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한국인 최초로 우주인이 배출되고 우리 손으로 만든 우주로켓에 독자적인 인공위성을 탑재해 고흥우주센터에서 쏘아 올릴 예정이다. 한국인 우주인 시대를 맞이해 우주인 기획 시리즈를 2회에 걸쳐 연재한다.[편집자주]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직업 중 하나인 우주비행사의 우주비행은 그 자체가 많은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하지만 1961년 세계최초의 우주비행에서부터 2003년 중국의 우주비행까지 모두 234명의 우주비행사가 우주를 다녀왔지만 이중 일반인이 기억하는 우주비행사는 몇 명이나 될까? 유리 가가린이나 닐 암스트롱, 데니스 티토, 양리웨이 등이 고작일 것이다.
여러분이 기억하는 이들 우주비행사들은 모두 최초의 임무와 관련이 있는 것들이다. 최초의 우주비행사, 최초의 달착륙 우주비행사, 최초의 민간우주비행사, 최초의 중국우주비행사가 그들이다. 최초가 가지는 상징성으로 인해 최초와 관련된 임무를 맡은 우주비행사는 자연히 일반인의 관심을 받고 있다. 하지만 최초인 만큼 이들의 임무또한 매우 위험한 것이 사실. 우리나라 최초의 우주비행사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이쯤, 우주개발에서 최초와 관련된 임무를 맡았던 몇몇 우주비행사들의 숨겨진 이야기를 살펴보자.
세계 최초의 우주비행사인 러시아의 유리 가가린이 최초가 아닐 수도 있었다. 새롭게 밝혀진 사실에 의하면 가가린에 앞서 우주비행사 발렌틴 본도렌코가 우주비행을 준비한 훈련을 받고 있었는데 이 우주비행사는 1961년 3월 23일에 안타깝게 화재사고로 사망하고 말았고 최초 우주비행사의 영예는 가가린에게 돌아간 것이다. 지구로 귀환후 사회주의의 영웅이 된 가가린은 그후 달착륙에 대비한 훈련을 받고 있었으나 비행기 훈련도중 추락사고를 당해 달여행의 꿈을 이루지 못한 체 사망하고 말았다.
이에 비해 미국 최초의 우주비행사인 앨런 쉐퍼드는 아폴로14호를 타고 달에 착륙하여 최초로 달에서 골프를 치는 여유를 부리기도 하였다. 하지만 최초의 영광은 앨런 쉐퍼드보다 뒤에 비행한 존 글렌에게 주어졌다. 왜냐하면 유리 가가린과 같은 동급의 궤도비행을 존 글렌이 수행했기 때문이다.
원래 존 글렌은 내심 첫번째인 앨런 쉐파드의 비행을 탐냈지만 결국 3번째 우주비행사로 내정되어 실망했으나 3번째는 이전의 비행과는 질적으로 다른 궤도비행이었고 이로 인해 존 글렌은 미국의 영웅되었다. 이후 존 글렌은 우주비행사를 그만두고 국회의원으로 생활하다 36년만에 최고령우주비행사로 우주왕복선을 탑승하는 기록을 남겼다.
최초의 달착륙 우주비행사인 닐 암스트롱의 경우에도 그가 최초의 달착륙우주비행사 되지 못할 수도 있었다. 최초의 달착륙 우주비행사를 두고 NASA(미항공우주국)는 아폴로11호의 선장인 닐 암스트롱과 착륙선 조종사인 버즈 올드린을 두고 많은 고민을 한 바 있다.
이전 관행에 따른다면 부선장격인 올드린이 먼저 우주선밖으로 나가는 임무를 맡게되지만 NASA 는 관행을 깨고 민간인인 암스트롱에게 역사에 기록되는 영광을 안겨 주었다. 하지만 이 두사람의 그 이후 활동은 많은 차이가 나는데 우주개발의 상징이 된 암스트롱은 은둔자로서 지낸 것에 비해 15분 차이로 두번째가 된 올드린은 우주개발의 전도사로서 지금도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미국 최초로 우주유영을 하였던 제미니 4호의 제임스 화이트우주비행사는 아쉽게도 1967년 아폴로1호 화재사고의 피해자가 되고 말았고 최초의 소유즈 1호 탑승자인 러시아의 블라드미르 코마로프는 귀환도중 사망하고 말았다. 이런 위험성으로 인해 최초의 임무는 가장 훌륭한 성적의 우주비행사에게 주어진 숙명과도 같은 것이다.
우주개발사상 처음으로 시험비행을 거치지 않고 위험한 유인비행으로 처녀비행을 실시한 우주왕복선의 조정은 최고의 베테랑인 존 영 우주비행사에게 주어졌다. 존 영은 사실 1962년 구식 우주선의 우주비행사로 선발되어 여러 차례의 우주비행과 아폴로16호로 달에 착륙한 바 있는 최고의 우주비행사로 선발된 지 20년이 되었지만 가장 최신의 우주왕복선을 조정하게 하는 임무를 맡겼던 것이다.
이런 화려한 경력으로 수 십년 동안 여러 우주선을 탑승한 우주비행사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우주비행사도 있다. 세계최초로 미국과 러시아가 우주공간에서 만난 1975년 아폴로소유즈 도킹임무의 우주비행사였던 슬레이던은 1959년에 머큐리우주비행사로 선발되었지만 심장질환이 발견되어 우주비행이 미루어져 오다 16년만에 겨우 한번 우주비행을 할 수 있었다. 지난 2월에는 우주왕복선 컬럼이바호 공중폭발사고로 인도 최초의 우주비행사 칼파나 촐라와 이스라엘 최초의 우주비행사 일란 라몬이 사망한 바 있다.
이런 위험성으로 인해 우주비행사는 일정한 신체 조건뿐만 아니라 미지를 향한 두려움을 견뎌낼 수 있는 강인한 정신의 소유자만이 될 수 있다. 이런 우주비행의 어려움을 필자는 알고있기에 더더욱 한국최초의 우주비행사로 누가 선발될 지 매우 궁금하다. 그리고 그는 우리 시대 최고의 영웅이 될 것이 분명하다.
- 정홍철 스페이스스쿨 대표
- wrocket@chol.com
- 저작권자 2004-09-09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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