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의 과학기술자상 수상자로 포항공대 화학과 이문호 교수가 선정됐다. 이 교수는 방사광 X선 스침각 산란 나노 분석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이용해 50나노미터급 이하의 차세대 반도체 칩 개발을 가능케 하는 초저유전 고분자 절연재료를 개발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방사광 X선 스침각 산란 나노 분석기술은 포항공대 방사광가속기에서 만들어지는 방사광 X선을 이용해 0.1나노미터의 분해능으로 나노 구조 및 특성을 비파괴적으로 분석하는 획기적인 기술이다.
반도체 칩 집적도 높이 핵심 소재
나노 소재는 매우 작아서 기존에 널리 사용되고 있는 분석 방법으로는 그 구조와 특성을 평가할 수 없다. 또한 기존의 많은 분석기술은 시료나 제품을 작게 잘라내어 분석하는 파괴적인 분석방법이다. 하지만 나노기술 개발에는 나노 시료 및 제품을 분리하거나 파괴하지 않고 비파괴적으로 빠른 시간 내에 나노 구조와 특성을 평가하는 분석기술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 교수팀은 X선을 나노 시료 표면에 가까운 각도로 입사시켜 시료를 통과한 X선의 양을 획기적으로 증가시켰다. 이런 방법으로 고분해능의 양질의 X선 산란 데이터를 얻었다. 이를 정량적으로 분석하는 기술이 바로 방사광 X선 스침각 산란 나노 분석기술이다. 이 기술은 비파괴 분석기술일뿐 아니라, 측정시간이 매우 짧아 나노 시료나 제품을 만드는 나노 공정 중에도 실시간으로 평가와 분석이 가능하다.
또한 이 교수는 방사광 X선 스침각 산란 나노 분석기술을 새로운 기능을 갖는 나노 신소재 개발에 활용했다. 결과는 차세대 반도체 개발에 필수적인 초저유전 절연소재 개발이었다. 이 교수팀은 2∼5나노미터 크기의 축구공 모양의 덴드리머라는 고분자를 만들어 이를 절연재료에 분자 수준으로 분산시켜 나노 박막을 제조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나노 박막에 다시 열처리를 해 덴드리머 분자만을 선택적으로 태워서 제거함으로써 축구공 모양의 나노 기공을 절연 박막에 만들 수 있었다.
결과물은 유전율이 2.0 이하로 나타났다. 유전율은 절연물질이 전기를 얼마나 통하게 하지 않는가를 나타내는 수치다. 유전율이 낮을수록 높은 절연성을 보인다.
일반 절연재료의 유전율은 보통 3.0 이상이다. 절연성이 가장 좋다는 공기 또는 진공 상태는 유전율이 1.0이다. 일반적으로 유전율이 2.0 이하인 절연물질을 초저유전체라고 한다. 절연소재의 유전율이 낮을수록 반도체 칩의 집적도를 높일 수 있기 때문에 좀더 작고 성능이 좋은 반도체 칩을 만들 수 있다.
이 교수의 연구 결과는 유명 국제학술지인 ‘네이처 머티리얼즈’(Nature Materials)와 ‘어드벤스드 머티리얼즈‘(Advanced Materials)에 게재되는 등 나노기술 및 고분자 분야의 학문적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이 교수는 초저유전 나노 소재 개발 연구 외에도 방사광 X선 스침각 산란 나노 분석기술을 활용해 고분자 메모리 반도체 소자와 태양전지, 화학 및 바이오메디컬 센서, 바이오 칩 소자용 나노 신소재 개발에 연구력을 집중하고 있다.
현재 이문호 교수는 과학기술부와 한국과학재단이 지정하는 국가지정 연구실(고분자 합성 및 물리 연구실)을 운영하고 있으며, 고분자학을 기반으로 하는 나노 소재와 나노 공정, 나노 평가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 김대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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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07-04-04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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