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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세기를 건너온 수수께끼, 한국 행성과학자 이연주 단장이 풀어낸다 기초과학연구원 행성대기그룹 이연주 단장이 이끄는 세계 최초 금성 장기관측 프로젝트 C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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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 금성 장기관측 프로젝트 CLOVE를 이끄는 이연주 단장

어린 시절 가족과 함께 올려다본 밤하늘. 누군가는 화성의 붉은 신비에 매혹되고, 누군가는 목성의 웅장함에 압도된다. 그리고 해질녘과 새벽을 수놓는 가장 밝은 천체 중 하나인 금성에 마음을 빼앗기는 이들도 있다. 지구에서 세 번째로 밝은 이 천체 뒤에는 1세기 넘게 과학자들을 괴롭혀온 미스터리가 숨어있다. 바로 금성 구름 속 정체불명의 '미확인 흡수체'인데, 해당 물질의 뚜렷한 시공간 변동과 그에 따른 금성 기후에 미치는 영향은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다. 

이 퍼즐을 해결하기 위해 나선 한국의 과학자가 있다. 기초과학연구원(IBS) 행성대기그룹의 이연주 CI단장(CI: Chief Investigator)이다.

이 단장이 제시한 해법은 기존 패러다임을 뒤엎는 혁신으로 평가받고 있다. 바로 수백억 원 규모의 대형 탐사선이 아닌, 소형 큐브샛을 활용하여 정기 관측 시스템을 구축한 것이다. 비용 효율성을 넘어 시간 변화 추적을 가능케 하는 새로운 관측 체계, 그것이 바로 세계 최초 장기 행성 관측 캠페인 'CLOVE'의 핵심이다.

기초과학연구원(IBS) 행성대기그룹의 이연주 연구단장 ⓒ기초과학연구원
기초과학연구원(IBS) 행성대기그룹의 이연주 연구단장 ⓒ기초과학연구원

참고로 이연주 단장은 행성 연구 분야에서 탁월한 성과를 인정받아 2019년 국제학술지 Astrophysical Journal에 발표한 '금성 대기의 자외선 반사도와 동서풍속 사이의 연관성 연구'로 미국 천문학협회 우수 연구 성과에 선정된 바 있다. 또한 2020년에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발표한 '금성 관측을 통한 지구 외행성 대기 확인 연구'가 물리 분야 '톱50' 논문에 선정되기도 했다.

◆ 관련 연구 바로 가기:

가장 가까운 지구 행성 금성의 밝기 변조는 표면 특징이 아닌 대기 초회전 현상 (Brightness modulations of our nearest terrestrial planet Venus reveal atmospheric super-rotation rather than surface features), Lee et al. 2020

비너스 익스프레스, 아카츠키, 메신저, 허블 우주 망원경으로 관측한 금성의 365nm 알베도의 장기적인 변화 (Long-term Variations of Venus's 365 nm Albedo Observed by Venus Express, Akatsuki, MESSENGER, and the Hubble Space Telescope), Lee et al. 2019

 


김민재 리포터: 안녕하세요. 이연주 단장님, 만나 뵙게 되어서 반갑습니다. 먼저 인터뷰 시작에 앞서 단장님과 단장님이 이끌고 계신 그룹에 대한 소개 말씀 부탁드립니다.

이연주 단장: 안녕하세요, 이연주입니다. 저는 독일 막스플랑크 태양계 연구소에서 연구를 수행하며 독일 브라운슈바이크공과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 우주과학연구소를 거쳐 2019년부터 독일항공우주센터(DLR)와 베를린공과대학에서 연구원으로 활동한 바 있습니다. 지금은 유럽우주국(ESA) 금성 탐사선 엔비전 프로젝트, ESA-JAXA 공동 수성 탐사선 베피콜롬보 프로젝트 등 세계적인 행성 탐사에 참여한 경험을 바탕으로 기초과학연구원 행성대기그룹을 이끌고 있습니다. 

저희 그룹은 "행성대기그룹(PAG: Planetary Atmospheres Group)"이라는 이름으로, 지구와 비슷한 크기인 금성의 대기 관측자료 분석에 집중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PAG(행성대기그룹)는 금성 대기에 중점을 둔 연구그룹으로 우주 및 지상 관측 데이터를 분석하여 금성 대기를 연구하고 있다. 자외선부터 근적외선까지 관측하는 지구궤도 큐브샛 미션을 개발하여, 미래 금성 탐사 미션들과 연계한 장기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기초과학연구원
PAG(행성대기그룹)는 금성 대기에 중점을 둔 연구그룹으로 우주 및 지상 관측 데이터를 분석하여 금성 대기를 연구하고 있다. 자외선부터 근적외선까지 관측하는 지구궤도 큐브샛 미션을 개발하여, 미래 금성 탐사 미션들과 연계한 장기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기초과학연구원

현재는 지상망원경 자료들과 허블, 아카츠키, 비너스 익스프레스 같은 해외 금성 관측 자료에 의존하고 있지만 2026년부터는 저희 그룹의 큐브샛이 본격 운용될 예정입니다. 이후 2030년대에는 유럽의 엔비젼 금성궤도선 자료를 공동연구자료로 활용하게 됩니다. 더 나아가 저희가 직접 운영할 큐브샛으로 화성과 목성, 그리고 밝은 별 주변 외계행성들의 트랜짓을 관측하며 다른 행성들의 대기로도 연구 영역을 확장해 나갈 계획입니다.

