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타임즈 로고

  • 과학기술인
  • 인터뷰
인터뷰
조행만 객원기자
2005-07-20

"공대생 교육혁신에 중점두겠다" 임승순 전국공과대학장협의회장

  • 콘텐츠 폰트 사이즈 조절

    글자크기 설정

  • 프린트출력하기

최근 전국공과대학장협의회는 한국기술센터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2005년 전국공과대학장협의회 정기총회에서 임승순 한양대 공과대학장(56)을 회장으로 선출, 새 지도부를 구성했다. 신임 임 회장은 한양대에서 섬유공학을 전공한 이후 지금까지 줄곧 모교에서 공학자의 외길을 걸어왔다.

협회장의 임기가 1년의 짧은 기간이지만 전국 공과대학에 만연한 이공계 기피현상, 공대의 위상정립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적한 시점이라 임 회장에게 거는 기대는 자못 클 수밖에 없다. 지난 6월 인수인계를 마치고 조만간에 운영위원회 소집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갈 임 회장을 한양대 공대학장실에서 만났다.

[편집자 註]


▲ 이공계 기피현상 등 공과대학이 처한 현실이 매우 어렵다. 취임 소감은?


개인적인 능력보다는 한양공대 학장이라는 사실이 나를 협회장에 오르게 한 것 같다. 과거에 전임 회장이 활동을 많이 했기 때문에 그 연장선상에서 공과대학이 전국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자 한다.


▲ 공과대학이 갖고 있는 문제가 많은데 학생들에 관련된 문제는 무엇인가?


내가 생각하기에 현재 공과대학의 문제는 비단 대학만의 문제가 아니라 초·중·고 교육이 매우 잘못돼 있기 때문에 그렇게 됐다고 본다. 일례로, 이번에 한양공대에서 수강 신청 전에 수학능력을 체크하는 Placement Test를 실시했는데 극히 저조한 성적이 나왔다.

내가 보기에 과연 이 학생들이 앞으로 공학교육을 받을 자격이 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의 결과가 나왔다. 이는 중고등학교에서 배우고 와야 할 것을 안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초중고에서 수학과 과학교육에 더욱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7차 교육과정을 보면 수학과 과학교육시간은 줄어들고 있다. 그러나 교육부는 아직도 문제가 없다고 말하고 있는데 이는 매우 잘못된 견해다.


▲ 공대교수와 관련된 문제가 있다면?


공대의 문제점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교수들로부터 비롯된 점도 많다. 예를 들면 공대 교수들의 평판을 SCI 논문에 의존하는 현상은 대표적인 문제점이다. 이로 인해 공대교수들이 연구나 교육이라는 본연의 임무보다는 논문 쓰는 데만 신경을 쓰는 경우가 허다하다. 아울러 교수들이 외국에서 학위 받고 와서 바로 강의에 뛰어드니까 현장 감각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은 점도 큰 문제다. 향후 이런 점들이 개선되지 않으면 안 된다.


▲ 과학과 공학의 학문적 경계가 애매모호하다는 지적이 있는데?


엄밀하게 말하면 이런 현상은 오히려 바람직한 것이다. 일례로, 과거에 물리나 화학에서 사용하는 용어는 완전히 달랐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다시 말해 물리학자가 노벨화학상을 받을 수 있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이는 결국, 어느 한 가지만 갖고는 안 된다는 점을 의미한다. 대학에 가보면 공대나 자연과학대가 같이 있는 이유는 상호간에 CO-WORK가 잘 되라고 같이 있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이런 CO-WORK가 잘 되지 않고 있다. 이는 학자들의 권위의식, 연구비 문제 등 다양한 원인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연구비를 지급할 때, 각 교수들에게 재량권을 주어서 과학과 공학 간의 CO-WORK를 확대하는 방안을 연구 중이다.


▲ 무엇보다도 이공계 기피현상이 가장 큰 공대가 해결해야 할 현안이라는 시각이 많다. 교수님의 견해는?


