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1만명당 논문수 세계 3위의 저력은 과학전문가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청소년 과학캠프에 있습니다. 학교에서 배운 이론을 캠프에서 현장실습해 어렸을 때부터 과학마인드를 심어주기 때문입니다.”
제8회 대한민국과학축전에 이스라엘 청소년 대표단을 이끌고 참가한 지비 팔티(Zvi Paltiel) 와이즈만 과학연구소 커뮤니티(Weismann Institute of Science Commuity ) 단장은 ‘과학 강소국(强小國)’ 이스라엘의 저력을 ‘이론과 현장실습의 조화를 이룬 과학캠프 대중화’라고 밝혔다.
우리에게는 중동전쟁, 가자(Gaza)지구분쟁 등으로 인해 비운의 땅으로 알려진 이스라엘은 실질적 과학경쟁력 척도를 가늠하는 ‘인구 1만명당 논문수 세계 3위(1515개, 한국 235개)’와 ‘과학경쟁력 15위(세계경쟁력연감, 한국은 19위)’를 자랑하는 과학강국이기도 하다.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했다는 지비 팔티 단장은 “한국을 삼성과 LG 등 응용과학분야에만 강점이 있는 나라로만 알았다”면서 과학축전에 참여한 수많은 관람객등을 보며 놀라워했다.
그는 인구 617만명의 소국(小國)이자 정치지리적으로 불리한 입장에 있는 이스라엘이 오늘날 생명공학 등 기초과학분야에서 그 입지를 공고히 한 비결에 대해 “시오니즘으로 뭉친 국가건국이념의 기저(基底)에는 ‘과학입국’의 정신이 있었다”면서 그 배경을 설명했다.
“절대부족한 부존자원, 정치적 적대세력으로 둘러싸인 지리적 환경을 극복키 위해서는 과학기술이 중요할 수 밖에 없었다. 불리한 환경을 변화키 위해서 이스라엘은 일찍부터 과학의 대중화를 통한 활성화에 역점을 두었다”고 설명했다.
그 일환으로 이스라엘은 일찍이 청소년 실습강화에 주력했다며 1948년 건국 후 채 20년도 되지 않아 사막에 텐트를 치고 전국적으로 과학캠프를 실시했다고 말했다.
과학캠프의 구체적 운영방침에 대해서는 “방과 후 주 2~3시간, 교수,과학자 등 과학전문직 종사자가 현장실습을 통해 이론교육을 보완했다”며 “와이즈만 공대내에만 캠프수 60여개, 참여 청소년이 800명을 상회할 정도로 그 인기가 높다”고 설명했다.
운영비용 조달방법을 묻자 “부모들이 매년 300달러(미화) 정도의 수업료를 지불하고 학교와 국가에서 일부를 보조 받는다”며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과학의 생활화를 통해 길러진 과학의 중요성과 이에 대한 교육자의 열의”라고 강조했다.
결국, 과학기술종사자의 적극적 참여로 과학기술인들이 존경과 선망의 대상이 되므로, 한국과 같은 이공계 기피 현상은 발생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지비 팔티 단장이 재직 중인 와이즈만 공대(Weizmann Institute of Science)는 ‘중동의 MIT’로 불리며 “이스라엘 어디를 가든 와이즈만 기술이 거기에 있다(Wherever you go in Israel, the Weizmann institute is there)”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그 명성이 대단하다.
특히, 핵물리학등 기초과학과 이스라엘 최초의 컴퓨터인 ‘와이작(Weizac)’으로 대표되는 응용과학의 탄탄한 연결로 유명하다.
지비 팔티 단장은 이에 대해 “과학의 대중화 뿐만 아니라 과학영재 발굴과 육성책도 중요하다”며 과학영재 육성프로그램인 ‘클로어 가든(Clore Garden)’을 거론했다.
‘클로어 가든’은 이스라엘이 전세계에 자랑하는 청소년 대상 야외 프로그램으로 전세계 과학영재들을 초청, 교수들과 토론하고 연구하는 와이즈만만의 독특한 여름과학캠프이다.
결국 이스라엘이 오늘날 환경, 지리, 역사적 불리함을 딛고 세계를 주도하는 ‘과학강소국(强小國)’이 되기까지는 정부와 대중의 자발적 참여, 과학대중화와 과학영재 발굴 의 적절한 조화 그리고 기초과학과 응용과학간의 균형발전 등이 골고루 작용했던 것이다.
지비 팔티 단장은 “내년에 다시 한국과학축전에 참가하겠노라”며 “한국과 이스라엘은 유사성이 적지않으므로 상호교류를 통해 상생(相生)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피력했다.
/이현경 기자 harrison@science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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