 

김민재 리포터: 개인적으로 어떻게 행성 대기 연구에 관심을 갖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독일에서의 연구 경험이 현재 프로젝트에 어떤 영향을 주었나요?

이연주 단장: '다른 행성들은 지구와 얼마나 다를까? 도대체 어떻게 다른 행성들을 연구하나?' 이런 궁금증을 가졌던 기억이 납니다. 이에 행성 대기 연구를 하고 싶다는 일념 하나로 한국을 떠났습니다. 사실 그때만 해도 저는 한국으로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하지만 인생이 생각처럼 흐르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박사과정과 포닥 시절은 저에게 정말 힘든 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덕분에 저는 독립적인 연구를 할 줄 아는 연구자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상황이 제 연구 인생의 기반을 만들어준 셈이죠. 또 정말 운 좋게 일본, 미국, 유럽에서 너무 좋은 동료들을 만나게 되면서 매우 다행스럽게도 연구를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한국에서 행성과학을 공부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후학을 양성할 수 있어야만 행성과학을 수행하는 그룹의 미래가 있게 될 것이라는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다행히도 국내 대학팀에서 도와주시는 덕분에 저를 포함해 두 명의 강사를 초빙해서 2026년 1월을 목표로 국내 최초 "지표-대기-외계행성계를 아우르는 행성과학 단기강좌"를 개설하기 위해 추진하고 있습니다.

 

김민재 리포터: 지구 저궤도에서 금성을 관측한다는 아이디어는 어떻게 시작되었나요? 기존 탐사선 방식 대비 어떤 장점이 있을까요?

이연주 단장: 이는 제가 코로나 시기에 구상하게 된 아이디어입니다. 기존 행성 탐사선 팀에서 일하면서 항상 관측 기기의 성능 저하가 문제라고 판단했는데, 기내 보정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한계를 해결하는 방법은 독립적이며 시간에 따른 성능 변화를 뚜렷이 파악할 수 있는 장기간 미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장기 미션은 기존 행성탐사선들이 장담할 수 없는 영역입니다. 일회성 발사에 매우 많은 비용이 들고, 장기간 운용이 처음부터 목표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물론 탐사선의 상태가 좋으면 연장할 수 있지만 유럽의 마르스 익스프레스처럼 성공 사례는 드문 것이 현실입니다.

이에 초소형 큐브샛 미션을 활용한다면 저렴한 우주선을 수 년마다 정기적으로 발사해서 장기 관측을 해낼 수 있을 것이라는 아이디어를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특히 최근 해외 큐브샛들은 상업화가 이루어지고 있기도 하고요. 다만 3년 이상 운용된 검증된 위성체를 활용한다는 전제 조건이 있습니다.

저는 금성이 초소형위성으로도 충분히 관측 가능한 대상이라고 판단했습니다. 하늘에서 세 번째로 밝은 천체이기 때문에 초소형위성의 작은 구경 망원경으로도 충분히 광학 관측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을 활용할 수 있는 대상입니다. 독자분들께서는 '지구 저궤도면 지상망원경을 활용할 수 있는 것 아닌가'라는 질문이 생길 수 있을 것 같은데, 과학적 활용도를 최대화하기 위해 저희는 자외선 영역도 포함하고 있습니다. 자외선은 대기의 오존층이 흡수하기 때문에 지상망원경으로는 관측할 수 없는 영역이기에, 이는 지상망원경으로는 대체 불가능합니다.

IBS 과학문화센터에서 행성과학과 우주탐사 컨퍼런스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는 이연주 단장 ⓒ기초과학연구원
IBS 과학문화센터에서 행성과학과 우주탐사 컨퍼런스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는 이연주 단장 ⓒ기초과학연구원

물론 초소형위성 미션이 행성을 직접 방문하는 우주탐사선을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습니다. 우주탐사선은 지구에서 절대로 취득할 수 없는 다파장 고공간해상도 자료와 지표의 화산활동, 실측자료들을 획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실측자료는 절대적인 "참값" 자료로서 인류 우주과학이 지속되는 한 중요한 가치를 갖는 자료입니다.

