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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6-23

소립자 세계와 우주 넘나드는 홍보대사 - (34)과학전문기자 신동호 과학동아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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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나라의 신문과 잡지의 수준은 그 나라 국민의 수준을 말해주는 척도이다. 우리에게 익숙한 세계적인 신문과 잡지들을 떠올리자면 미국의 ‘워싱턴 포스트’, ‘뉴욕타임즈’, ‘사이언티픽 어메리컨’, ‘타임’, ‘뉴스위크’, ‘디스커버’, ‘뉴사이언티스트’. 영국의 ‘더 타임즈’, ‘뉴 스테이츠맨’, 독일의 ‘슈피겔’, 프랑스의 ‘르 몽드’, ‘렉스프레스’, 일본의 ‘아사이’, 등등...


자국민 뿐만 아니라 전세계 지성인들이 즐겨 찾는 신문과 잡지이다. 특히 저명한 과학잡지가 나올 수 있는 것은 과학기술에 대한 대중의 관심과 과학적 소양 수준이 높기 때문이다.


미국의 주간 시사지 ‘뉴스위크’는 3회에 한번 정도로 과학이나 의학을 커버스토리로 다룬다. 과학을 커버스토리로 다루면 잘 팔리기 때문이라는 담당자들의 뜻하지 않은 답변이 놀랍지만 이는 과학기술에 대한 대중의 관심과 지적 수준이 높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우리나라 시사 잡지의 경우 정치, 경제, 사회관련 기사가 대부분이고 과학 기사는 좀처럼 보기 힘들다. 식상한 시사 뉴스보다 과학이 더 산뜻하고 재미있는 소재라는 것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과학을 대중의 눈높이에 맞춰 전해줄 만한 과학전문기자들이 부족한 상황이다. 언론의 전문성 결여로 고급 과학 컨텐츠를 생산해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과학 교육, 과학 대중화는 공익성이 매우 큰 사업이다. 앞으로는 과학을 잘 이해하고 합리적인 과학정신에 따라 사고를 하는 민족이 인류를 이끌어가게 될 것이다. 그런 점에서 과학전문기자들의 역할은 과학기술계에서는 물론 사회적으로 주목을 받아 마땅하다.


어제 저녁에 발견된 새로운 우주의 진리를 과학기술자들에게 제일 먼저 전해 듣고, 일반 대중들이 알 수 있게 기사를 쓰는 과학기자야 말로 새 지식을 전파하는 기자 중의 기자이다.


정치부 기자가 여의도와 청와대를 오가고, 사회부 기자가 시청을 맡을 때 실험실에서 우주를 넘나들며 새로운 과학기술 정보를 날라다 주는 과학전문기자에 대해 알아보자.


과학전문기자란?

과학관련 사건을 취재하고 알기 쉽게 해설해서 대중에게 전달하는 전문직으로 누구보다도 먼저 최신 과학기술 분야의 연구개발 뉴스를 접하고, 과학과 대중을 연결하는 것이 주요 업무이다. 이공계를 졸업해 자신의 전공분야를 유감없이 살릴 수 있지만 글쓰기 실력과 사회 전반을 꿰뚫어보는 식견이 필요한 직업이다.


과학전문기자가 되기 위해 준비해야 할 것은?

기자가 되기 위해서는 언론사별로 실시하는 공채시험에 응시하거나, 과학전문지를 발간하는 잡지사의 문을 직접 두드리는 방법이 있다.


과학 전문기자의 꿈을 가지고 있다면 재학시절부터 글쓰기 훈련을 해야 한다. 특히 자신이 쓴 글을 전문잡지나 대학신문 등에 투고해서 이력을 쌓아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기사작성 요령은 보통의 글쓰기와 다르며 잡지나 신문 투고를 통해서 편집자로부터 요구사항을 듣고 원고를 수정하다보면 쉽게 기사작성 요령을 터득할 수 있다.


이공계 출신자들이 정식으로 시험을 쳐서 일간지 기자가 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프리랜서로 잡지사에 기고를 하기 시작하다가 작가가 된 사례가 많다.

과학잡지는 과학진흥이란 측면에서 보면 영향력이 신문이나 방송에 미치지 못하지만 많은 과학 전문 프리랜서와 과학전문기자를 길러내는 ‘등용문’ 역할을 하고 있다.


글쓰기 능력 외에도 몇 가지 중요한 요건 중의 하나는 취재력이다. 과학지식만 있으면 훌륭한 과학전문기자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은 오산이다. 사람 만나는 것을 즐기고 활동적이며 외향적인 성격일수록 유리하다. 기자는 수없이 쏟아지는 기사들 중에서 중요한 기사를 골라내, 기사의 크기와 방향을 정해야 한다. 시대의 흐름을 읽지 못하면, 대중이 외면하는 기사를 혼자서 쓰고 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기자는 사회를 읽는 눈을 갖춰야 한다.


현재 채용상황과 전망은?

최근 언론계에서는 과학기술과 의학 분야의 중요성을 인정해 신입사원을 채용할 때 이공계 출신자들을 우대하는 경우가 잦다. 신문과 방송의 경우 이공계나 의학 석사학위 소지자는 공채채용 점수에서 다소 밀리더라도 우선 채용을 하는 추세이다.


선진국으로 갈수록 또한 소득이 높아질수록 대중의 지적 욕구와 호기심이 커지고, 관심도 다양해지는 것을 볼 때 과학 컨텐츠의 가치는 시간이 흐를수록 커질 것이 분명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이다.


