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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현화 기자
2008-03-07

따뜻한 감성으로 세상을 품는 공학인 크로스오버 테너 임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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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로의 한 카페에서 만난 가수 임태경씨는 특유의 활기찬 목소리로 3월 8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있을 그의 첫 단독 콘서트 ‘the 1st'와 내달 9일과 10일 양일간 LG 아트센터에서 열릴 새 앨범 발매 기념 리사이틀 공연 준비로 바쁜 근황을 전했다. 그는 과학매체와의 인터뷰는 처음이라며 무척 반가워했다.

“첫 앨범 발매 이후 뮤지컬 공연들과 드라마 OST작업 등으로 그간 가수로서의 의무를 다하지 못했어요. 팬들에게 죄송한 마음이었는데, 조만간 크로스오버 음반과 프로젝트 음반 2개를 발표할 예정입니다. 저의 첫번째 콘서트와 함께 시작될 앞으로의 활동 기대해 주세요.”

부드럽고 강인한 음색의 크로스오버 테너로 폭넓은 팬을 확보하고 있는 임씨는 2004년 첫 음반 ‘Sentimental Journey'를 발표해 크로스 오버 장르의 가수로 대중들에게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그는 그동안 국내외 다양한 무대와 뮤지컬 출연, 드라마 OST 등 음악 분야에서 열정을 쏟아내고 있는 ‘팔색조’다. 현재 KBS 1FM <세상의 모든 음악, 임태경입니다>의 진행도 맡고 있다.

문화예술계에서 촉망받는 음악인으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임씨지만 사실 그의 어릴 적 꿈은 과학자였다. 숫자, 도형, 모형, 블록과 같을 것을 갖고 노는 것을 좋아했던 그는 호기심이 왕성한 아이였단다. 유치원 때 라디오 트랜지스터를 사서 기판에 조립하며 놀았을 만큼 수학과 과학은 그에게 흥미로운 과목이었고, 당연히 그는 장래 자신이 과학자가 될 것을 의심치 않았다.

“어떤 하나에 빠지면 그것이 끝날 때까지 꿈쩍도 안하고 거기에 몰두하는 성격이에요. 또 사람에게 상처를 줄만큼 솔직하기도 합니다. 좋고 싫은 게 분명한 저의 이런 점이 이과 공부의 성격이 맞아 떨어졌던 것 같아요. 논리적인 과정을 거쳐 답이 딱 떨어져야 마음이 편했죠. 이공계 학문은 어떤 현상에 대해 ‘이것은 왜 이런가’ 문제제기를 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절차와 방법을 찾아낼 수 있다는 것이 큰 매력이었습니다.”

타고난 이과형 인재였던 그는 미국 북동부 명문 공대인 우스터폴리테크닉대학(Worcester Polytechnic Institute)에 진학해 생산공학 학사와 석사까지 마쳤다. 그 후 세계굴지의 자동차 기업으로부터 연구직 제의까지 받았지만, 향후 진로선택에서 ‘무엇을 위해 사는 것이 가장 의미있는 삶인가’ 고민을 계속했으며 음악이 주는 감동이 치유력과 면역력을 높여줄 수 있는 깨달음으로 결국 음악인의 길을 선택하게 된다.

“지금은 치유가 됐지만 어린 시절 제가 백혈병을 앓았던 적이 있습니다. 그 때 부모님께선 어린 저의 근심을 덜어주시려고 악성빈혈이라고 말씀해 주셔서 저도 그런 줄만 알고 있었는데 나중에 커서 그 병이 백혈병이란 것을 알게 됐습니다. 제가 이렇게 자연적으로 건강하게 된 것은 음악 덕분이 아닌가 생각해요. 실제로 사람이 감동받았을 때 면역체계를 강화시켜주는 호르몬이 생성된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작년 8월부터 순애보란 이름의 소극장 자선 공연을 매달 해온 그는 앞으로 자선과 복지를 위한 활동에 힘을 쏟고 싶다고 전했다. 그가 뒤늦게 공학 연구원의 길이 아닌 노래를 선택한 계기도 이런 맥락과 같이 한다고.

“제가 엔지니어링을 공부했고 시스템이라는 것에 익숙하다보니 현재의 복지 시스템을 좀 더 효율적으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하곤 합니다. 음악활동과 더불어 복지공부를 더 해 서 ‘돈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지 명확한 시스템을 적용해 다른 이들을 돕고 싶어요.

그냥 자선공연이 아닌 예를 들어 소아암, 백혈병 환자들의 경우 면역체계가 약해져 있기 때문에 공연감상을 위해 공공장소에 나온다는 것 자체가 위험한 일입니다. 이들을 위한 무균실 공연장을 만드는 일 같은 것이죠. 또 음악을 들을 수 없는 청각장애인들에겐 뇌에 자극을 주는 것을 통해 음악감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면 좋지 않겠어요?”

그에게 있어 과학과 문화의 접목이란 이러한 ‘복지활동’임을 강조한다. 이 저변이 넓어지면 과학계와 문화예술계 사람들의 교류가 활발하게 이어지고 새로운 분야가 생성되고 발전하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무엇보다 장애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장애를 극복하고 필요한 것을 누릴 수 있게 해주는 것, 이것이야말로 진정 과학의 힘이 아니겠냐며 그간 품었던 구상을 펼쳐보였다.

그는 이제 시작이라고 말한다. 신중하고 진지한 편이라 한 번에 한가지 밖에 못하는 임태경씨는 하고싶은 일이 많아서인지, 여러 가지 일을 하게 되는 팔자를 타고 난 것 같다며 행복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이현화 기자
저작권자 2008-03-07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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