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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근 객원편집위원
2005-05-22

“생명과학자는 공동체 정신 있어야” 가지로 요시토 일본 교토대학 의학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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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에 대한 연구가 치열한 경쟁에 휘말릴 것으로 생각한다. 중요한 것은 학자들간의 협력이다. 학자들간의 교류와 또 친밀감(friendship)이 없으면 생명과학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은 그들의 본래 목적인 진리(truth)에 도달하기 어렵다”


가지로 요시토(上代淑仁) 박사는 생화학분야에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석학이다. 한국학자들과의 친분도 매우 돈독하다. 현재, 일본의 명문 교토(京都) 대학의 의학대학원에서 특임(特任) 교수로 생화학을 가르치고 있다. 그리고 50년 동안 생화학분야를 가르쳐 왔으며 모교인 도쿄(東京) 대학의 명예교수로도 재직하고 있다.


가지로 박사는 지난 19일과 20일 양일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05년도 한국생화학분자생물학회 제62차 연례학술대회(The 62nd KSBMB Annual Meeting in 2005)'에 특별 초청연사로 참석했다.


‘GTP-binding proteins'라는 강연을 한 가지로 박사는 사이언스타임즈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생명공학은 인체와 관련된 만큼 과도한 경쟁보다는 학자들간의 협력이 필요하고 과학공동체(scientific community)정신을 고양(高揚)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생명공학연구에 모든 것을 바쳐온 가지로 박사는 “학생들에게 중요한 것은 연구에 대한 흥미(excitement)을 갖는 일이며 교수는 학생들에게 사회에 대한 헌신과 봉사를 가르치는 일이 교육자가 할 일”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는 제자를 거느리고 있는 과학자도 예외일 수는 없다”며 교육자와 과학자가 추구해야 할 올바른 사도상(師道像)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가지로 박사는 단백질의 생합성(生合成) 연구에 오랫동안 매달려 왔고 이 분야에서 세계적인 권위자다. 특히 세포의 성장, 변이, 그리고 발암(發癌) 과정에 대한 전반적인 메카니즘 연구에 탁월한 업적을 남기고 있다. 그는 또 의학연구기관인 HMRO의 소장이기도 하다.


▲ 생화학분야에 관여한 지는 얼마나 되나.

“아마 50년이 되는 것 같다. 1954년 동경대학에서 의학과를 졸업했다. 그리고 나서 어느 병원에서 1년동안 인턴쉽 과저을 밟았다. 그후 줄 곧 생화학 분야에만 매달렸다. 교수로 있을 때나 연구소에 있을 때나 내가 연구한 것은 생화학뿐이다.


단백질 생합성의 메카니즘에 대한 연구를 많이 했으며 세포의 성장과 변이, 그리고 발암과의 관계가 어떻게 진전되는 지에 대한 연구를 했다. 현대의학이 풀기 어려운 숙제로 남아 있는 암은 세포의 이상적인 변이에 의한 것이다. 이러한 메카니즘을 이해하면 암에 대한 난제도 조금씩 풀릴 것이라고 생각한다.”


▲ 생명과학연구에 대해 특별한 신념이 있는가.

“특별한 신념이나 철학이라기보다 나는 학생들에게 맡은바 임무인 공부를 열심히 하라고 가르친다. 생명과학은 실험실에서의 연구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실험실에 매달리라고 가르친다. 그리고 무엇보다 열정과 흥미를 갖고 연구에 임하라고 이야기 한다. 중요한 부분이다. 특히 과학자는 자기 연구 분야에 흥미를 가져야만 훌륭한 업적을 이룰 수 있고 성공할 수 있다.


그리고 학생들에게 사회를 위해 공헌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하면서 공부해야 하고 책임감을 느끼면서 공부하라고 강조한다. 사회에 대한 헌신이나 책임감 없이 하는 과학이나 학문은 별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나는 과학자로서 같은 분야를 연구하는 과학자들과 친밀감(friendship)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연구하는 생명공학분야에서는 경쟁으로 나갈 것이 아니라 협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과학적공동체(scientific community) 정신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왜 경쟁을 하지 않는가라는 질문에) 우리가 추구하는 생명과학에서는 경쟁을 통한 돈벌이보다 진리(truth)에 도달하는 일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인간의 생명과 직결돼 있기 때문이다. 내가 말하는 진리는 인간의 생명을 사랑하고 보존하는 일이다. 내가 학생들에게 사회에 대한 헌신을 강조하고 과학자들간의 friendship을 강조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이것이 나의 신념이다.”


▲ 최근 한국은 배아줄기세포 연구에 기대감이 큰데.

“줄기세포연구는 의학에서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그 연구에 의해 생기는 생산물(reproduction)은 손상된 인간의 각종 장기(臟器)나 많은 불치병에도 도움을 줄 것이다. 임상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연구라고 생각한다. 배아줄기세포는 난자에서 나온 줄기세포다.


줄기세포에 많은 지식은 없다. 그러나 우리 연구소에도 아주 젊은 학자가 줄기세포를 연구하고 있다. 상당히 재미있게 관찰했다. 그리고 이야기도 많이 들었다. 아주 활발한 것은 아니지만 일본에서도 이러한 연구가 여러 연구소에서 진행되고 있다.”


▲ 생명과학 연구는 다른 과학보다 저항을 많이 받는데...

“종교적인 영향이 크다고 생각한다. 일본에서는 줄기세포와 같은 생명과학연구에 아무런 제약이 없다. 아시아에서는 별로 없고 미국이나 유럽이 많다고 생각한다. 특히 미국이 강한 것으로 알고 있다.


나의 견해로는, 의학은 기본적으로 인간의 건강과 행복을 증진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과학이다. 그래서 때로는 인간의 안전과 생명을 위해서는 종교(종류에 따라 주장하는 바가 다르겠지만)를 넘어서야(overcome) 한다. 인간은 의학이라는 기술을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의학의 궁극적인 목표가 그것이다.


나는 원래 의과대학을 졸업했다. 의학은 병들어 좌절에 빠진 환자들에게 희망을 주는 일을 해야 한다. 과학을 통해 이러한 의학을 발전시킬 수 있다면 환영할 만한 일이 아닌가.”


▲ 자녀관계는, 건강유지는?

“ 학문적 자녀를 이야기하는가? (아니라는 대답에) 딸이 2명 있다. 둘다 과학과는 전혀 관계없는 직종에서 근무하고 있다. 20년 전 집사람이 암으로 죽었다. 그 이후 나는 모든 것을 바쳐 생화학연구에만 투자했다. (웃으면서) 생화학과 재혼한 셈이다. 생화학은 내 인생의 전부며 나의 집사람이다.


특별한 건강유지법도 없고 특별한 취미도 없다. 생화학연구에 매달리고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이 나에게 맞는 건강유지법인 것 같다. 나는 연구와 교육에 보람을 느끼고 있고, 보람이야말로 건강을 유지하는 중요한 방법인 것 같다.”

김형근 객원편집위원
저작권자 2005-05-22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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