마찬가지로 지상망원경도 중요합니다. 우주 관측으로는 불가능한 복잡하거나 무거워서 탐사선에 실을 수 없는 기기의 관측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광대역 고분광해상도 자료나 분광편광 자료, 적절한 보정이 완료된 자료 취득 등이 그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결국 초소형위성의 자료는 우주탐사선과 지상망원경 자료들과 함께 활용되면서 국내외 연구진들의 행성에 대한 이해를 대폭 넓혀줄 수 있는 귀중한 보완자료가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김민재 리포터: 금성 대기의 '미확인 흡수체'가 무엇인지 알려주세요. 그리고 이것이 왜 중요한 연구 주제인가요?

이연주 단장: '미확인 흡수체'는 1세기에 걸쳐 관측되어왔지만 그것이 무엇인지 아직도 알아내지 못한 물질입니다. 하나의 물질인지, 여러 물질들의 혼합체인지도 모르고 있으며 그 화학적 조성을 확실히 알지 못하므로 발생과 소멸 과정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죠. 이에 대한 중요성을 요약하면 세 가지로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첫째는 행성의 에너지 균형, 둘째는 행성의 변동성 파악, 셋째는 흡수체의 화학적 조성이 우주생물학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는 점입니다. 

먼저 에너지 균형 측면에서 보면 이 미확인 흡수체는 흡수 파장대가 자외선부터 가시광선, 특히 가시광선의 파란색 부분까지 넓게 이어집니다. 파란색 부분이 태양 복사조도의 증가와 겹치기 때문에 태양에너지 흡수에 매우 효과적이라서 대기 에너지 균형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습니다. 결과적으로 더 많은 에너지 혹은 적은 에너지 흡수를 만들어내다 보니 대기의 역학적 순환에까지 변동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두 번째로 행성의 대기는 지구를 포함해 항상 변합니다. 금성의 대기는 특히 변동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미확인 흡수체도 그중 하나입니다. 어떤 과정들이 그 변동성으로 나타나는지, 화산활동인지, 대기 역학적 변화인지, 혹은 행성 외부 태양의 영향인지를 파악하기 위해 많은 연구가 전 세계적으로 진행 중입니다.

세 번째로 미확인 흡수체의 화학적 조성은 현재 후보물질들만 있을 뿐 확실한 것은 없으며, 요즘에는 유기물질일 가능성도 제시되고 있습니다. 실측자료 취득 말고는 증명 방법이 없는 상황이죠. 금성 대기를 날아다니며 구름 샘플을 채취하는 미션도 있고요. 내년에 RocketLab의 모닝스타 미션은 단일 실측 관측으로 미확인 흡수체가 유기물인지 아닌지 확인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최초 금성 민간기업 미션이 될 예정입니다.

 

김민재 리포터: CLOVE 프로젝트는 세계 최초 장기 행성 과학 캠페인인데 대형 미션들이 예산 불확실성에 직면한 상황에서 한국이 이런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의미는 무엇일까요?

이연주 단장: 뉴 스페이스 시대 덕분에 시도해 볼만한 캠페인이 되었습니다. 유럽에서는 초소형위성의 개발 및 운용이 상업화되고 있는 시기로 이를 활용한 장기 계획의 가능성을 보여주게 될 것입니다. 이에 제가 예전에 근무했었던 독일 DLR(우주항공센터)에서도 제 아이디어에 관심을 보여주어서 어떤 관측이 필요할지에 대한 논의를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한국에 온 뒤로는 독일 DLR와 저희 센터와 공동개발 MoU를 맺었습니다.

금성이 워낙 시간 변동성이 큰 대상이다 보니 장기 모니터링 자료가 큰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이는 밝은 대상들을 관측하는 시작점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금성이 태양에 가까워서 관측하기 어려운 시기에는 다른 밝은 타겟인 화성, 목성, 밝은 별의 트랜짓을 관측할 계획입니다.

앞으로의 기술적 성숙도에 따라서 점점 더 복잡한 관측들이 추가될 수 있는 점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저는 뉴 스페이스 시대 덕분에 도전적인 관측천문학과 행성과학이 가능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대형 미션이 할 수 없는 것들을 초소형위성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거든요. 다만 대형 미션과 소형 미션은 각각의 길을 꾸준히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한국에서 시도해 볼만한 과제로서 초소형 미션을 생각한 것이지, 대형 미션의 자료를 소형 미션으로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다고 봅니다.

 

김민재 리포터: NASA와 ESA의 금성 탐사선들과 동시 운용되는 시기인데, 구체적으로 어떤 협력이나 상호보완적 연구가 가능할까요?

이연주 단장: 앞서 말씀드렸듯이 상호보완 연구가 충분히 가능해서 VeSCoor(Venus Science Coordination)에서 연 2회 정기적인 미팅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금성 탐사선들의 화산활동 자료와의 비교가 정말 흥미진진할 것 같습니다.

