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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임상수 특파원
2011-10-25

창업전도사로 변신한 고산, "창업이 곧 경쟁력" 미 실리콘밸리에서 제 1회 미주 한인 앙트프로너십 대회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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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이드인스티튜트 대표 고산씨 ⓒ연합뉴스 임상수 특파원

"(한국 최초의 우주인)으로 선발돼 러시아에서 훈련을 받을 때 우리나라 국력이 더 컸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우수 인재들의 창업을 돕는 것도 결국 국가 경쟁력 강화에 일조하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비운의 우주인'에서 벤처 창업 컨설턴트로 변신해 돌아온 고산(35.타이드 대표) 씨는 23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는 미 항공우주국(NASA) 연구단지 내 싱귤래러티(Singularity) 대학에서 열린 `제1회 미주 한인 앙트러프러너십(기업가 정신) 대회'에서 연합뉴스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이번 행사를 기획한 고 씨는 "첫 대회인데도 세계적 대기업의 직원이나 한인 유학생 등 60명 가까운 창업 희망자들이 지원하는 등 매우 성공적이었다"며 "이곳에서 일하는 한인들이 이런 '만남의 장'의 필요성을 강하게 느끼고 있다는 것도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행사가 진행되는 내내 직접 사진을 찍고 장내를 정리하는 등 각종 굿은 일을 마다하지 않았다.

고 씨는 지난 2월 창업컨설팅을 주 업무로 하는 비영리법인 타이드 인스티튜트(TIDE institute)를 한국에서 설립했다. 타이드는 기술(Technology)과 상상력(Imagination), 디자인(Design), 기업가정신(Entrepreneurship)을 뜻하는 영어단어 앞자리를 조합한 말이다.

다음은 고 씨와의 일문일답.

문 1) '비운의 우주인'에서 창업전도사로 변신했는데 계기가 있었는지.

우주인에 선발돼 러시아에서 훈련을 받으면서 우리나라의 국력이 조금 더 강한 나라가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무엇보다 자원도 없고 땅덩어리도 작은 우리나라가 국제사회에서 살아남을 길은 과학기술력을 키우는 것이라고 믿게 됐다.

이런 가운데 과학기술 정책에 관심을 갖고 하버드 케네디 스쿨에서 공부를 하러 가던 중 실리콘밸리 내 싱귤래러티 대학에서 진행하는 10주간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매우 훌륭한 기술기반의 창업 진흥 프로그램이었으며 이 프로그램이 한국에 있다면 창업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이공계 학생들의 진로를 다변화시켜 현재 과학기술정책 분야의 큰 이슈인 이공계 기피현상 해소에 이바지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문 2) 타이드는 비영리법인인데 운영자금은 어떻게 조달하는지?

현재 국가적으로 청년 창업이 중요한 이슈이고 창업진흥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서 각 단체, 기관, 일반기업들에서 지원을 많이 해 주신다. 타이드는 지정기부금 단체로 등록돼 있다.

문3) 기피현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기술력을 빼면 아무것도 없는 나라에서 이공계로 진로를 정하는 사람들이 사라진다는 것은 미래경쟁력 상실과 직결되는 매우 심각한 문제이다. 하지만 청년들 개인에게 책임이 있는 것이 아닌 만큼 사회 전체가 함께 고민하고 풀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타이드도 사회의 일원으로서 기술기반 창업을 좀 더 쉽게 도와줄 수 있는 장을 만들어 이공계 기피현상 해소에 기여하고 싶다.

문4) 2008년 우주선 발사 한 달 남겨두고 대한민국 1호 우주인 자리를 놓쳤는데 그 이후 무엇을 했는지.

항공우주연구원에서 일을 했다. 가장 주된 일은 러시아에서 경험했던 일을 국민과 나누는 것으로 각급학교, 지자체 등에서 진행된 많은 강연을 통해서 제가 가진 경험을 나눴다. 그리고 과학기술 정책에 관심이 있어 정책기획부로 자리를 옮겨 2년 조금 넘게 일하고 미국에서 공부할 기회를 얻게 됐다.

문5) 이번 행사의 아이디어는 어떻게 얻었는지.

작년에 하버드대에서 공부하면서 주위에 유능한 유학생들이 창업에도 관심이 많다는 것을 직접 볼 수 있었다. 특히 매사추세츠공고대학(MIT)에 유학을 온 친구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들은 창업에 대한 엄청난 열정이 있는데도 제대로 된 팀을 구성하기 어려워 시간은 놓치고, 그에 따라 아이디어가 사장되고, 열정이 식어가는 과정을 목격했다.

반면 중국이나 인도인들은 외국에서도 자국민들 사이에 끈끈한 네트워크를 가동해 이른 시일 안에 많은 것을 이뤄내고 있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외국에서 창업에 관심 있는 한국인들을 모아서 아이디어를 구현해 볼 수 있는 판을 벌이고 좀 더 끈끈한 네트워킹이 가능하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이번 행사를 기획하게 되다.

문6) 이번 행사를 평가한다면.

매우 성공적이었다고 생각한다. 첫 번째 행사여서 잘 알려지지 않았음에도 58명이 등록했고, 현지 멘토 8명이 함께 해줬다. 이번에 나온 창업아이디어들 가운데는 당장 실현 가능한 것들도 있다.

문7) 이번 행사를 주관하면서 개인적으로 느낀 점이 있다면.

이런 행사들이 많이 있는 실리콘밸리여서 실제로 참가자들이 많은 것을 얻어 갈 수 있을지 걱정을 많이 했다. 하지만 참가자들은 한국인들만을 대상으로 하는 이 같은 행사에 대해 이전부터 많이 필요성을 느끼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같이 창업(Startup)을 하지 않더라고 장기적으로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밀고 끌어주는 한인 창업자 네트워크가 절실하다는 생각도 하게 됐다.

문8) 이 행사를 한국에서도 한 것으로 알고 있다. 미국에서 하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미국에 유능한 인재들이 많이 나와 있다. 사실 이들이 요즘에 국내에서 많이 이야기되고 있는 국제화한 창업의 적임자이기도 하다. 이러한 인재들에게 우리가 둥지가 돼 기회를 만들어 줘야 한다. 이들이 지금은 미국에 있지만 이들이 만들어 내는 결과물은 결국 한국에도 좋은 것이다. 현재 창업 열기는 국내외가 다르지 않지만 벤처의 산실인 실리콘밸리에서 보고 들은 지식을 바로 활용할 수 있는 현지 인력들에 많은 기회가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문9) 미국 동부 보스턴에서도 같은 행사를 계획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앞으로 계획은.

단기적으로는 이런 행사들을 계속 열어 국내외에 창업 분위기를 형성해 가고, 이 프로그램을 좀 더 발전하고 지속 가능한 형태의 모델로 만들고 싶다. 이를 위해 국내의 한 대학과 교과과정을 개설하는 것을 협의 중이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임상수 특파원
nadoo1@yna.co.kr
저작권자 2011-10-25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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