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쇄빙선(Ice Breaker)란 말 그대로 ‘얼음을 깨는 배’다. 쇄빙선은 쉽게 말해 밀어치기와 누르기로 얼음을 깨뜨린다.
우선 커다란 엔진의 추진력을 이용해 항로를 가로막는 얼음을 밀어 깨뜨린다. 이것이 여의치 않을 경우 얼음에 올라타 배의 무게로 깨뜨린다. 쇄빙선 바닥에는 서로 연결돼 있는 물탱크가 여러 개 있다. 여기서 물을 뒤의 탱크 쪽으로 보내면 선체 앞쪽이 가벼워져 얼음 위로 올라타게 된다. 그 후 다시 물을 앞쪽 탱크에 보면 앞이 무거워져 얼음이 그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깨진다.
물론 선체 외벽은 얼음과 부딪혀도 안전하도록 두꺼운 철판으로 돼 있고, 또한 얼음 조각들이 선체와 닿지 않도록 선체 옆에 공기나 물을 뿜는 분사장치가 설치돼 있다.
Q. 쇄빙선이 두꺼운 얼음을 깰 수는 없지 않은가?
맞다. 쇄빙선이 극지해역을 항해하기 위해서는 항해지역의 얼음상태나 빙산에 대한 정보를 사전에 파악하는 것이 좋다. 제아무리 쇄빙선이라 해도 거대한 빙산을 일일이 깨며 진행하는 것은 아니다. 또 매번 두꺼운 얼음을 헤치며 항해하는 것도 무모한 일이다.
따라서 인공위성을 통해 미리 항해지역 얼음과 기상 정보를 파악하고 특히 얼음이 두꺼운 지역을 피해가야 한다. 얼음이 일부 깨져 있거나 상대적으로 얇은 지역을 항해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헬리콥터로 항해지역을 미리 정찰하는 것도 방법이다.
Q. 세계 쇄빙선 현황은?
우리나라를 포함해 남극기지를 운영하고 있는 나라는 20곳이다. 그 중에서 쇄빙선이 없는 나라는 우리와 폴란드뿐이다. 러시아는 오래 전부터 쇄빙선을 취항해 항로를 확보하고 있다. 북극해를 따라 형성된 북극항로가 옛날부터 중요한 보급로였기 때문이다.
핀란드, 노르웨이를 중심으로 북유럽 국가들도 쇄빙선 역사가 길다. 동절기에 결빙되는 발틱해를 항해하기 위해 쇄빙선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캐나다 역시 1970년대 북극해 주변 천연자원이 활발하게 개발되면서 다수 쇄빙선을 건조 운영하고 있다. 미국은 폴라스타(Polar star), 폴라 씨(Polar sea)와 같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추진력을 가진 쇄빙선을 보유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쇄빙선이나 내빙선을 빌려 사용해 왔다.
Q. 우리나라 쇄빙연구선의 제원은?
총 예산으로 1천40억원으로 현재 한진중공업이 맡아 쇄빙선을 건조하고 있다. 이 배는 6천950톤급으로 길이가 111m, 폭 19m에 이른다. 총 85명(승조원 25명, 연구원 60명)이 탈 수 있다. 중간에 연료나 식생활품 보급 없이 70일간 3만7천km를 운항할 수 있다.
또 1m 두께로 수면 위에 평탄하게 깔려 있는 얼음을 시속 5.6km으로 정도 계속 깨면서 항해할 수 있다. 최대 시속은 약 30km 정도다. 이는 일반 상선보다 조금 느린 편에 속한다.
Q. 우리나라 쇄빙연구선의 건조 현황은?
현재 건조공정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내년 1월 초순, 제작된 설계도면을 바탕으로 철판을 자르는 공정이 착수될 것이다. 그리고 2008년 5월 초순에는 쇄빙연구선의 실체가 드러날 기공 단계에 돌입된다. 즉 설계도면에 따라 절단된 철판이 용접되고 조립되어 서서히 모습이 드러날 것이다. 물론 그 내부 장비/설비들이 차례대로 설치되면서 마지막 단계로 쇄빙연구선의 위용이 드러나는 것이다.
그래서 2008년 9월 하순이면 진수되고 내부 시설물 설치, 의장공사, 연구장비 장착 후 시운전을 끝내면 마침내 2009년 9월 하순 극지연구소로 배가 인도될 것이다.
Q. 우리나라 쇄빙연빙선의 주요 임무는?
쇄빙선 연구의 주 임무는 △남/북극 결빙해역을 포함한 대양역에서의 해양과학조사와 △남북극 기지보급 및 연구활동 지원이다. 이를 원활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운항계획이 마련될 것이다.
Q. 쇄빙선 운항의 기대효과는 무엇인가
연간 300일 이상의 연구항해(이동 및 보급활동)로 극지역을 포함한 대양역에서 차원 높은 첨단 연구 수행이 가능할 것이다. 특히 유빙/결빙해역에 대한 접근과 연구조사 활동으로 남극 세종기지와 대륙기지 및 북극 다산기지와 연계한 극지의 육상/해안 연구가 한층 활성화될 것이다.
Q. 남은 과제는 무엇인가?
시급한 일은 우리 쇄빙연구선에 선명을 확정하는 일이다. 현재 전 국민을 대상으로 인터넷(www.kopri.re.kr)을 통해 공모 중이다. 국내 최초로 건조되는 쇄빙연구선을 홍보하고 참여를 도모하고자 실시하는 것이다. 11월 하순이면 선명을 최종 확정하고 응모 수상자에 대한 시상이 계획되어 있다. 우리 쇄빙연구선의 이름은 극지연구를 선도하며 우리나라를 상징하는 미래지향적인 의미를 담을 것이다.
- 서현교 객원기자
- shkshk2@empal.com
- 저작권자 2007-11-03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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