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타임즈는 청소년판을 주 1회에서 2회(화, 금요일)로 증면하면서 과학분야의 궁금증을 적어 보내면 푸짐한 선물을 주는 이벤트를 진행했습니다. 앞으로 청소년의 질문에 대한 국내 최고의 과학기술인의 답변을 청소년판에 게재합니다. [편집자주]
질문) 일본에서 푸른 장미를 만들었다고 해요. 꽃의 색깔을 마음대로 바꿀 수도 있나요?
물론 놀이공원 아저씨들은 파란장미를 무척 가져다 놓고 싶었을거야. 이왕이면 빨간색, 주황색, 노란색, 초록색, 파란색, 남색, 보라색 이렇게 무지개 빛깔로 꾸며 놓으면 얼마나 볼만한 장미축제가 되겠어. 처음에는 파란장미를 구하려고 이곳 저곳 전화를 했을 수도 있겠지. 외국에까지 연락을 해서 알아보았을 거야. 그러나 파란장미를 찾아낼 수는 없단다.
사
릴 아주 옛날에는 흰색과 붉은색 장미만 있었는데, 전문가들이 노랑ㆍ주황ㆍ분홍 등의 다양한 색의 꽃을 만들어 냈단다. 하지만 파란 장미만은 만들어 내지는 못했어. 세상에 없는 귀한 것이니 파란색 장미를 만들 수만 있다면 큰 돈을 벌 수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니?
실제로 파란 장미를 만들어 팔려고 호주, 미국 그리고 이웃나라 일본의 큰 회사들이 지금 서로 경쟁 하고 있는데 몇달전 일본의 산토리맥주회사 연구소에서 보라색과 파란색 중간쯤 되는 장미는 만들어 냈단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꽃이 빨강, 노랑, 주황 등 다양한 색깔을 나타내는 것은 그 속에 들어 있는 유전자 때문이란다. 산토리의 과학자들은 파란색 꽃이 갖고 있는 유전자, 즉 블루진(blue gene 혹은 파란 유전자)을 뽑아낸 다음 장미세포 속에 넣는 방법을 사용했단다.
그런데 미국 반더빌트 의과대학 팀은 어떤 환자의 간에서 파란색을 띤 효소 유전자가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이 유전자를 블루진 대신 흰 장미세포 속에 넣어 파란 장미를 만들고 있단다. 만약 성공한다면 이건 정말 신기한 파란 장미가 되겠지. 사람의 간에서 뽑은 파란 유전자를 장미꽃에다 집어 넣었으니 말이야.
눈으로는 직접 볼 수 없고, 전자 현미경을 사용해야만 하는 유전자를 이리저리 옮길 수 있다는 게 신기하지. 사실은 아주 간단하단다. 아이스크림을 뜨거운 물에 넣으면 마지막에 아이스크림 막대만 남는 것처럼 세포를 알콜에 녹이면 유전자가 분리된단다. 이 유전자를 골라 어린 싹에 붓으로 그림 그리듯 바르면 되거든.
과학자들이 찾아낸 좀 더 간편한 방법은 유전자 총(Gene gun)을 이용하는 것이란다. 유전자가 들어있는 물을 식물의 씨앗에 쏘는 거지. 그러면 유전자가 씨앗 속으로 들어간단다. 좀 더 정확한 방법은 박테리아를 이용하는 방법이란다. 블루진 유전자를 묻힌 박테리아가 식물의 세포 속으로 들어가도록 하는 것이지. 마치 감기에 걸린 사람 곁에 가면 바이러스에 감염 되어서 감기가 걸리는 원리와 비슷한 거란다.
장미 꽃 뿐만 아니란다. 아저씨 연구소는 이와 비슷한 방법으로 오렌지색 페츄니아 꽃을 만들어 특허를 받았단다. 그리고 비슷한 기술을 이용하면 꽃이 피는 계절도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게 되는데, 꽃을 피우는 날짜를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는 춘란도 개발했단다.
그동안 사람들은 개나리와 진달래는 봄에 피고, 코스모스는 가을에 피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해 왔는데, 얼마 있지 않으면 '꽃은 아무 때다 핀다'라고 생각을 바꿔야 할 시대가 올지도 모른단다.
- 송필순 금화생명과학연구소 소장
- 저작권자 2004-09-06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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