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정부간기후변화위원회(IPCC) 부의장에 당선된 이회성(李會晟.63) 계명대 환경대학 초빙교수는 4일 "기후변화에 관한 지금까지의 연구는 온실가스 감축을 위주로 이뤄졌으나, 앞으로는 기후변화에 대한 적응에 관한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면서 "적응에 관한 연구가 실제로 이뤄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의 동생인 이 교수는 이날 저녁 IPCC 부의장에 당선된 직후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가졌다.
-- 부의장에 당선된 소감은.
▲ 우리 국력의 힘을 느낄 수 있었다. 무엇보다 정부에 계신 분들의 수고가 정말 많았다.
-- 오늘 표결까지 갔는데.
▲ 지역별 부의장 3자리를 놓고 아프리카와 유럽 지역은 내부에서 합의가 이루어져 무투표로 시에라리온과 벨기에 후보가 뽑혔다. 그러나 아시아 지역 부의장은 표결까지 갔다. IPCC에서 표결까지 가서 결정하는 일은 매우 드물다.
한국이 많은 나라들의 눈에 리더로서 자격을 갖춘 나라로 보이고,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우리나라의 위상이 높아졌다는 것을 몸소 느꼈다.
-- 부의장으로서 향후 활동 계획은.
▲ 부의장의 역할은 IPCC의 평가보고서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앞으로 5∼6년후 제5차 평가보고서가 나올 것이고, 지금부터 작업에 들어가게 된다. 전 세계 과학자들이 함께 만들어 나가는 것이지만, 제5차 평가보고서 작성 과정에서 우리나라 과학자들과 개도국 과학자들의 연구가 많이 반영되도록 지원하는 노력을 하겠다.
지금까지의 보고서는 대부분 자연과학 연구에 집중돼 있었다. 그러나 기후변화에 따른 영향은 사람이 받는다는 점에서 기후변화와 사람과의 관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기후변화의 사회.경제적 측면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 평가보고서에 우리나라와 개도국 과학자들의 연구가 반영돼야 한다는 뜻은.
▲ 기후변화는 전 지구적 현상이지만, 그에 따른 영향과 피해는 각 지역 단위에서 일어난다. 따라서 지역 단위의 대응이 중요하고 지역 단위의 정보와 데이터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상황이 아니다.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는 주로 개도국에 집중되는 반면, 의외로 개도국의 어떤 지역이 피해를 입었는지, 그 피해가 다른 지역으로 어떻게 파급됐는지 등에 관한 데이터들이 거의 없다. 현재 선진국들이 별도의 자금을 투입해 개도국들이 자국내 기후변화 영향에 관한 연구를 하도록 도와주자는 얘기들이 있다. 개도국 과학자들의 기여가 많이 필요하다.
-- IPCC가 앞으로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부분이 있다면.
▲ 기후변화에 관한 지금까지의 연구는 온실가스 감축을 위주로 이뤄졌으나, 앞으로는 기후변화에 대한 적응에 관한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 앞으로 온실가스를 얼마나 감축하든지 간에 상관없이, 지구의 온도는 2℃ 상승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이다. 지구온도가 2℃ 상승한다면, 당연히 그에 대한 인간의 적응 문제가 나온다. 적응에 관한 연구를 위한 재원 조달도 필요하다. 적응에 관한 연구가 실제로 이뤄지도록 노력하겠다. 한국 과학자들도 연구를 많이 해야 된다.
- (제네바=연합뉴스 제공) 이 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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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08-09-04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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