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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박솔 객원기자
2016-09-27

딱딱한 과학책, 읽지말고 듣자 팟캐스트 '과학책 읽어주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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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우리나라 성인의 연 평균 독서량은 9권이었다고 한다. 한 달에 한 권도 읽지 않았다는 얘기다. 그 중 과학책은 몇 권이나 될까? 서점가에서 과학 분야만큼 베스트셀러가 안 바뀌는 분야도 없다.

이렇게 잘 읽지 않는다는 과학책을 누가 읽어준다면 어떨까. 지난 3월 등장한 팟캐스트 <과학책 읽어주는 남자>의 이야기다.

도대체 과학책을 읽어주는 사람은 누구일지 궁금했다. 하지만 과학책 읽어주는 남자는 그 모습을 드러내길 꺼렸다. <과학책 읽어주는 남자>는 과학책과 그 내용에 집중하기 위한 팟캐스트인 만큼 읽어주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로 듣는 이를 방해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인터뷰도 오로지 서면으로만 진행했다.

팟캐스트 '과학책 읽어주는 남자'가 탄생하는 공간이다.
팟캐스트 '과학책 읽어주는 남자'가 탄생하는 공간이다. ⓒ 과학책 읽어주는 남자

"과학책 읽는다는 건 배우고 암기하기 보다 과학적 사고를 나누는 것"

그가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인지, 과학을 공부한 사람인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건 그가 과학책을 읽게된 이유다. 그가 말하는 과학책이란 과학에 대한 전문서적이 아닌 “과학적 사고로 세상을 바라보는 방법론이 담긴 책”이다. 그는 “주장과 근거의 사유 과정”을 느끼기 위해 과학책을 읽는다고 말한다. 이같은 사고 방식은 과학을 공부했든 아니든 모든 사람에게 필요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차이점을 나누는 일에는 끝이 없어요. 행복한 사회는 가장 합리적인 생각의 방식을 공유함으로써 이뤄지고 유지될 수 있습니다. 과학적 사고는 진리가 아니라는 걸 최대 가치로 두고 있어요. 현재까지의 결과론이 언제든 더 합리적인 해답으로 대체될 수 있고, 지속적으로 다채로운 검증을 받을 수 있는 것, 이게 바로 우리에게 필요한 합리적인 생각의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과학책 읽어주는 남자는 사람들이 과학책을 읽는 태도를 바꿔야 한다고 지적한다. 그 동안은 대다수가 과학책을 읽는 건 과학 지식을 배우고 암기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그는 사실 과학책을 읽는다는 건 배우고 암기하기 보다 과학적 사고를 나누는 것이라고 말한다. 만약 사람들이 이런 생각을 가졌다면 지금보다는 과학책이 많이 읽혔을 거라고 말이다.

팟캐스트 "과학책 읽어주는 남자"의 로고
팟캐스트 "과학책 읽어주는 남자"의 로고 ⓒ 과학책 읽어주는 남자

책 '읽기'가 아닌 '듣기'의 매력

책에 담긴 과학적 사고에 대해 나누고 싶다고 하면서 팟캐스트 <과학책 읽어주는 남자>는 정작 책에 대해 설명하거나 논의하지 않는다. 제목 그대로 책을 낭독할 뿐이다. 그는 설명하거나 논의하는 것 같은 ‘과학적 방식’으로는 대중과 소통하기 어렵다고 한다.

“팟캐스트 <과학책 읽어주는 남자>가 제공하는 건 '읽기 위한 듣기’입니다. 팟캐스트의 청취자들이 낭독을 들으며 글이 아닌 감각으로 과학을 상상할 수 있길 바랍니다." 청취자들의 상상력을 제한하고 싶지 않다는 것이 그가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있는 또 하나의 이유다. 그는 자신을 '인공지능'으로 생각하는 청취자의 상상력까지도 보장하고 싶다고 말한다.

그는 청취자들이 듣기에서 그치지 않고  스스로 과학책을 읽고 과학적 사고를 해볼 것을 권한다. 과학책은 읽는다고 해서 단번에 이해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또, 과학책은 한 번 들었다고 해서 ‘이미 읽은 책’으로 소모되지 않는다는 게 그 이유다. 그는 청취자들이 팟캐스트 <과학책 읽어주는 남자>를 '과학책을 편하게 만나는 입구'로 이용하길 바란다고 한다.

과학책 읽어주는 남자의 과학책 잘 읽는 법

그는 상상력을 발휘하는 것이 특히 과학책을 읽는 데 있어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상상력을 최대한으로 펼칠 수 있는 방법으로 누군가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듣는 것을 제안한다. 경험(직접 책을 읽는 것)에 근거한 상상은 한계를 가지게 된다. 과학책 읽어주는 남자는 그 경계에 머물게 되면 반박하기보다 받아들이게 되기가 쉽다고 말한다. 종이에 인쇄된 활자로서의 한계를 넘어 자신만의 상상력을 펼칠 때 비로소 새로운 경험을 창조하게 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과학책 읽어주는 남자가 과학책을 읽는 방식에 대해 들어봤다. 그는 사실 자신도 과학책을 읽게 된 게 불과 1년 전이라는 말을 했다. 하지만 그 동안 읽었던 책이 3인용 소파 위에 가득 쌓일 정도라고 한다.

'과학책 읽어주는 남자'가 그 동안 읽었던 과학책을 쌓아놓은 모습
'과학책 읽어주는 남자'가 그 동안 읽었던 과학책을 쌓아놓은 모습 ⓒ 과학책 읽어주는 남자

이처럼 과학책을 질리지 않고 지속적으로 볼 수 있었던 비결로 그는 완독에 대한 공포심을 버린 것을 꼽았다. 먼저 완독하겠다는 부담감을 버리고, 선택적으로 책을 읽어나갈 것을 추천했다. 목차를 살펴보고 그 중 가장 관심이 가는 주제를 먼저 읽어보면, 그 책에 대한 관점이 생기고, 다음 관심 가는 주제가 생길 가능성도 높다고 한다.

과학책 읽어주는 남자는 팟빵(링크), 아이튠즈 스토어(링크)에서무료로 들을 수 있다. 과학책 읽어주는 남자는 페이스북도 운영하고 있다(링크).

박솔 객원기자
solleap91@gmail.com
저작권자 2016-09-27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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