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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5-28

결과보다 ‘연구자세’가 중요 대한민국 최고 과학기술자상 수상 김규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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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사과정 들어오면 모두들 박사과정까지 하고 졸업해요.”

서울대 약학과 김규원 교수(51)의 제자들이 입을 모아 하는 이야기이다.

학생들은 김 교수의 진지하고 성실한 연구자세와 지도방식을 모두들 본받으려 노력한다. 김 교수의 제자인 박사과정 김우진 씨(32)는 “교수님은 제자들이 행여 실험에 실패했더라도 혼내시기보다, 왜 실패했는지 원인을 학생과 함께 분석해서 다음 실험의 밑거름이 되도록 만들어주신다.”고 말했다.


김우진 씨는 또 “아무리 석사과정 학생의 의견이라도 옳다고 판단되면 수용하시는 교수님의 모습에 학생들은 더 존경심을 갖게 된다.”고 덧붙였다.

올 2월에 박사학위 취득한 정주원 씨(28)도 “교수님은 한 개의 실험을 지도하시더라도 그 실험과 관련된 유관지식까지 가르쳐 주셔서 학생들의 연구에 대한 시각을 넓혀주신다.”며 늘 폭넓은 사고를 강조하시는 교수님의 지도방식을 소개했다.


석사과정 최윤경 씨(25)는 “학부 때 분자생물학에 관심이 많았던 저는 우리 교수님께서 어려운 과목을 너무 이해하기 쉽게 가르쳐 주셔서 교수님 제자가 되기로 결심하고 석과과정에 들어오게 됐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교수님의 이런 연구자세를 중시하는 지도를 기반으로 평일•휴일을 가리지 않고 실험과 연구에 몰두해 있다. 특히 김 교수가 출장 등으로 자리를 비울 때, 서로 경쟁적으로 열심히 연구를 한다고 한다. 실제로 지난 20일 밤11시 연구실을 찾아갔을 때에도, 교수님 제자 18명이 연구하는 실험실은 불이 환하게 켜 있었다.


이처럼 우수한 교수와 열심히 노력하는 학생들의 화합으로, 김 교수는 지난 5년간 90여 편의 논문을 네이쳐 메디슨(Nature Medicine) 등 국내외 저명학술지에 발표했고, 연구실은 현재 ‘과학기술부 국가지정연구실’로 지정돼 있다.


“요즘 학생들, 너무 쉽게 하려는 경향 있다!”


이처럼 우수한 연구자가 되기까지 김 교수는 수없이 힘든 시기를 넘겼다.

미국 박사학위를 할 때 당시 그는 효모(이스트)의 수천 개 유전자 중 한 개의 유전자를 찾는 실험을 했다. 그런데 연구시작한 지 3년간이 지나도 성과가 안나와 매우 지쳐있던 상태였다. 그럼에도 일에 있어 ‘돌부처’란 별명답게 그는 새벽 잠자는 중에도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실험실로 향했다.


그의 지도교수는 실험한 지 3년이 지나자 당시 김 교수에게 실험방향을 바꿔보자고 제안했다. 김 교수는 마지막 기회를 달라며 매달려 최후의 실험(?)을 행했다. 그런데 이 실험이 성공을 했고, 김 교수는 당시 한없이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이때 발견된 ‘YKW’라는 유전자는 김 교수의 이름 약자를 붙여 국제 유전자특허기관에 등재돼 있다. 즉 효모(Yeast)의 Y, ‘규원(KyuWon)’의 대문자 K,W가 그것이다.


이런 실험 경험을 통해 그는 비로서 참된 과학자의 연구자세를 터득했고, 이 자세가 지금의 김 교수를 만들었다. 김 교수는 “요즘 학생들은 어려운 과정을 거치지 않고 쉽게 하려는 경향이 있다.”며 지도학생들에게도 자신의 소중한 경험을 전수해 주기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다.


한편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하버드 의대 암연구실에서 3년간 연구원 생활을 하다가 지난 1987년 국내 B대학교에 분자생물학과 교수로 보직을 받고 귀국했다. 그런데 당시 이 과는 신설학과여서 시설•장비도 부족했고, 같이 연구할 석•박사과정생도 없어 암연구를 한다는 것은 불가능이었다. 그래서 3년간 잠시 다른 연구를 했으나 그래도 암연구가 눈앞에 아른거렸다.


1990년 그는 다시 암연구를 하기로 마음먹고, 비록 열악한 환경에서지만 연구를 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봤다. 김 교수는 “당시 중 암-혈관 관계 연구를 하면 비용도 적게 들고 좋은 유익한 연구 성과도 낼 수 있겠다는 확신이 섰다”고 말한다.


김 교수는 곧바로 달걀 수정란과 달걀부화기를 실험실에 갖다 놓고 연구를 수행했다. 달걀이 수정되면 수정란이 자라면서 혈관이 생기므로 이를 통해 암혈관생성을 연구했다.


그런데 혈관을 관찰하기 위해 그가 직접 수정란을 깨는 순간 '까꿍'하고 병아리가 부화돼 나오기도 하고, 실험도 하기전에 병아리가 태어나 실험실이 온통‘병아리장’이 된 적도 한두 번이 아니었다. ‘삐약삐약’ 소리와 ‘닭에서 나는 향기(?)’ 때문에 동료 교수들은 “이곳이 대학 실험실인지 부화장인지 도무지 모르겠다.”며 농담을 한 적도 많았다.


이렇게 시작된 김 교수의 암 연구는 현재 암세포가 사람 혈관과 신호를 교환하면서, 이 신호를 통해 혈관과 암세포 사이에 새 혈관을 만들어지는 것을 알아냈고, 여기에 관여하는 신체 내 단백질 분자들에 대해 연구를 하고 있다. 지금까지 4년간 연구를 이루어 197종까지 밝혔고, 앞으로 계속 밝혀 혈관생성관련 단백질 모두를 규명할 계획이다.


김 교수는 “우리 몸을 구성하는 100만 여종의 단백질 중 현재 규명된 것은 만여 종이 채 안 되며, 그 중 500종만이 의약으로 다룰 수 있다. 현재까지 개발된 약 성분도 몇 천종에 불과하고, 실제 수많은 약들은 이 약 성분들을 단지 다양하게 조합해서 만든 것.”이라며 그만큼 의약분야는 연구할 게 무궁무진하므로 앞으로도 많은 학생들이 도전하길 바라고 있다.


이런 일련의 연구들로 인해 지난 4월 국내 최고 연구자에게 수여되는 ‘제1회 대한민국 최고 과학기술인상’에서 김 교수가 다른 한 교수와 함께 공동수상자가 됐다.

김 교수는 “받은 상금 3억원으로 제자들과 후배들의 발전을 위해 사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현교 기자>

저작권자 2003-05-28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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