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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 서현교 객원기자
2006-01-06

“상대성이론 뒤에 수학자 ‘리만’ 있었다” 강석진 서울대 수리과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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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는 과학기술부가 주관한 제10회 한국과학상에서 수상자로 선정된 강석진 서울대 교수 연구실을 찾았다. 지난 2002년 쓴 저서가 미국 MIT, 예일대, 위스콘신대의 대학원 교재로 채택돼 유명세를 탄 강 교수는 현재 순수대수학의 한 분야인 ‘표현론’을 연구하고 있다. 강 교수를 만나 순수 학문연구의 중요성에 대해 들어보았다.

[편집자 註]


아인슈타인이 지금으로부터 100년 전 상대성 이론을 발견하기까지 가장 어려웠던 부분이 1850년대에 ‘리만’이라는 수학자가 연구해 낸 ‘리만의 기하학’을 이해하는 것이었다고 한다.


아인슈타인이 이 기하학을 이해하지 못해 상대성 이론 정립에 어려움을 겪고 있던 때에 자신의 지인이었던 ‘민코프스키’라는 수학자가 아이슈타인과 함께 뜰을 거닐며 리만 기하학을 설명해줬다.


‘리만’ 기하학, 상대성 이론에 응용

이로 인해 아인슈타인은 상대성 이론을 발견하고 세상에 이를 알린 것이다. 1826년에 태어난 리만은 40년의 짧은 생을 뒤로 하고 1866년에 생을 마감한 순수 수학자였다. 리만이 아인슈타인 시대까지 계속 살아 자신의 이론이 상대성 이론에 응용됐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아마 깜짝 놀랐을 것이다.


리만이 만약 상대성 이론에 응용될 것을 염두하고 자신의 학문세계를 추구했다면 아마 ‘리만 기하학’은 세상에 나오지 못했을 것이다. 순수 과학은 어떤 목적을 놓고 연구할 경우 생각이나 아이디어가 제한돼 좋은 성과가 나오기 힘들기 때문이다.


소수의 성질이 암호 이론에 적용

한 가지 예를 더 들어보자. 2,3,5,7...처럼 1과 자기 자신의 수로만 나눠지는 ‘소수’의 다양한 성질이 지금 암호 이론에 응용되고 있다. 이런 응용은 순수하게 수학자들이 지적 호기심에 기반해 소수를 연구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 만약 소수를 연구한 수학자들이 소수가 암호에 쓰일 것을 고려하면서 소수 연구를 했다면 역시 소수의 발전은 지금보다 후퇴됐을 것이다.


수학자들이 수학 자체를 탐구할 때 그 성과가 훗날 더 쓸모가 많다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기초 수학이론의 응용은 응용수학자나 수학을 아는 과학자들의 몫이다.


이런 점에서 최근에는 응용 수학자들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시대가 됐다. 일례로 금융수학이 대표적이다. 일본도 과거 자동차/전자제품에서 번 돈을 국제금융시장에서 다 까먹은 적도 있었다. 그래서 수학 이론에 기반해 금융 시장을 예측 분석하는 금융수학이 각광을 받고 있다.


이처럼 기초과학자와 응용과학자는 각자 역할이 있다. 즉 기초과학자는 학문 탐구라는 목적으로 연구를 하고 응용 과학자들이 기초과학자들이 찾아낸 이론을 응용해 사회와 경제에 혜택을 주는 이중 구조가 그것이다.


순수 과학자가 응용적인 것을 고려하면서 연구한다면 그것은 연구 성과에 한계가 있고, 쓸모도 처음 목표했던 수준을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즉 리만 기하학이 우연치 않게 50여 년 후 아이슈타인 상대성에 응용되는 꿈 같은 일이 일어나기 힘들 것이란 얘기다.

정리 서현교 객원기자
저작권자 2006-01-06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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