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대한민국 지식재산대전’이 지난 6일부터 9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진행됐다. ‘대한민국 발명특허대전’과 ‘서울국제발명전시회’, ‘상표‧디자인권전’이 함께 열린 이번 행사에서는 일상 속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아이디어와 기술을 연결시킨 발명품들이 대거 전시됐다.
아이디어+기술, 발명품 대거 전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올해 대한민국 발명특허대전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한 블루투스 커뮤니케이션 디바이스 ‘Ahead’였다. 이는 소리를 진동으로 바꾸는 ‘진동자 기술’을 이용한 것으로, 어떤 헬멧이든 부착만 하면 블루투스로 핸드폰과 연결되어 통화나 음악 감상이 가능하다.
‘Ahead’를 개발한 (주)아날로그플러스 박재홍 대표는 동계스포츠 마니아였다. 그는 스키나 스노보드를 탈 때 핸드폰 통화가 어렵고, 또 통화할 때마다 장갑을 벗어야 한다는 불편을 느꼈다. 박 대표는 이를 해결할 방법을 고민하다가 아이디어를 냈다.
당시 삼성전자에 근무하고 있건 박 대표는 사내공모전인 C랩에 아이디어를 출품했고, 이를 바탕으로 독립해 창업까지 하게 됐다.
박 대표가 보기에 ‘Ahead’는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 기존의 스마트 헬멧에 비해 저렴한데다 탈부착이 가능하다는 것. 그는 “동계스포츠 뿐 아니라 자전거, 스쿠터 등 모든 용도의 헬멧이 스마트화 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또 사운드의 퀄리티도 고가의 스마트 헬멧에 뒤처지지 않는다. 박 대표는 “진동자라는 소자를 활용해 소리를 헬멧 안쪽으로 전달하는데, 헬멧이 둥글기 때문에 소리가 모아지는 원리가 있어 스테레오 스피커와 같은 사운드 퀄리티를 낼 수 있다”며 “빔포밍 기술과 노이즈캔슬 기술을 더한 ‘보이스 캡쳐’ 기술을 통해 보다 선명한 소리로 원활하게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도록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게다가 기존 이어폰과 달리 귀를 차단하지 않고 헬멧을 통해 통화를 할 수 있기 때문에 보다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 여기에 무전기 기능과 같은 그룹 커뮤니케이션도 가능하기에 헬멧을 쓰고 일을 하는 시끄러운 공사 현장에서도 활용할 수도 있다는 것이 박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현재는 고속주행 시 바람소리가 들어와 잡음이 심했던 점을 보완하기 위해 진동소자의 스펙을 높이고 외장마이크를 설치하는 등 이륜차 운전자를 위한 2세대 Ahead를 개발 중”이라며 “앞으로도 아이디어와 기술을 접목해 생활 속 불편을 해결하는 제품 개발을 계속하고 싶다”고 밝혔다.
일상 속 불편을 아이디어로 해결해
한편 부모들의 근심걱정을 해결해주는 발명품도 인기를 모았다. 바로 ‘유모차용 에어클린 에어컨’이었다.
이는 유모차 내부로 유입된 오염된 공기의 미세먼지나 유해가스를 흡착, 제거하는 장치다. 뿐만 아니라 여름에는 시원한 바람이, 겨울에는 따뜻한 바람이 나오기 때문에 4계절 모두 아이들이 안전하게 야외활동을 즐길 수 있다.
이를 개발한 (주)에이프로템의 김선수 기술고문은 “원래 자동차용 소형냉장고를 만드는 제조업을 하면서 관련 기술을 갖고 있었다. 그런데 국경없는 의사회 후원회원으로 의사들이 에볼라 바이러스를 치료할 때 너무 무거운 방호복을 입고 더위와 싸우는 모습을 보면서 해당 기술을 그쪽으로 활용해 보려고 했다”고 말했다.
김 고문은 “그러다 요즘 미세먼지가 워낙 극성이라 유해환경에 취약한 아이들을 위한 제품으로 시선을 돌리게 됐다“며 “특히 유해한 공기들은 아래로 가라앉기 때문에 유모차를 타고 있는 아이들에게 더 위험하다. 그래서 미세먼지와 유해가스 흡착도가 뛰어난 필터를 개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 고문은 이를 위해 수많은 연구를 거듭했고, 결국 열전반도체의 냉온효율을 최대화하는 응용기술과 미세먼지와 유해가스 흡착 필터 기술을 합쳐 ‘영유아를 위한 유모차용 냉난방 및 공기정화장치’를 개발했다.
이 공기정화장치는 암모니아, 아세트산, 벤젠 등 유해가스 7종을 차단하는 탈취능력이 있다. 여과재, 분진 등 미세먼지 포집효율은 식약처 검사 결과 KF94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뿐만 아니라 유모차 곳곳에 센서를 장치하여 내부공기의 상태를 측정하고, 이를 핸드폰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스마트기술까지 활용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강대혁 대표이사와 창업까지 하게 됐다는 김 고문은 “기계공학 전공으로 열역학과 유체역학을 배운 이론적 토대에 제조업을 했던 경험이 발명에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청각장애인 택시운전사, 새로운 직업군 창출
이처럼 기발한 아이디어와 발명기술들이 창업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런데 우수기술로 아예 새로운 직업군을 만들어낸 스타트업도 있어서 눈길을 끌었다. 소셜 벤처 ‘코엑터스’의 청각장애인 택시 운전사 지원 어플리케이션 ‘고요한 택시’가 그것이다.
청각장애인 기사가 운행하는 고요한 택시에 탑승하면 태블릿PC를 이용해 목적지와 하차지점 등을 소통할 수 있다.
코엑터스 이준호 전략팀장은 “원래 청각장애인들은 승객들과의 소통이 어려워 택시 운전사라는 직업을 가질 수 없었는데, 이번 앱 개발로 인해 경기도에 6명, 서울에 4명의 청각장애인이 택시 운전이라는 일에 종사하게 됐다”며 “취업에 한계가 있던 장애인들을 위해 새로운 직업군을 창출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 아이템은 사회적 가치를 비즈니스로 실현하는 글로벌 창업동아리 ‘인엑터스’에서 시작됐고, 그 아이디어로 동국대 인엑터스 출신인 송민표 대표가 코엑터스를 창업하게 됐다.
코엑터스는 앞으로도 고요한 택시 이용객들의 불편사항 등 의견을 모아서 어플리케이션을 계속 업데이트, 승객들이 더 편리하게 청각장애인 운전 택시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 김순강 객원기자
- pureriver@hanmail.net
- 저작권자 2018-12-11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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