다만 현재 NASA 측의 실측 금성 탐사선과 금성 궤도선이 개발 중단 위험에 빠져있어서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어쩌면 지금이 한국에게는 유럽과 공동 미션 수행으로 진입해 볼 수 있는 좋은 시기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입니다.

 

김민재 리포터: IBS 행성대기그룹을 이끌면서 CLOVE 프로젝트를 3년간 추진해 오셨는데, 연구팀 구성과 현실적인 어려움들은 어떤 것들이 있었나요?

이연주 단장: 2022년에 혼자 입국해서 현재 약 10명의 그룹원이 모였습니다. 한국에서 처음 일하는 것이라 배워가며 진행하는 일이 너무 많아서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갔습니다.

사실 처음에는 정말 기초적인 것부터 시작해야 했습니다. 행정팀의 도움을 크게 받아서 한국에만 존재하는 생소한 개념들을 배웠습니다. 연구실에 필요한 비품 구매부터 시작해서 연구비 카테고리들 익히기, 연구소 규정들 공부하기, 홍보자료 만들기까지도 모두 혼자서 해내야 했죠. 또한 외국인 연구자들 초빙·초청을 위한 비자 조건 확인, 머물 곳을 찾느라 중개업체들과 상담하기, 인턴 학생 모집 광고 만들기 등 연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어 보이는 일들이 정말 많았습니다.

작년 EKC2024에서 김성근 포항공대 총장, 현윤경 수리과학연구소장, 김명식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교수와 함께 Rountable을 구성하여 기초 과학 분야에서 국제 협력의 중요성에 대한 관점과 유럽과 한국 간의 효과적인 파트너십을 육성하기 위한 실질적인 통찰력을 제공한 이연주 단장 ©EKC2024
작년 EKC2024에서 김성근 포항공대 총장, 현윤경 수리과학연구소장, 김명식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교수와 함께 Rountable을 구성하여 기초 과학 분야에서 국제 협력의 중요성에 대한 관점과 유럽과 한국 간의 효과적인 파트너십을 육성하기 위한 실질적인 통찰력을 제공한 이연주 단장 ©EKC2024

그 외에도 인턴 학생들과 새로 채용한 연구원들과의 정기적인 연구 미팅, 학위과정 개설을 위한 대학 탐색, 해외 학회 및 해외 탐사선 팀 미팅 참석으로 연구 성과 발표하기, 국내 학회 참석으로 그룹 활동 홍보하기, 국내외 기술용역 계약서 숙지하기, 국내외 연구소·업체들 방문해서 협의하기까지 정말 다양한 업무가 있었습니다. 관련 경험자분들을 만나면 다행이었고, 제가 처음 수행해야 하는 업무의 경우에는 막막해했던 기억이 납니다. 해외 ESA, NASA, JAXA 연구팀과의 공동연구를 꾸준히 수행하는 것도 제가 해당 국가의 소속이 아니라는 이유로 문제가 되고 있기도 합니다. 이런 문제들을 수 개월 혹은 수 년에 걸쳐 해결하며 진행하고 있습니다.

정리해 보면 사실 연구보다도 그룹의 연구자들이 연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후학을 양성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에 아직도 많은 시간이 소모되고 있습니다. 3년간 제가 집중해서 연구할 수 있었던 시간은 아쉽게도 총 한 달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김민재 리포터: 현재 한국에서 유일하게 태양계의 행성 대기를 연구하는 팀을 이끄는 연구자로서 후배 과학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을까요?

이연주 단장: 행성과학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해외의 많은 팀들과 협력하는 것을 적극 응원합니다. 유럽은 외국 국적 연구원에게 상당히 많은 기회가 열려있습니다. 미국은 가까운 미래에 우주탐사의 예산 상황이 나아지는 대로 다시금 활발한 연구를 위한 방문지가 될 수 있을 겁니다. 일본, 중국, 인도도 연구를 목적으로 충분히 협력할 수 있는 대상들이고요. 다른 나라의 우주탐사 미션들에 참여하며 경험을 쌓고 지식도 인맥도 많이 늘려가면 좋겠습니다. 이 모든 것이 연구의 자산이 될 것입니다.

해본 적 없는 일에 도전한다는 것의 장점은 겁 없이 시작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적절한 시스템과 적당한 인력을 확보할 수 있는지를 꼭 파악하시길 추천합니다. 프로젝트는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므로 적절하게 보조할 팀워크와 기본 시스템이 잘 구성되어 있어야 안정적으로 진행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들이 미래 한국의 행성과학자가 될 수 있도록 저는 국내의 연구자분들과 협력해서 열심히 그 연구 환경을 만들어 가고자 노력하고 있겠습니다.

김민재 리포터
minjae.gaspar.kim@gmail.com
저작권자 2025-06-27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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