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I(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는 지난해 정부출연연 최초로 자체 브랜드를 선포했으며, 수많은 기관들과 협력을 통해 그 위상을 한층 높였다. 본지는 KISTI의 선장으로 또한 대덕연구단지기관장협의회 회장으로 책임을 다하고 있는 조영화 원장에게 KISTI의 지난해 성과와 새해 비전 등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 주]
지난 한 해 동안 KISTI는 과학기술 R&D 인프라의 체계적 구축을 통한 국가 경쟁력 확보를 목표로 탄탄하고 안정적인 성장을 이뤄냈습니다. 2004년은 KISTI가 보다 적극적이며 역동적인 대 국민 서비스 전문기관으로 재도약 한 해였습니다. 정부출연연구원 최초로 ‘yesKISTI’라는 자체 통합서비스 브랜드를 선포해 연구자들에게 보다 쉽고 친근하게 다가감으로써 고급 지식정보의 확대를 꾀하고, 궁극적으로는 국가 과학기술 수준을 한 단계 높이기 위한 대장정의 첫 삽을 뜬 의미 있는 해였습니다.
국내의 첨단 과학기술 연구자들에게 슈퍼컴퓨팅 자원을 무상 제공해 세계적 연구성과들을 창출하는 것은 물론 과학기술의 차세대 연구개발 환경인 e-Science 구축을 위한 응용연구를 새롭게 시작했으며, 한-중 연구전산망 연동을 기점으로 국제 연구개발정보망인 ‘글로리아드 프로젝트’에도 본격적으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R&D 현장에서 곧바로 활용될 수 있는 고급 과학기술 정보의 광범위한 확보와 서비스, 그리고 나노기술, 바이오인포매틱스를 비롯한 고품격 심층전략 정보 분석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했으며, 이러한 정보들을 연구자들이 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제공받을 수 있는 정보검색시스템 개발에도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또, 남북 합작 프로젝트인 디지털총서 ‘백두산의 자연’을 성공적으로 제작하고 과학기술 백과대전, 과학기술 용어 표준화 등을 추진하여 남북 과학기술정보교류에 중요한 획을 그었으며, 국내·외 백여 개의 연구기관, 지식정보 유통기관, 학술기관 등과 업무협력을 체결하여 국제적인 지식정보인프라 구축기관으로써 더욱 굳건히 자리매김하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국가기술혁신체계(NIS)를 추진하고 있는 참여정부의 정책에도 적극 부응해 과학기술중심사회를 구축하는데 앞장서 왔습니다.
▲ 2005년 새해의 주요 계획은
과학기술 정책과 R&D 그리고 예산까지 종합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과학기술혁신본부가 전격 구성되면서 과학기술계 전반에 ‘혁신의 물결’이 급격히 일고 있습니다.
이러한 물결을 든든하게 뒷받침하는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2005년, KISTI는 다음과 같은 새로운 과제들을 의욕적으로 펼쳐나갈 계획입니다.
첫째, 국가 e-Science 체제 구축에 총력을 기울이겠습니다.
이를 통해 국내외 연구자들이 시간과 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인력과 첨단 장비들을 공동으로 활용하는 새로운 연구 패러다임이 정착될 경우, R&D 시간과 비용의 획기적 절감은 물론 성과의 극대화 등 우리 과학기술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입니다.
둘째, 글로벌 과학기술 협업연구망(GLORIAD)구축을 추진하겠습니다.
한·중·미·러 중심으로 전 세계를 잇는 정보 고속도로 글로리아드망 구축을 통해 세계 최고의 과학자들과 핵융합, 고에너지물리 등 첨단 과학기술분야 협업연구를 함으로써 우리의 과학기술을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릴 것이며, 동시에 대덕연구단지 지역 특화망(SuperSIReN)의 확대 구축으로 국내 연구자들 사이의 원격 협업도 증가시켜 나갈 것입니다.
셋째, 국가 과학기술 종합정보시스템을 구축하겠습니다.
각 기관별로 분산 추진되던 국가 R&D 사업의 기획관리 체계들을 하나로 통합하기 위해 참여정부가 적극 추진하고 있는 ‘과학기술 종합정보시스템’에 참여하여, R&D 사업 전반에 대한 종합적인 관리와 보다 객관적이고 효율적인 사업 추진을 돕는 첨단 운영시스템을 구축하겠으며, 과학기술 DB와 검색시스템을 표준화 해 각 정보들의 상호연계활용도를 높이겠습니다. 이러한 종합적인 정보시스템 구축은 R&D의 전(全)주기 관리를 강화시키고 최근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과학기술 혁신을 가속화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넷째, 국가 과학기술 정보 보안센터를 운영하겠습니다.
과학기술분야 42개 주요 연구기관의 정보시스템을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보안센터를 운영함으로써 정보 침해사고에 대한 24시간 보안과 주기적인 점검, 침해사고에 대한 신속한 대응체계 구축 등의 역할을 수행할 것입니다.
