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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도 훌륭한 여자 과학자가 있나요? 청소년이 묻고 최고 과학기술인이 답한다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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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우리나라에도 퀴리박사님처럼 훌륭한 여자 과학자들이 있나요?


아인슈타인이 가장 존경했던 과학자가 누구인지 아니?


바로 마리 퀴리, 퀴리 부인이야. 여자 과학자가 거의 없었던 시대에 살았지만 뛰어난 업적을 세워 노벨상을 두 번이나 받은 과학자지. 남편과 함께 방사능에 대해 연구를 해서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고, 남편이 죽은 뒤에도 라듐이라는 금속을 찾아낸 공로로 화학상을 받았어. 정말 대단하지? 그런데 그거 아니? 퀴리 부인의 딸 이렌 역시 노벨 화학상을 받았다는 사실! 엄마 아빠를 닮아 이렌 역시 과학에 재능이 있었던가 봐.


퀴리 부인 외에도 노벨 과학상을 받은 여성과학자는 11명이나 된단다. 상을 받지는 못했어도 과학계에서 눈부신 활동을 하는 여자 과학자들은 더 많아.


우리나라는 어떨까?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여성 과학자인 퀴리 부인이 연구를 하고 있었을 때 우리나라는 어땠을까? 비슷한 시기에 우리나라에서도 첫 여성과학자가 나왔단다. 우리 역사상 최초의 양의였던 김점동(1879~1910, 일명 박에스터)이란 분이지.


퀴리 부인보다 10년 후인 1877년에 태어난 그녀는 미국 유학을 떠나 1900년 6월 볼티모어 여자의과대학(지금의 존스홉킨스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의사가 되어 귀국했단다. 귀국 후에는 여러 환자들을 돌보고, 여성 교육을 위해 간호학교를 세우는 등 많은 활동을 하였지만 33살 이른 나이에 폐결핵으로 세상을 떠나고 말았어. 그 후에도 몇 명의 여성들이 과학을 공부했지만 사실 어려움이 많았단다.


그래서인지 아직까지도 우리나라에는 여자 과학자가 많이 없는 게 사실이란다. 내가 몇 년 동안 대한여성과학기술인회 회장을 맡으면서 조사를 해보니, 우리나라 여자 과학자들의 전체 숫자는 1만 3천명쯤 되는 것으로 나왔어. 남자 과학자의 10% 정도 밖에 안 되는 아주 적은 숫자지. 게다가 어렵게 연구소에 들어가서 연구를 하다가도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게 되면 직장을 그만두는 여자 과학자들이 많기 때문에 실제 활동하는 여자 과학자의 숫자는 더 적다고 보면 돼.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지?


하지만 너무 실망할 필요는 없어. 상황이 점점 달라지고 있으니까. 이젠 선배 여자 과학자들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기 때문에, 연구 환경도 좋아졌을 뿐만 아니라 훌륭한 여자 과학자들도 많이 나타나고 있단다. 똘똘한 여학생들이 과학에 더 많은 관심을 갖게만 된다면 앞으로는 더 많아질 수 있을 거야.


그런 뜻에서 내가 활동하고 있는 대한과학여성기술인회에서는 선배 여자 과학자들이 여학생들과 1:1로 자매결연을 맺거나 직접 학교를 찾아가서 상담을 해 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단다. 또, 여자 과학자들끼리 모임도 자주 갖고 있어. 다양한 분야의 과학자들이 서로 만나서, 각자가 연구하는 분야를 소개하면서 서로의 연구에 도움을 주고받는 거지. 그래야 더 좋은 연구들을 할 수가 있거든.


가끔은 외국의 유명한 여자 과학자들을 초청하는 국제학술대회를 열기도 한단다. 이런 노력들을 계속하면 우리나라에서도 퀴리 부인과 같은 유명한 여성 과학자가 나올 수 있을 거야.


이쯤에서 반가운 소식 하나 알려줄까? 여자 과학자들의 연구 분야가 점차 넓어지고 있단다. 생명공학 분야 같은 경우에는 여자 과학자들이 없다면 우리나라 연구소들이 다 문을 닫아야 할 정도야. 그 정도로 여자 과학자들이 활발하게 활동을 하고 있다는 얘기지. 유전자 연구를 통해 암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유향숙 박사나 단백질 연구를 통해 치매, 골다공증, 당뇨 등의 원인을 밝혀내는 유명희 박사는 일년에 각각 100억원씩 투자되는 연구를 맡아서 책임지고 있는 생명공학계의 여걸들이란다.


생명공학 분야만 그런 것이 아니야. 염료염색가공 분야에서는 오세화 박사가, 치매 치료제 연구 분야에서는 정명희 박사가 이름을 날리고 있지. 그리고 20대에 벌써 인공지능과 관련해 뛰어난 연구를 한 천재 소녀 윤송이 박사, 세계적으로 능력을 인정받고 있는 시카고대 물리학과 김영기 교수, 29살에 서울대 공대 기계항공학부 교수가 된 김현진 박사 등 다른 여러 분야에서도 여자 과학자들이 눈부신 활약을 하고 있단다. 화학 분야의 빛나는 두뇌 서울대 백명현 교수와 환경친화적 연구를 자랑하는 포항공대 이영숙 교수도 빠질 수 없는 여자 과학자이겠지.


어때, 이만 하면 너희들 어깨에도 힘이 들어가지 않니?


이렇게 각자의 분야에서 최고의 성과를 이룬 여자 과학자들이 있어 우리나라 여자 과학자들의 미래가 밝은 거란다. 이들이 있어 이제는 ‘여자가 어딜 감히…, 과학은 남자가 하는 거지!’라고 생각했던 낡은 편견은 통하지 않게 되었어.


@box1@

정광화 한국표준연구원 박사
저작권자 2004-11-25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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