일간지의 경우 초임연봉은 대기업 신입사원보다는 높은 편이지만, 시간이 흐르면 역전되어 40대가 되면 같은 또래의 직장인보다 약간 낮은 수준이 된다. 언론사의 급여체계가 완만하게 상승하기 때문이다. 또한 신문산업 자체가 사양산업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돈 대신 자부심을 택하겠다는 결심이 서면 도전해볼만한 직업이다.


과학을 사랑한다. 고로 대중에게 전달하련다!


신동호 과학동아 편집장 :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건설회사 해외건축설계실에서 1년 근무하다가 주택관련 잡지사에 들어가면서 기자 생활을 시작했다.


전자신문을 거쳐 한겨레신문 창간부터 11년 동안 컴퓨터, 과학, 의학, 환경 분야의 취재기자로 일하면서 핵발전소의 문제점을 파헤쳐 환경운동연합이 주는 올해의 환경기자상을, 과학대중화에 기여한 공로로 대통령상을 받았다.


기자 생활을 하면서 환경대학원을 졸업했고, 한국과학재단의 지원으로 1년 반 동안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나이트 사이언스 저널리즘 펠로우쉽 과정을 수료했다. 2000년 8월부터 동아사이언스에서 일하고 있으며 현재 과학동아 편집장을 맡고 있다. ‘한국의 과학자 33인’이라는 저서가 있다.


이 분야에서 일하게 된 동기 및 과정은?

어린 시절 유리공장의 기술자였던 아버지가 공장에서 직접 만들어온 비행기, 발전기를 가지고 놀면서 기술자가 되겠다는 꿈을 키우며 자랐다. 공대에 입학해 건축을 전공했고, 졸업 뒤 건설회사 해외건축설계실에서 직장 생활을 시작하면서 사우디아라비아의 리야드왕립병원 설계에 참여했는데, 1년 내내 수백 개의 기둥을 그리다가 실증을 느껴 기자가 되기로 결심했다.


몇몇 잡지사 사장에게 편지를 보낸 결과 한 잡지사 대표로부터 오라는 연락을 받았다. 편지가 내 인생을 바꾸었다. 비록 잡지 기자 생활은 짧았지만, 언론계에 입문하는 기회를 준 것은 잡지였다.


대학시절 언론고시를 생각해보지도 않았던 공대 출신의 학생이 정식으로 시험을 쳐서 일간지 기자가 되는 것은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그 후 몇몇 신문사 기자를 거치면서 다방면의 과학기술 분야를 두루 섭렵했다.


동아사이언스 출범에 참여하여 취재도 하면서 동아일보 사이언스 면을 제작하는 책임을 맡다가 2003년 10월부터 과학동아 편집장으로 일하고 있다. 2001년부터 3년 동안 과학기술회관에서 격주로 ‘극장식 과학강연회’를 성공리에 진행하기도 했다.


최근에 하시는 일은?

지난해 10월 과학동아 편집장을 맡은 뒤 과학동아 판매부수가 크게 늘어나 보람을 느낀다. 요즘에는 주말에 KBS와 MBC라디오에 출연해 과학뉴스를 쉽게 국민들에게 알리는 일을 하고 있다.


특히 요새 우리 사회의 심각한 문제로 대두된 이공계기피 현상을 이슈화하고 과학기술자들의 권익을 찾는 일에 대해 많은 글을 기고하고 강연을 하고 있다.


이 분야에서 하는 일에 대해 느끼는 보람과 어려운 점은?

과학기사를 취재하고 알기 쉽게 해설해서 대중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맡고 과학과 대중의 연결이라는 중차대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갖고 일하고 있다. 누구보다 먼저 최신 과학기술 연구개발 뉴스를 접하고, 대중에게 영향력을 미치는 글을 쓰는 게 과학전문기자라는 직업의 매력이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과학기자의 노력을 별로 알아주지 않고 고마워하지도 않는 것 같을 때에는 가장 힘이 든다. 좋은 기사를 쓰는 과학기자들을 과학기술계가 칭찬해주었으면 한다.


젊은이들에게 하고 싶은 한 마디:

어떤 직업을 갖든 글쓰기 훈련은 매우 중요하다. MIT의 경우 학부시절부터 글쓰기 훈련과정이 필수로 포함되어 있다. MIT에서 자체적으로 조사한 결과, 학부시절 글을 잘 쓰는 학생들이 나중에 사회에서 높은 지위의 매니저가 된다는 통계가 나왔다고 한다.


체계적인 교육에 참여하는 것이 좋지만 여의치 않다면 개인적으로라도 독서량을 늘리고, 자주 글을 써보며 실력을 키우기를 바란다. 글쓰기가 꼭 출세와 승진을 위해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큰 역할을 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위대한 과학자들 가운데는 위대한 작가가 많다.


지동설을 담은 ‘대화록’을 써 로마 교황청에 끌려간 갈릴레오, 다윈의 ‘비글호 항해기’와 ‘종의 기원’, 슈뢰딩거의 ‘생명이란 무엇인가’, 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 리차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처럼 과학자가 쓴 글이 사회에 엄청난 변화를 몰고 온 사례가 많다.

여러 분도 평생에 이런 책 한 권씩 남기기를 바란다.



기획/ 한효순 박사, 한국과학문화재단 전문위원, 정리/ 오윤정 객원기자

저작권자 2004-06-23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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