흔한 이야기가 됐지만 현재 인문계를 전공한 사람들의 연봉은 3천만원 정도 된다. 하지만 공대생들은 그 정도가 되지 않는다. 누가 고생해서 이공계를 전공하겠는가? 더군다나 이공계 출신들은 대기업에서 인문계 출신자보다 오래 버티고 있기도 어렵다. 여기에다 기업 CEO들도 기술자를 우습게 보는 뿌리 깊은 사고방식을 버리지 않은 경우가 많다.

그들은 기술이 부족하면 기술자를 해외에서 사오는 방법을 더 선호한다. 전문경영인 가운데는 자신의 업적 때문에 이런 방법을 더 선호한다. 첨단산업은 기존산업의 안정적인 성장 속에서 발전할 수 있는 것이며 그러기 위해서는 기술자들이 홀대 받아서는 안 된다. 불행하게도 우리나라는 아직도 그렇지 못하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남을 인정하는 문화가 아쉽다.


▲ 과학과 국회의 만남에서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


지금까지 과학기술자들이 국회에 들어간 일이 거의 없는 것 같다. 그러다 보니까 항상 과학자들은 홀대 받는 위치를 벗어나지 못했다. 연구라는 중요한 임무를 수행하다보니까 정작 정치력을 기르지 못해서 제 목소리를 못낸 것 같다. 이런 관점에서 이번에 과학문화재단이 좋은 기회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이 운동을 확산시키려면 홍보가 중요하다. 아직 구체적인 역할에 대한 아이디어는 갖지 못했지만 이런 만남에서 중요한 것은 만남 자체보다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라고 생각한다. 향후 우리 전국공과대학장협의회도 좋은 역할을 하도록 노력하겠다.


▲ 재임 중 가장 역점을 둘 계획은?


지난 6월에 인수인계를 받은 상황이라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세우지 못했다. 그러나 향후 나는 몇 가지 면에서 중점을 둘 복안을 갖고 있다. 첫째는 공대생들에 대한 교육문제에 더욱 신경을 쓸 계획이다. 여기에 역점을 두고 정부와 협의를 해나갈 방침이다. 둘째는 공과대학이 할 수 있는 매뉴팩츄어링을 전국적으로 확대시킬 계획이다. 일본의 경우, 정부에서 자금을 대서 학생들이 실제로 주민들과 연계해서 제품을 만들어내는 교육프로그램을 갖고 있다. 이것이 바로 매뉴팩츄어링이다.

창조성이 풍부한 기술자 양성을 위해 매우 바람직한 교육이라 생각한다. 또 외국의 경우, 연구비를 지급할 때 하나의 과제에 여러 대학에 동시 지급을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그런 일이 전혀 없다. 이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수렴하는 데 매우 유용한 방법이다. 따라서 앞으로 우리나라도 이렇게 되도록 만들어 가고 싶다.



[임승순 회장 약력]


72년 한양대 섬유공학과 졸업

75년 동경공대 대학원 석사

78년 동경공대 대학원 공학박사

82년- 현재 한양대 공대 교수 재임

2004년 7월 산업과학연구소장 역임

2004년 8월-현재 한양공대 학장 재임

2005년 6월 전국공과대학장협의회장 취임

조행만 객원기자
chohang2@empal.com
저작권자 2005-07-20 ⓒ ScienceTimes

태그(Tag)

관련기사

목록으로
연재 보러가기 사이언스 타임즈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주제의 이야기들을 확인해보세요!

인기 뉴스 TOP 10

속보 뉴스

ADD : 06130 서울특별시 강남구 테헤란로7길 22, 4~5층(역삼동, 과학기술회관 2관) 한국과학창의재단
TEL : (02)555 - 0701 / 시스템 문의 : (02) 6671 - 9304 / FAX : (02)555 - 2355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서울아00340 / 등록일 : 2007년 3월 26일 / 발행인 : 정우성 / 편집인 : 윤승재 / 청소년보호책임자 : 윤승재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 운영하는 모든 사이트의 콘텐츠는 저작권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사이언스타임즈는 과학기술진흥기금 및 복권기금의 지원으로 우리나라의 과학기술 발전과 사회적 가치 증진에 기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