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타임즈 로고

  • 과학기술인
  • 인터뷰
인터뷰
심재율 객원기자
2015-12-29

화성이주 꿈 실현하는 괴짜 과학자 올해의 과학인물(5)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 콘텐츠 폰트 사이즈 조절

    글자크기 설정

  • 프린트출력하기

2015년도 며칠 안 남은 12월 21일 (현지시간)밤, 미국 플로리다 주 케이프 커내버럴 우주기지에서 팰컨 9 로켓이 발사됐다. 이 로켓은 지상 200km까지 날아가서 소형 위성 11개를 성공적으로 궤도에 올려놓았다.

여기까지는 지금까지 우리가 보던 보통 로켓과는 아무런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이때부터 신기한 일이 벌어졌다. 보통 위성을 궤도에 올린 로켓은 용도가 다 해서  대기권으로 추락하면서 파괴되고 만다. 그 비싼 로켓은 단 한 번 사용되고 용도가 폐기되는 것이다.

위성을 200km 궤도에 올려놓고 로켓은 무사 귀환 

그러나 팰컨 9은 달랐다. 다시 추진 로켓이 점화돼  글라이더가 내리듯 지상으로 내려오기 시작했다. 팰컨 9 로켓은 마치 분필을 세워놓듯이 출발한 지 10분 만에 발사지점에서 10km 떨어진 땅 위에 사뿐히 수직으로 내려앉았다. 관제소에서 이 장면을 보고 있던 사람들은 서로 껴안고 소리를 지르며 팰컨 9의 귀환을 기뻐했다.

일론 머스크 자서전 표지 ⓒ 김영사
일론 머스크 자서전 표지 ⓒ 김영사

팰컨 9 로켓은 스페이스X가 발사한 재활용 로켓이다. 스페이스 X는 지금 세계에서 스티브 잡스 이래 가장 많은 화제를 몰고 있는 일론 머스크(Elon Musk 1971~) 가 설립한 민간 우주로켓회사이다. 현재 44세인 그는 “내가 50대 때 화성에 우주인을 착륙시키겠다”고 최근 남성잡지 GQ 인터뷰에서 밝혔다.

일론 머스크는 영화 '아이언 맨'의 주인공 토니 스타크의 실제 모델이기도 하다. 머스크는 2002년 스페이스X를 세우며 “언젠가 수명이 다할 지구를 떠나 화성으로 이주하겠다는 어린 시절 꿈을 이루겠다”고 말했다. 스페이스X는 국제우주기지(ISS)에 식량을 배달하는 로켓도 발사하는 사업을 벌이고 있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2020년 스페이스X의 드래건 우주선을 이용해 화성 탐사 로봇이 채취한 암석 시료를 지구로 가져오는 계획을 검토 중이다.

세계적 미래학자 돈 탭스콧가 현대의 가장 위대한 CEO로 일론 머스크를 꼽는 것이 하나도 이상하지 않다. 혁신 제품으로 세계적인 기업을 세운 CEO는 여럿이지만, 인류 미래 개척정신을 따지면 머스크가 가장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지금이야 일론 머스크가 설립해서 운영하는 혁신적인 3개 기업 - 우주개발 스페이스X, 전기자동차 테슬라, 태양광 에너지 솔라시티 - 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올랐으니 ‘위대한 기업가’ 평판을 듣지, 그의 자서전을 읽어보면 거의 미친 사람처럼 달리고 또 달려온 기인(奇人)이다. 태어난 남아공에서는 학창시절 공부를 잘한다는 이유로 왕따를 당해 얻어맞고 자랐으며, 아버지의 이야기는 거의 하지 않을 정도로 사이가 좋지 않다.

남아공 왕따가 미국 와 세계적인 혁신기업가로 태어나

지옥 같은 남아공을 탈출해서 캐나다를 거쳐 미국에 도착해서야 그는 미친 천재 같은 추진력을 발휘해서 전자금융거래 회사인 페이팔을 세웠다가 팔아 마련한 돈으로 아무도 꿈꾸지 못했던 일들을 하나씩 성공시키고 있다. 우주개발 비용을 10분의 1 이하로 내리기 위해 직접 우주개발회사를 설립했고, 장난감처럼 여겨지던 전기차를 고급차로 바꾼 테슬라 모터스를 세웠으며, 에너지를 거의 무료로 사용하도록 하겠다며 솔라시티를 설립했다.

