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학제는 구성국마다 조금 차이는 있지만 골격은 비슷하다. 유치원(Nursery), 초등학교(Primary school), 중고등학교(Secondary school), 칼리지(College)와 종합대(University)이다. 칼리지는 직업학교 및 대학 준비 학교 성격이 강하나, 사립 칼리지는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중고등학교 과정이 포함돼 있어 장기간 일관된 교육을 제공한다.
영국 학교의 두드러진 특징은 유치원부터 칼리지까지 공립과 사립으로 뚜렷이 분리된다(대학은 거의 모두 국립). 영국 어린이의 90% 이상이 다니는 공립은 무료이며, 유료인 사립의 교육비는 학교에 따라 차이가 있는데 1년에 2-4천만원이다. 이와 같이 엄청 비싼 등록금에서 예상할 수 있듯이, 사립은 상류(부유)층을 위한 학교이며, 공부와 함께 예절 교육 등 엄격한 규율 속에서 높은 질의 교육을 한다. 영국 지도층의 사람은 거의 사립학교 출신인데, 이것이 영국을 계급사회로 일컫는 이유이기도 하다.
영국 학교수업의 특징은 각자의 특성을 중요시하며 창조성을 길러주는 것으로 요약된다. 초등학교 4학년부터 수업은 학급 내에서 과목별로 우열 그룹(세 그룹)으로 나누어 진행된다. 성적이 뛰어난 학생은 상급 학년에서 수업을 받을 수도 있으며 조기 졸업도 물론 가능하다. 학생의 능력은, 개인에 따라 차이가 있고, 일부 학생의 실력은 무한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영국적 사고이다. 아마 요즘 한국에서 유행하는 선행학습이 이러한 제도에서 유래된 것 같다. 분명한 것은 영국에서는 선행학습은 학생의 능력에 맞게 이루어진다.
과학과목 등에서 채택하고 있는 프로젝트 위주의 수업은 창조성을 길러준다. 주어진 주제에 대해서 1-4주간 학교에서 배우고 각자(또는 그룹별) 공부하고 자료를 보충하여 에세이를 쓴 후 발표한다. 주제 내에서 범위, 내용, 발표 준비를 각자 스스로 하도록 해, 많은 생각을 통해 창의성을 개발해 줌과 동시에, 다른 학생이 발표하는 것으로부터 새로운 지식을 얻을 수 있도록 한다.
공부에 대한 사회인식에서 큰 차이를 발견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는 ‘공부만 잘하면 모범생’이다. 그러나 영국에서는 ‘공부만 잘하는 어린이는 문제아’로 여긴다. 영국에서 모범생은 공부와 함께 단체 운동을 잘하는 학생이라고 한다. 세계적인 지도자의 산실이기도한 옥스퍼드, 캠브리지 등 유수한 대학에서 가장 인기 있는 운동종목은 럭비라고 한다. 온 몸으로 맞서야하는 럭비경기에서 승리를 위해서는 공격과 수비의 조화를 이루어야하며, 동료와 협력하는 길 밖에 없음을 스스로 깨우칠 수 있을 것 같다.
요즘 혼란스럽고 후진성을 면치 못하는 한국 사회를 볼 때 모범생에 대한 한국의 기준이 잘못 된 것 같다. 모범생 출신으로 지도자의 위치에 있으면서, 어린아이의 사고를 넘지 못하는 사람을 많이 본다.
한국이 선진사회로 변하기 위해서는 교육이 변해야 한다. 교육이 변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의 모범생의 기준이 ‘공부도 잘하는 학생’으로 변해야 할 것이다.
/이재갑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박막재료연구센터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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