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타임즈 로고

  • 과학기술인
  • 오피니언

생물학의 역사 [기고] 최승일 강원철원고등학교 교사

  • 콘텐츠 폰트 사이즈 조절

    글자크기 설정

  • 프린트출력하기
오늘날에는 생물학이 눈부시게 발전하여 신비하다는 생명 현상을 과학으로 설명할 수 있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생명공학기술을 이용하여 인간에게 필요한 의약품이나 환경물질을 만들고 나아가 생명체의 조작까지도 가능하게 되어 21세기는 생명과학의 시대라고 한다.


생물을 학문의 대상으로 관찰하고 연구한 것은 기원전 4세기 경이며 그리스 시대부터 시작되었다. 히포크라테스는 ‘인간의 건강은 혈액, 점액, 황담즙, 흑담즙의 균형에 의하여 유지된다’ 는 4체액설을 주장하였고, 생물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아리스토텔레스는 관찰을 바탕으로 생물학을 발전시켰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생물체는 초자연적인 생명력에 의해 생명을 유지한다’ 는 생기론적 생명관을 창시하였으며, 중세에까지 지속되었다. 생기론적 생명관 시대에서는 실제 관찰되지 않고 증명되지 않은 것들을 맹목적으로 믿었으며, 자연 현상에 대한 자유로운 해석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로마 시대에는 실용적인 학문에만 관심이 있었고, 자연에 대한 깊은 사고와 비판 정신이 결여되어 있었으며, 생물학을 비롯한 과학이 발전하지 못하였다. 다행이 이 시대에 갈레노스(130-199)는 가축들을 해부한 지식을 바탕으로 인체 해부학을 수립하였다.


그러나 갈레노스는 생기설을 믿었으며, 생물에는 3가지 생기가 있다고 주장하였다. 또한 갈레노스는 혈액이 심장의 양쪽 부분에서 각각 다른 경로로 온몸과 폐를 순환한다고 하였다.


또, 혈액이 심장 벽의 작은 구멍을 통하여 들어간다고 하였다. 그의 이러한 주장은 16세기에 이를 때까지 맹목적으로 추종되었다.


중세에 들어, 16세기에 베살리우스(1514-1564)가 심장 벽의 작은 구멍을 찾다가 발견하지 못하였으나, 공개적으로 갈레노스의 이론을 불신 할 용기가 없었다. 나중에 하비(1578-1657)가 여러 가지 동물의 심장이 1회 뛸 때 심장에서 나오는 혈액량을 측정 한 후, 그 양을 비교하여 혈액이 온몸을 순환한다고 주장하였다.


또, 판막 때문에 정맥 안의 혈액이 심장 쪽으로만 흐른다는 것도 증명하였다. 하비(1578-1657)의 공적은 혈액 순환을 발견한 것뿐만 아니라, 생리 현상 연구에 실험적인 방법을 적용한 데에도 있다.


하비(1578-1657) 이전까지는 생기론적 생명관이 창조론과 결합하여 생명 현상은 신에 의해 창조된 초자연적인 현상이며, 불가사의한 존재로 여겨졌으므로 생물학을 비롯한 과학이 발전하지 못하였다.


중세 말에 르네상스를 맞으면서 이성과 신앙이 분리되어 관찰과 실증을 중시하게 되자 기계론적 생명관이 대두되었다. 기계론적 생명관은 ‘생명체는 물리 화학적인 연구 방법이나 법칙으로 해석되고 실험적으로 증명될 수 있는 하나의 정교한 기계이다’ 라는 생명관으로서, 하비(1578-1657)가 혈액 순환을 밝혀내면서 시작되었고, 이는 생물학 발달의 커다란 전환점이 되었다.


기계론적 생명관 시대에 들어오면서 17세기에 현미경이 발명되어 미생물이 발견되었고, 19세기에 진화론의 탄생과 자연발생설의 부정 그리고 유전법칙 등이 발견되었다. 20세기에는 페니실린이 발견되었으며, 혈액형이 발견되었고, DNA구조가 규명되었으며, 유전정보 전달체계가 규명되었고, 유전암호 해독 등이 이루어졌다.


21세기 현대 생물학의 핵심 영역으로는 암 정복과 신경세포의 재생 등을 연구하는 세포생물학, DNA를 분석하는 게놈 프로젝트 등의 유전학, 배아줄기세포 연구가 중심이 되는 발생학, 그리고 생명공학기술(Bio-Technology) 등이 있다.


생명공학기술(BT)에는 핵을 제거한 다른 세포에 체세포의 핵을 이식하여 복제 생물을 만드는 핵이식(핵치환) 기술, 종이 다른 두 종류의 세포를 융합시켜 각각의 장점만을 갖는 새로운 잡종의 생물을 만드는 세포융합(핵융합) 기술, 한 세포의 유전자를 다른 세포의 유전자와 결합시켜 원하는 물질을 만들어 내는 유전자재조합 기술 등이 있다. 특히 유전자 재조합 기술은 생명공학기술의 핵심적 기술로 자리 매김하고 있다.


형태학과 생태학 등에서 볼 수 있듯이 생기론적 생명관의 관점에서는 생명 현상을 어떤 기능과 목적으로 보나, 분자생물학과 생리학 등에서 볼 수 있듯이 기계론적 생명관의 관점에서는 생명 현상을 주로 세포 수준 이하의 법칙이나 이론 등으로 설명한다.


따라서 기계론적 생명관에서는 생명 현상을 생물체라는 기계의 한 부분으로 여김으로써 생명 경시 풍조가 나타나고 있다. 이에 최근에 ‘생명체는 하나의 통합된 유기체이며, 생명을 중시하여 한다’ 라는 생명 중심의 생명관이 새롭게 대두되고 있다.

최승일 강원 철원고등학교 교사
저작권자 2004-09-16 ⓒ ScienceTimes

태그(Tag)

관련기사

목록으로
연재 보러가기 사이언스 타임즈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주제의 이야기들을 확인해보세요!

인기 뉴스 TOP 10

속보 뉴스

ADD : 06130 서울특별시 강남구 테헤란로7길 22, 4~5층(역삼동, 과학기술회관 2관) 한국과학창의재단
TEL : (02)555 - 0701 / 시스템 문의 : (02) 6671 - 9304 / FAX : (02)555 - 2355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서울아00340 / 등록일 : 2007년 3월 26일 / 발행인 : 정우성 / 편집인 : 윤승재 / 청소년보호책임자 : 윤승재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 운영하는 모든 사이트의 콘텐츠는 저작권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사이언스타임즈는 과학기술진흥기금 및 복권기금의 지원으로 우리나라의 과학기술 발전과 사회적 가치 증진에 기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