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적으로 회사를 경영하고 있는 이공계 학생 창업가들은 어떤 목표 의식을 가지고 도전했을까? 학생 창업가들은 구체적인 기술적 성과를 창업과 기업 활동의 목표로 삼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전국의 3D 데이터를 신뢰성 있게 구축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저희 회사 제품이라면 믿고 쓸 수 있다는 오픈 플랫폼을 만들고 싶습니다.”

자율주행차량용 정밀(HD·High Definition) 지도 장비 및 시스템 등의 개발 업체 박일석 대표는 창업 때부터 지켜온 초심을 밝혔다. 연세대학교 토목공학과 박사과정 중인 2017년 창업했다.
연구 개발을 마음껏 하고 싶어 창업한 박 대표는 지도 관련 측량을 전공하여 업계 사정에 밝은 편이었다. 특히, 기존의 정밀 지도가 해외에서 고가의 장비를 수입하고 프로그램을 구입해 일일이 노동력을 투입해야하는 방식이어서 자동화, 국산화가 필요한 상태인 것에 주목했다.

자율주행차량용 정밀 지도는 운전자의 제어 없이 자동차 스스로 인식하고 대처해야 한다. 이 때문에 현재 사용되는 내비게이션보다 휠씬 자세해야 하며 이를 위한 보다 높은 기술이 요구된다. 도로 상태와 차선 정보, 신호등 같은 도로 환경뿐만 아니라, 매 순간 변화하는 각종 도로 상황까지 실시간 데이터에 입력, 활용, 업데이트해야 하는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정밀 지도를 만드는 이동형측량시스템(MMS)이 3차원(3D) 도로 환경 정보를 제공하면, 이동형 측량시스템의 위성항법장치나 카메라 등이 각각 다르게 받아들인 이미지를 보정 알고리즘으로 후처리해 하나의 지도로 완성시켜야 하는 것이다.
이 같은 정밀 지도를 제작하기 위해 업체는 장비를 만드는 하드웨어 파트, 후처리 솔루션을 만드는 소프트웨어 파트, 웹 기반에 뿌리는 SI 파트로 나눠 개발을 진행했다. 그리고, 장비 비용을 현저히 낮춘 ‘거리뷰 이동형 측량 시스템(sMMS)’을 개발했다.
박 대표가 차린 이 회사는 2017년 창업선도대학사업 기술 스카우터 프로그램 선정 및 우수 기업상을 수상하고, 일자리중심대학 선정 및 "우수기업으로 선정돼 창업한 뒤, SKT MMS 개발 및 시범지역 HD map 구축 사업"과 신용보증기금 4.0 Start-up에 선정되었으며, ‘대한민국 우수특허대상’을 수상하는 등 그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높은 기술력의 비결은 뭘까?
“저희는 지도에서 한 치도 벗어난 적이 없습니다”라고 박 대표는 단호히 말했다. 박 대표는 사업 모델을 늘리고 사업을 다각화하고 그에 따라 자신들의 역량이 분산되면, 그만큼 보다 싸고 정확한 정밀 지도에 대한 기술 개발이 늦어질 수 있다는 생각에 “초심을 지켜 왔다”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기업의 외형적 확산보다 기술력 향상이 목적이 되어 성공하는 창업 사례는 쉽게 찾을 수 있다.
“전공에 대한 갈증으로 박사 과정에 입학했고, 자유롭게 아이템을 개발하고 싶어 창업했습니다. 그리고, AR와 VR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시도했습니다.”(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내 1호자회사의 창업자 전지혜 대표)
“자원화되지 못하는 젖소의 초유 성분을 활용하고 싶었습니다. 축산학과 4명이 밤을 새우며 연구했고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초유 가공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포브스에서 발표한 아시아 30세 이하 리더 30인에 선정된 곽태일 대표)
외형적 성장이란 목표보다 첨단 기술적 성과를 목표로 도전하고 노력하는 학생 창업가들의 너무도 당연한 성공을 응원한다.
- 김애영 객원기자
- 72ayk@hanmail.net
- 저작권자 2020-09-09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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