣었을 경우의 모습을 생각해 보자. (가)는 0.9% 미만의 식염수에 넣어 적혈구 안으로 물이 들어와서 팽창하다가 터져 버리는 모습이고, (나)는 0.9%의 식염수에 넣어 적혈구에 변화가 없는 모습이며, (다)는 0.9%를 초과한 식염수에 넣어 물이 적혈구 밖으로 물이 빠져나가 수축된 모습이다.




그러나 식물세포는 (가)와 같은 경우에 아무리 물이 들어와도 터지지 않는다. 왜냐하면 식물세포는 후형질인 세포벽이 터지지 않도록 버텨주기 때문이다. 이렇게 식물 세포벽이 최대로 버티고 있는 상황을 ‘팽윤 상태’ 라고 한다. 식물세포에서는 (다)와 같은 경우에 물이 빠져나가면서 세포막(원형질막)이 안쪽으로 수축하기 때문에 세포벽과 세포막(원형질막)의 거리가 벌어지는데, 이러한 현상을 ‘원형질 분리’ 라고 한다.




생선이나 육류를 소금에 절여 저장하거나 과일을 설탕이나 꿀에 절여 저장하면 잘 부패되지 않는다. 이것은 삼투를 이용한 것이다. 즉, 설탕이나 소금에서는 음식물을 썩게 하는 세균 등의 미생물 세포막 안쪽(농도가 낮음)에서 바깥쪽(농도가 높음)으로 물이 빠져나가 미생물이 죽어버리므로 부패 현상이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세계 지도를 살펴보면 놀랍게도 바다에 직접 닿아 있는 커다란 사막 국가들이 많이 있다. 이 나라 국민들은 항상 눈앞의 많은 바닷물을 어떻게 하면 민물로 만들어 사용할 수 있을지를 고민한다. 눈앞에 한없이 펼쳐져 있는 그 바닷물을 해수욕으로 밖에 사용하지 못하여 물 부족에 시달리고 있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과학기술자들이 삼투를 반대 방향으로 이용하여 바닷물로부터 소금이 얻는다. 즉, 바닷물에 압력을 주어 반투과성 막을 통과시키면 물분자는 반투과성 막을 통과하지만, 바닷물에 녹아 있는 여러 가지 무기염류는 반투과성 막을 통과하지 못하므로 맑은 물을 얻을 수 있다. 이를 ‘역삼투’ 라고 한다.


반투과성 막에는 세포막 외에 천연적인 것으로 달걀의 속껍질과 방광(오줌보)막 등이 있고, 인공적인 것으로 셀로판지 등이 있다. 반투과성 막의 응용은 매우 다양하여 과학기술자들은 성능 좋은 반투과성 막을 만들고자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 물 부족 현상이 우리에게도 심각하게 다가오고 있다. 과학기술자들의 노력이 결실을 맺기를 기대해 본다.

저작권자 2004-12-09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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