원장인 저 역시 KISTI를 더욱 합리적이고 투명하게 경영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무엇보다 ‘열린 경영’을 강화해 나가겠습니다. 인사, 업무조정 등 연구원 운영 전반에 직원들의 자율 참여를 유도해 경쟁을 통한 자연스러운 조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경영 혁신에 박차를 가하겠습니다. 또, ‘순리 경영’을 하겠습니다. 연공서열보다는 실력이 더 인정받는 지극히 상식적인 순리에 따라, 뛰어난 성과를 내는 직원들에겐 그에 합당한 처우를 충분히 지원할 생각입니다. 더불어 세계적 수준의 능력을 갖춘 인재가 있다면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적극 찾아갈 생각입니다.
더불어 ‘수요자 중심 서비스’를 더욱 강화하겠습니다. 이용자 모니터링과 만족도 조사로 도출된 결과를 끊임없이 피드백하는 쌍방향 교류 시스템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KISTI 사업 전반에 수요자 중심 마인드를 도입함으로써 ‘역시 KISTI다’, ‘KISTI가 하면 다르다’라는 인식을 수요자들에게 심어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새해에 특별히 중점을 두고자 하는 부분은
과학기술계에 있어서 2004년은 매우 각별한 의미가 있는 해였습니다.
참여정부는 과학기술부 부총리 승격, 과학기술혁신본부 신설 등을 통해 과학기술 혁신으로 지금의 경기 침체 상황을 극복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고, 지속적인 지원도 약속했습니다. 궁극적으로는 첨단 과학기술이 사회 전반의 질적 성장을 이끌어 나가는 ‘과학기술 중심사회’를 만들겠다는 굳은 의지를 나타내고 있는 것입니다.
2005년 KISTI는 이러한 과학기술계 내부의 변화를 뒷받침할 수 있는 과학기술인프라 확충에 특별히 중점을 두고자 합니다. 아무리 좋은 기획과 연구 인력이 있다 하더라도 R&D 활용도가 뛰어난 고급 자료나 슈퍼컴퓨팅, 초고속 네트워크 같은 첨단 연구 환경이 미흡하면 좋은 성과를 내기 힘듭니다. KISTI는 올 한 해 동안, 그러한 과학기술의 기본 베이스들을 혁신적으로 성장시킬 수 있는 ‘e-Science’, ‘글로리아드 프로젝트’ 등에 중점을 두고 사업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뿌리 깊은 나무는 모진 바람에도 쓰러지지 않고, 땅속 깊숙한 곳의 영양까지 빨아들여 더욱 건강하고 풍성하게 자라나는 것처럼, KISTI가 단단한 과학기술인프라를 구축해야만 국가 과학기술이 안정적으로 고속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사회전반적으로 일고 있는 혁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사전적으로는 ‘묵은 조직을 새롭게 바꾸는 일체의 작업’을 혁신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혁신은 단순히 구조조정만 한다고 이뤄지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조직원 개개인 스스로가 혁신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고, 마인드를 새롭게 바꾸고, 그것으로부터 자연스럽게 업무와 조직과 경영의 새로움이 묻어 나올 수 있도록 하는 자발적인 혁신만이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하며, 그런 기저 하에 조직원 각각이 상호 협력할 수 있는 기반이 반드시 전제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과학기술 혁신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국가 발전’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21세기의 과학기술은 국가 경제는 물론 사회 전반을 이끌어 나가는 중차대한 역할을 수행해야 합니다. 따라서 과학기술 연구기관은 물론 과학기술인들도 자신의 연구가 국가 발전에 절대적인 기여를 한다는 책임감과 자긍심을 가지고 R&D에 임해야 하며, 혁신을 이뤄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사이언스타임즈 독자들에게 한 말씀
지금 과학기술계는 그 어느 때보다도 많은 가능성을 갖고 있습니다. 참여정부의 지속적인 지원도 약속되어 있고, 정책결정자들의 과학기술에 대한 마인드도 바뀌고 있고, ‘혁신’과 ‘변화’로 대변되는 역동적인 분위기가 과학기술계 전반에 흐르고 있습니다.
사이언스타임즈 독자 여러분들도 장기화되고 있는 경기 침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과학기술발전이 선행돼야 한다는 확신을 갖고 과학기술계에 좀 더 많은 관심과 격려를 아끼지 말아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들의 관심은 과학기술 발전의 원동력이 되고, 그것이 과학기술 수준을 끌어올려, 다시 경기 활성화라는 반가운 결과로 여러분께 돌아간다는 사실을 기억해 주십시오.
또, 사이언스타임즈를 보는 과학기술인들도 자신의 연구가 곧 국가 경쟁력이라는 자긍심을 갖고 ‘한 발 앞서는’ 적극적인 자세로 R&D에 힘써 주시길 부탁드리겠습니다.
을유년 새해가 시작됐습니다. 만물 중에 으뜸으로 일어나 세상을 깨우는 닭처럼, 부지런하게 국가 발전을 선도하는 2005년의 과학기술계를 기대해 주십시오. 감사합니다.
조영화 원장 프로필
-성균관대 통계학 학사(77년)
-성균관대 정보처리학 석사(90년)
-충북대 전자계산학 박사(99년)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시스템공학센터 실장
-연구개발정보센터 소장
-산업기술정보원 원장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원장(현)
- 대전 = 강현준 객원기자
- jesus0153@hanmail.net
- 저작권자 2005-01-10 ⓒ ScienceTimes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