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표준과학연구원의 김형하 박사(바이오임상측정학 표준센터 책임연구원)는 과학도시 대전의 초·중학교 학생들에게 꽤 알려진 인물이다. 지난 2004년부터 대전 성룡초교를 시작으로 대전 가장초, 대전 보운초, 대전 삼성초교 등에서 과학강연을 해오고 있으며, 지난해와 올해에는 각각 대전 여중과 대전 글꽃중학교 등에서 과학강연을 시작했고, 앞으론 더욱 영역을 넓혀서 대전청란여고 등에서도 과학강연을 할 계획으로 알려져 있다.
김 박사가 대전의 초중학교 학생들에게 인기가 있는 비결은 과연 무엇일까?
김 박사는 남성 과학자들이 주류를 이루는 국내 과학계에서 당당히 성공한 여성과학자로 대접을 받고 있다. ‘88년 서울대 식물학과를 우등으로 졸업한 그녀는 미국 오스틴 텍사스 대학에서 분자생물학 박사 학위를 받고 이후 지난 2002년 한국표준과학연구원에 선임연구원을 시작으로 지금의 책임연구원에 오르기까지 과학자로서의 탄탄한 길을 걸어오고 있다.
김 박사는 자신이 걸어온 과정에서 느낀 체험을 심층적으로 분석해 특히 과학도에게 필요한 10가지 성공키워드를 만들어 강연 주제로 설파하고 있다. 김 박사의 강연장은 학생 뿐 아니라 학부모 특히 어머니들까지 자리를 메울 정도로 인기가 있다.
지난 20일 이화여대에서 개최된 ‘지혜의 기부’ 강연회에서도 김 박사는 연사로 초청됐고, 강연장은 학생과 학부모들로 메워졌다. 김 박사를 만나 성공의 10가지 키워드를 만든 배경에 대해 들어보았다.
- 과학강연을 많이 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몇 년 전에 우리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의 홍보팀에 대전의 한 초등학교 선생님이 연락을 해왔다. 내용은 자기네 학교에 과학강연자를 한 사람 섭외하고 싶은데 반드시 여성과학자이었으면 좋겠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 이유를 물어봤다. 선생님은 과학에 흥미가 없는 여학생들에게 과학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자 결연 과학자 초청 강연을 준비했는데 초청 연사가 여학생들의 롤모델이 될 수 있는 여성과학자이어야 효과적인 강연이 될 수 있다는 것이었다.
- 대전의 여러 학교에서 초청받은 이유는
가장 먼저 대전 성룡초교에서 과학강연을 시작했다. 그런데 그 선생님이 전근을 간 학교에도 나를 초청해주셔서 계속 강연을 하게 됐다. 처음엔 주로 초등학교 고학년에서 과학강연을 시작했지만 이후 중학교 저학년에서부터 앞으론 고교생들에게도 과학강연을 할 생각이다. 어떤 학교에서는 방송 수업으로, 어떤 학교는 과학반 위주로 강연을 하기도 한다. 아직도 계속 나를 초청하는 것을 보면 학생들의 진로에 효과가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 과학강연에 대한 나름의 철학이 있다면
대부분의 아이들에서부터 성인들까지 과학은 무조건 어렵다는 선입견을 갖는다. 그래서 나는 강연을 통해 그런 인식을 바꿔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강연은 표준연에서 하는 측정 표준기술과 그동안 내가 공부하고 연구해온 바이오 분야의 지식을 믹스해서 준비한다. 물론 강연은 학생들이 지루하지 않아야 하며 지식과 더불어 과학에 대한 흥미와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어야 한다.
- 10가지 성공 키워드란 무엇인가
1. 목표 의식이 뚜렷해야한다. 2. 추진력 즉 열정이 있어야 한다. 3. 노력이 따르지 않으면 안 된다. 4. 목표를 향한 과정을 즐겨야 한다. 5. 연습하듯이 해야 한다. 6. 집중력이 있어야 한다. 7. 밀어붙이는 힘이 있어야 한다. 8. 봉사를 해야 한다. 9. 아이디어가 풍부해야 한다. 10. 끈질겨야 한다. 등이다.
- 10가지 성공 키워드를 만든 이유는
내가 지금까지 과학자로 살아오면서 스스로 느끼고, 성공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걸 정리한 것이다. 직접 체험한 것도 있고, 다른 유명한 사람의 강연 자료 등에서 보충한 것도 있고 그들에게서 없는 것을 보충한 것도 있다. 이제 뒤돌아보는 시점에서 이 10가지 성공 키워드를 후배들에게 말해주고 싶었다.
- 10가지 키워드가 스스로에게 얼마나 적용됐나.
굳이 따져보면 제일 첫째 목표 의식이 매우 뚜렷했다. 중학교때 과학자가 되기로 결정했고, 그 이후 흔들림 없이 걸어왔다. 이후에도 노력을 꾸준히 했다. 또 집중력이 뛰어났고, 아이디어가 좋았다. 봉사는 지금 강연을 통해 열심히 하고 있는 중이다. 약 70% 이상은 적용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 과학강연에서 많이 받는 질문이 있다면
“과학자가 되려면 꼭 공부를 열심히 해야 되나?”, “어떤 사람이 과학자가 되나?”, “과학자는 주로 어떤 일을 하는가?” 등이다. 이것에 대해서 하나의 사례를 소개하면 일 년전에 여학생 두명이 표준연의 내 연구실에 찾아왔다. 그 여학생들은 공부는 열심히 하는데 한문이나 음악 등의 과목까지 열심히 할 생각은 없다고 했다. 조금은 당황스런 질문이었지만 나는 분명하게 과학자가 되기 전에 그런 과목까지 열심히 해야 한다고 말해줬다.
한자의 경우, 각종 책을 보는데 필요하고 아울러 나중에 중국과 공동연구를 할 수도 있기 때문에 필요하다고 말해주었다. 음악 역시 나는 암실에서 작업을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클래식 음악이라도 틀어놓고 했으면 훨씬 더 효과적이지 않나 생각한다. 언제 무엇이 필요할지 모르기 때문에 한자나 음악 공부를 해놓는 것이 나쁘지 않다고 말해줬다.
- 조행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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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1-08-29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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