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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5-27

열정으로 뭉친 과학동아리 - 대천중학교 뉴턴반 이상규 대천중학교 과학동아리 뉴턴반 지도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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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청소년과학탐구반과 인연을 맺은 것은 2000년, 대천여자중학교에 근무할 때이다. 누군가에 의해 나도 모르게 청소년 과학 탐구반에 지역책임자로 가입이 되어있었다. 아마도 도교육청에 근무하시는 분이 추천을 해주신 것 같다. 우연히 시작하게 된 것이었지만, 그것이 인연이 되어 지금껏 활동하고 있다.


처음에는 청소년 과학 탐구반에서 하는 사업이 무엇인지 잘 몰라 학생들과 사이버공간을 이용해서 수업시간에 질문하기 어려운 것들 또는 주변에서 일어나는 학생들의 이야기, 디지털 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공유하는 것 정도로만 사용했었다. 여학생들이라 그런지 몰라도 꽤 많이 참여했고 활동했던 것 같다.


그러나 다음해인 2001년이 되자 더 이상 이런 소극적인 활동만으로는 과학반 본연의 정신을 살리지 못할 듯 싶어, 심기일전하여 학생들과 함께 청소년과학탐구과제에 응모해 보기로 하였다. 우선 과학탐구과제에 관심 있는 학생들을 선발하기 위해 YSC대천여자중학교 뉴턴반 홈페이지를 통해 자원자를 공모하였다.


이 때 우리가 저지른 실수는 지원자격을 과학에 대한 흥미와 과학적 소양이 조금 갖추어진 사람으로 한정하였다는 것이다. 스스로 과학적 흥미와 소양을 지녔다고 생각하는 학생들이 매우 적었기 때문에 지원자가 거의 없었고, 결국 1차 공모는 실패로 돌아갔다. 학생들이 공모 내용만을 보고 과학반의 활동 내용을 너무 어렵게 생각했던 것 같다. 고민 끝에 수업시간을 활용해서 홍보하기로 하였고 그 결과 10명의 학생들을 모집할 수가 있었다.


이제 팀이 꾸려졌고 무엇을 연구해야 할지를 결정하는 일만이 남았다. 학생들과 논의 끝에 식물의 활동전위(action potential)에 관한 것을 탐구해 보기로 하였다. 미모사(mimosa)라는 식물은 잎을 건드리면 무엇이 그리 수줍은지 잎들이 차례차례 접히는 것이 신기했다. 이 현상에 의문을 품고 학생들과 함께 문헌을 찾아보았더니 식물의 활동전위 때문에 이런 현상이 일어난다는 설명을 보게 되었다. 이 설명은 우리에게 오히려 더 많은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촉매가 되었다. 활동전위의 형성 메커니즘은 어떻께 될까, 이때 일어나는 전위차는 얼마나 될까, 미세전류를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등등 말이다. 이제 우리의 연구주제는 미모사를 비롯한 식물의 활동전류에 맞춰졌다.


과제를 수행하면서 난제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회로를 구성하는 일, 원하는 부품을 구입하는 일 등 전문지식이 부족한 우리로는 시작부터 난감할 수 밖에 없었다. 학생들과 시간을 내서 공주대학교로, 대천대학(지금은 아주자동차대학으로 교명 변경)으로 교수님들을 찾아뵈었고, 한 가지씩 문제가 해결될 때마다 그 성취감이란 이루 말할 수 없이 컸던 것을 지금도 기억하고 있다. 그 결과 미세한 활동전류를 정량적으로 측정하지는 못했지만, 미모사에 자극을 주었을 때 전류가 흐르는 것을 LED를 통해 순차적으로 점등되는 것을 통해 확인함으로써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었다.


2001년의 성과에 용기를 얻어 2002년에는 맴돌이 전류(eddy current, 도체의 내부에서 국부적으로 소용돌이 모양으로 닫힌 통로를 흐르는 전류)에 대한 연구를 기획했다. 그 결과 맴돌이 전류의 세기를 측정할 수 있는 실험기구로 활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맴돌이 전류에 대해 수업할 때 수업의 내용을 보충하는 시각화 교수-학습 자료로 활용할 수 있었다. 또한 자기 부상의 원리를 이해할 수 있는 실험기구로 활용하거나 금속판에 발생하는 순간전류를 이용하여 재미있는 과학실험 놀이를 할 수 있었으며, 맴돌이 전류의 크기뿐만 아니라 금속의 종류, 흠 등을 찾을 수 있는 기구로 응용활용이 가능한 기초 자료를 제공하는 성과를 얻을 수 있었다.


