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드는 즐거움에 IT기술의 진보가 더해져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 바로 메이커 운동(Maker Movement)이다. 또 기업이 독점해 오던 생산수단이 오픈 소스로 개인이 활용할 수 있게 되고 누구나 자신의 아이디어를 새로운 상품으로 만들어 비즈니스를 펼칠 수 있게 되면서 메이커 운동은 제조업의 혁신을 이끄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를 더욱 활성화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 바로 ‘2016 무한상상 메이커스 런’이라는 창업경진대회다. 지난 5월부터 100일 동안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모여서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고 시제품을 만들어 보았고, 그 가운데 10팀이 본선대회에 진출해 지난 5일 6팀의 수상작이 가려졌다.
대상, 우산에 부착하는 LED형광 꼭지 ‘빗방울’
대상은 흥tech(테크)의 윤재현 학생(한양대 신소재공학과3)이 ‘빗방울 : 우산 끝 반짝임’이라는 작품으로 수상했다. 윤재현 학생은 비가 오는 날, 운전자가 보행자를 쉽게 식별할 수 있도록 우산에 부착하는 LED형광 꼭지를 만들었다.
“형광물질을 실리콘과 배합해서 1차적으로 빛이 나도록 했고, 그 안에 LED 전구와 사람의 행동을 감지할 수 있는 센서를 넣어서 비가 오는 날 우산을 위로 향해 펼칠 때만 빛이 나도록 했다”고 윤재현 학생은 생산과정을 설명했다.
그가 이런 아이디어를 생각하게 된 계기는 학교에서 창업 관련 교양수업을 들으면서였다. “비 오는 날에는 운전자들의 시야가 좁아져서 보행자들을 쉽게 알아보기 힘든데, 특히 투명비닐우산은 보행자들은 밖이 잘 보여 좋지만, 운전자들은 더 알아보기 어렵기 때문에 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탱탱 볼을 한번 끼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서 착안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우연히 학교 게시판에 올라온 ‘메이커스 런’ 광고를 보고 참여를 결심했는데, 교양수업에서 팀을 이뤄 아이디어를 구체화했던 친구들마저 그런 사소한 아이디어로 대회에 나간다는 건 말도 안 된다는 부정적 반응이었다. 하는 수없이 윤재현 학생은 혼자서 대회에 출전했다.
“다른 팀들은 모두 2~3명이 팀을 이뤄서 나왔는데 저는 혼자라 힘이 많이 들었어요. 형광물질과 실리콘을 배합하는 것도 어려웠지만, 거기에 전기를 넣고 센서를 탑재하는 것도 혼자서는 힘들더군요. 또 나중에 3D프린팅으로 성형까지 해서 지금의 작품이 됐는데, 모델링부터 출력까지 혼자서 이것저것 배워가면서 만들었어요.”
그래서 대상 수상은 상상도 못했다고. 정말 사소한 아이디어처럼 보이지만, 생산비용이 높지 않은데다 실생활에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기 때문에 상용화 가능성이 높이 평가됐다. 현재 ‘메이커스 런’ 본선대회에 진출한 작품들은 모두 특허출원을 냈고, 윤재현 학생의 ‘빗방울’도 특허출원을 마친 상태다.
“아직 학생이라 제품 상용화나 창업까지는 생각해보지 않았지만, 기회가 되는대로 많은 경험을 해볼 생각”이라며 윤재현 학생은 “이번 메이커스 런 대상 수상 상금 5백만원으로 교환학생으로 나가서 견문을 더 넓히고 싶다”고 앞으로 계획을 밝혔다.
우수상, RFID 기술을 이용한 장애인주차장
명진발명의 윤하은 학생(광주 명진고)은 ‘RFID 기술을 이용한 장애인주차장’으로 우수상을 수상했다. 명진고의 강대곤 교사와 팀을 이뤄 메이커스 런에 참여한 윤하은 학생은 “장애인 관련 단체에서 봉사하면서 장애인 시설들에 대해 조사를 한 적 있었는데, 그때 일반인들의 불법 주차로 장애인 주차장이 제대로 사용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고 발명 동기를 설명했다.
일반인들의 불법 주차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던 중에 윤하은 학생의 눈에 들어온 것이 도로 위의 하이패스 시스템이었다. 그래서 장애인 주차장에 RFID 기술을 도입했다. RFID 기술이란 IC칩과 무선을 통해 식품, 동물, 사물 등 다양한 개체의 정보를 관리할 수 있는 인식 기술이다.
“장애인 주차 구역에 2m 가량의 기둥에 차단 바를 세운 후 판독기를 설치하고, 장애인 차량 번호판에 RFID 태그를 부착하게 되면 판독기가 장애인 차량의 태그를 인식해서 차단 바가 올라가 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고 윤하은 학생이 운영시스템을 소개했다.
“태양력이나 풍력 등 친환경 에너지를 이용하면 시설비도 절약할 수 있기 때문에 적은 비용으로 장애인 주차구역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면서 윤하은 학생은 작은 아이디어가 이렇게 쓸모 있게 사용될 수 있다는 것을 이번에 많이 배웠다며 앞으로도 무언가를 만드는 메이커로 열심히 활동하고 싶다고 말했다.
- 김순강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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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6-08-11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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