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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 강현준 객원기자
2005-01-02

"세계 최고 휴먼 로봇 만들겠다" '휴보' 개발한 오준호 KAIST 기계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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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 휴먼 로봇으로 꼽히는 일본의 아시모에 버금가는 한국형 인간형 2족 보행 로봇(Humanoid Robot)인 ‘휴보(HUBO)’가 탄생했다. KAIST 오준호(기계공학과 교수) 박사팀은 지난 1년간의 작업 끝에 고성능 휴먼로봇 ‘휴보’를 개발해 최근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개발자인 오준호 교수를 만나 휴보 개발에 대한 의미와 비전에 대해 들어보았다. <편집자>


▲ 먼저 축하드립니다. 휴보 개발 의미에 대해 한 말씀

감사합니다. 휴보는 지난 2002년부터 개발된 ‘KHR-1’과 ‘KHR-2’의 뒤를 잇는 모델로, 특히 KHR -2의 기능과 안정성을 크게 강화한 로봇입니다. 휴보 개발로 한국 로봇 기술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또 국가적으로는 휴먼로봇 분야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고 봅니다. 특히 일본에 비해 상당히 뒤져있는 이 분야에서 대등한 수준까지 갈 수 있는 초기화 작업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휴보 개발은 완성이 아닌 시작에 불과합니다. 이제부터 해야 할 일들이 너무 많습니다.


▲ 휴보 발표 후 외국의 반응은

저도 직접적으로는 듣지 못했고 외신에서 비교적 비중을 두고 보도했다고 들었습니다. 유럽 언론에서 관심을 가지고 보도했다고 합니다. 특히 일본 아시모와 비교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일본에서는 긴장을 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또한 스위스에 있는 모터회사에서 어떤 모터를 사용했는지 전화가 왔었습니다. 아시모도 그 회사 모터를 사용했는데 우리는 다른 모터를 사용했는지 궁금해서 연락을 했답니다. 그런데 우리도 그 모터를 사용했다고 하니까 안심을 하더군요. 그밖에 별다른 연락은 없었습니다.


▲ 연구과정이 아주 힘들었다는데

제가 힘든 것이 아니고 우리 학생들이 힘들었습니다. 저와 함께 연구한 인력이 12명인데 전부 학생들입니다. 순수한 연구원이 아니라서 해당공부도 하고 연구개발도 하느라고 정말 힘들었을 것입니다. 밤을 새우면서도 묵묵히 일해준 학생들에게 수고하고 고마웠다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사실 지난해는 연구에만 전념하지는 못했습니다. 예산도 그랬고, 시간도 기계제작이나 보고서 작성 등에 많이 빼앗겨 연구다운 연구를 못한 점이 아쉽습니다.


▲ 휴보의 기능에 대해서

휴보는 키가 초등학교 1학년 정도인 120㎝에 몸무게는 55㎏입니다. 그리고 41개의 관절을 지고 있습니다. 주요 기능은 부드러운 몸 동작을 구현하며, 두 발로 평형을 이뤄 자유롭게 걸을 수 있습니다. 32㎝의 보폭과 1분당 65걸음의 속도(시속 1.25㎞)로 걸으며 옆·뒷걸음질도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사람과 블루스도 추고 손에 적당한 힘을 주어 악수도 할 수 있습니다. 지난번 영국에서 노무현 대통령과 악수를 했습니다. 또 시각 능력을 갖춰 실시간으로 목표를 추적하고 길을 찾을 수 있으며, 음성 인식·합성으로 간단한 대화도 할 수 있습니다.


▲ 일본 아시모와 비교한다면

이미 상당한 수준에 와 있는 일본과 비교한다는 것은 무리입니다. 일본은 이미 97년부터 시작해서 2000년 아시모를 선보였습니다. 더욱이 아시모는 수천억을 투입해 개발한 로봇입니다. 아시모는 시속 3㎞로 달리기 때문에 휴보보다 빠릅니다. 그리고 달릴 수도 있고, 계단을 오르내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휴보는 아시모가 못하는 걸 합니다. 다섯 손가락을 따로 움직여 ‘가위 바위 보’를 합니다. 그리고 아시모는 배터리를 배낭처럼 등에 지고 다니므로 휴보보다는 뚱뚱해 보입니다.


▲ 한국 로봇기술과 일본 기술 수준을 비교한다몀

일본 로봇 기술의 역사는 20년이나 됩니다. 휴먼로봇은 90년대 중반부터 논의가 돼오다가 97년부터 본격적으로 개발에 착수, 4년만에 아시모를 만들어 냈습니다. 그리고 와세다대학이나 동경대학에서도 여러 가지 휴먼로봇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이미 일본에는 아시모와 유사한 로봇들이 3-4종이 더 있습니다. 하지만 2000년 아시모 개발 이후 지금까지 이렇다 할 결과들은 나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그만큼 이 분야가 어렵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휴먼로봇에 대한 연구기대는 있었지만 일본과 너무 기술격차가 심해 감히 엄두도 못 내고 있었죠. 하지만 KAIST에서 비전을 갖고 꾸준히 연구해 이런 결과를 나오게 했습니다.


▲ 향후 연구 계획은

2005년에는 연구에만 전념할 계획입니다. 해야 할 연구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국가적으로도 지원에 대한 약속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연구팀을 8명 정도로 구성할 예정입니다. 학생들이 아니라 순수 연구자들로 팀을 만들 생각입니다. 이 팀을 통해서 여러 가지 기능들에 대한 추가 연구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충분한 예산이 확보된다면 아시모처럼 달리고 계단을 오를 수 있을 뿐 아니라, 그보다 더 업그레이드된 휴보가 탄생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1-2년만 더 연구한다면 일본과 대등한 위치에 놓일 것입니다.


▲ 휴보가 일반에게도 공개된다는데

일부 언론에서 먼저 기사를 쓰는 바람에 일반공개에 차질을 빚게 됐습니다. 원래는 1월초에 공개할 예정이었는데 그 의미가 없어졌습니다. 따라서 2005년 2월중에 KAIST대강당 같은 곳에서 일반인들을 초청, 공개할 생각입니다. 휴보와 악수도 하고 춤도 추고 게임도 하는 등 이벤트를 만들 계획입니다. 그리고 근일간에 휴보에 관한 동영상을 제작해서 발표할 겁니다. 걷고 춤추고 악수하는 장면을 만들어서 보여드릴 생각입니다.


▲ 끝으로 한 말씀

휴보가 대한민국 대표로봇이 되어서 기분이 좋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어깨가 무겁습니다. 하지만 사명감을 가지고 연구를 하겠습니다. 이제는 이 분야에 대한 과감한 지원이 필요합니다. 다행히 휴보에 대해 정부에서 큰 관심과 기대를 가지고 있어서 기쁩니다. 유능한 스텝들을 모아서 연구한다면 우리도 세계 최고의 휴먼로봇을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일본을 제치고 세계1위의 휴먼로봇을 만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대전 = 강현준 객원기자
jesus0153@hanmail.net
저작권자 2005-01-02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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