그렇게 해서 3년 동안 대천여중에서의 과학 동아리 활동을 마치고 대천중학교로 전근을 오게 되었다. 대천중학교는 전체 32학급으로 지방중소도시에서는 비교적 큰 학교에 속한다. 과학반은 오래전에 조직되어 있었지만 활동은 그다지 활발하지 못했다. 기존의 과학반은 그대로 유지하고, 새로운 과학동아리 뉴턴반을 다시 조직하였다. 물론 청소년 과학 탐구반(http://crc.scienceall.com/)에서 운영하는 우리과학반에 커뮤니티를 개설하여 과학 동아리 모집공고를 내고 학생들을 모집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여학생들에 비해 관심도 많고 지원자도 많아 선발하는데 어려움이 많았다. 많은 학생들이 지원하였지만 과학에 대한 기초 소양, 성실성 등 엄격한 선발과정을 거쳐 10명을 선발하였다.


새로이 시작된 대천중학교 뉴턴반에서는 본격적으로 온라인과학탐구과제와 청소년과학탐구과제에 도전해보기로 하였다. 10명의 학생들을 두 분야로 나눈 다음 역할분담을 통해 시간을 최대한 절약하였다. 온라인과학탐구대회는 처음 도전해보는 것이었고 안타깝게도 시험과 중복되는 관계로 아쉬움이 많이 남았지만 우리조상들의 생활용품 중에는 과학적 원리를 바탕으로 한 것들이 많았고 조상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다음 도전 대상인 청소년과학탐구대회에서는 코스모스의 유전에 관한 것을 주제로 잡아봤다. 하우스를 설치하고 상토를 사다가 코스모스 씨를 구입하여 기르는 일, 거르지 않고 물을 주는 일 등 어느 것 하나 쉬운 것이 없었다. 일요일에도 거의 매일 하우스에서 이것저것 살펴보는 것이 하루 일과였다. 그러나 노력은 결실로 돌아오는 법, 우리는 이 연구에 대한 결과로 2004년도 과학탐구과제 발표대회에서 중학교부 최우수연구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얻게 되었다. 그간의 힘들고 어려웠던 과정들이 앞으로 학생들이 과학자의 꿈을 키우는데 소중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 기대하여 본다.


그동안 몇 년 동안 활동하면서 느낀 점을 적어보면 첫째, 주로 과학반 학생들이 3학년으로 구성이 되어 있는 관계로 입시와 맞물려 시간을 내기가 무척 힘들었다. 내신만으로 고등학교에 가는 것이 아니고 선발고사와 병행하여 고입선발과정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시험에 대한 부담을 배제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둘째, 학생들에 대한 인센티브가 너무 적었다. 물론 최우수연구상을 수상하면 해외과학축전 참가 특전이 주어진다고는 하지만, 쉽지 않은 일이고 보니 소수에게 돌아가는 상금이나 과학축전 참가보다는 고등학교 입학에 인센티브를 주는 것이 과학반을 활성화시키는 요인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셋째, 교사들에 대한 보상이 필요하다. 학생들과 들로 산으로 실험실로 다니며 주말까지도 반납한다는 것은, 단순히 교사의 열정만으로는 부족하다. 해외 연수기회나 지도교사 연구논문대회 같은 것을 통해 승진에 필요한 도움을 준다면 활동에 좀더 자극제가 되지 않을까 싶다.


작년의 학생들은 졸업하고 금년에도 새로 학생들을 모집하여 물수제비의 현상을 과학적으로 접근하는 것을 통해 다시 한 번 탐구과제에 도전해 보려고 한다. 쉽지는 않겠지만, 그간의 노하우가 있으니 열심히 한다면 다시 한 번 좋은 결과가 있으리라 생각한다. 대천중학교 과학 동아리 뉴턴반 파이팅!!!

저작권자 2005-05-27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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