모델 X 승용차 ⓒ테슬라
모델 X 승용차 ⓒ테슬라

2012년 중반 테슬라가 내 놓은 모델 S는 한번 충전으로 480㎞ 이상을 달린다. 기존 내연 엔진 자동차의 연료효율이 20%가 안 되지만, 모델 S의 연료효율은 약 60%나 된다. 내년에 출시할 모델3은 예상출고가 3만5,000달러 (약 4,000만원)로 연간 수 십 만대를 생산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머스크는 세계최대 리튬 이온 배터리 생산기설인 기가팩토리를 네바다에 건설하고 있다.

페이팔 팔아서 생긴 ‘돈이 있어서 했지’라고 생각하지 쉽지만, 그는 자신이 엄청난 과학자여서 어떤 사람을 데려다 놓아야 그 일을 처리할 수 있을지 정확히 알고 있었다. 테슬라와 스페이스 X는 부도 직전에 몰렸다가 간신히 생존했으며, 그 어려움을 지나면서 첫 아내와 이혼하는 아픔도 겪었다.

이번에 성공한 팰콘 9 로켓도 단 한 번에 보기 좋게 올라간 것이 아니다. 올해 1월 쏘아올린 팰컨 9 로켓은 발사에는 성공했지만 대서양에 있던 이동식 착륙선박에 너무 강하게 떨어져 부서지면서 회수에는 실패했다.

지난 6월 28일 국제우주정거장(ISS) 연구원들을 위한 식료품과 실험장비 등을 실은 채 발사된 팰컨 9 로켓은 강관 버팀목 결함으로 발사 2분 20초 만에 공중에서 폭발하는 대형 사고를 겪었다. 그러다가 3번째 시도 만에 마침내 200km궤도까지 올라갔던 로켓이 차렷 자세로 지구상에 얌전히 귀환하는 성공을 이뤘다.

아마존을 창립한 베조스가 설립한 우주개발회사인 블루 오리진은 한 달 앞서 11월에 뉴셰퍼드 로켓을 발사했다가 회수하는데 성공했지만, 당시 로켓은 100km 안팎의 준궤도 밖에 오르지 못해 난이도에서는 팰컨 9 로켓이 더 앞선다.

자신의 추진력을 따라오지 못하는 직원은 거의 인신공격하는 수준으로 쏴 붙여 쫓아낸 사례가 많아 같이 일해 본 사람들의 평판이 반드시 좋은 것 만은 아니다. 천재의 광기가 좋은 쪽으로 발휘된 경우라고 할 수 있다.

어쨌거나 지금 세계는 과학과 기술과 경제가 결합해서 새로운 문명을 개척하는 시대라고 규정할 수 있을 것 같다. 인터넷에서 시작된 혁명적인 변화가 어느 새 모든 사람들의 손바닥에 정보를 불러오는 스마트 폰의 신세계로 인도하더니, 스타워즈 같은 영화에서나 볼만한 우주탐사 혹은 우주정벌의 시기가 점점 짧아지고 있다.

대체로 사람들이 예측하는 것 보다 변화는 더욱 빠르고 강하고 급진적으로 이뤄진 경우가 많다. 우주탐사나 전기자동차의 보급 및 태양광 전기의 보급 등에서도 마찬가지로 예상된다. 일론 머스크 같이 미친 듯이 돌진하는 몇 몇 천재들이 있는 한 인류환경의 변화는 더욱 급진적으로 이뤄질 것 같다.

심재율 객원기자
kosinova@hanmail.net
저작권자 2015-12-29 ⓒ ScienceTimes

태그(Tag)

관련기사

목록으로
연재 보러가기 사이언스 타임즈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주제의 이야기들을 확인해보세요!

인기 뉴스 TOP 10

속보 뉴스

ADD : 06130 서울특별시 강남구 테헤란로7길 22, 4~5층(역삼동, 과학기술회관 2관) 한국과학창의재단
TEL : (02)555 - 0701 / 시스템 문의 : (02) 6671 - 9304 / FAX : (02)555 - 2355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서울아00340 / 등록일 : 2007년 3월 26일 / 발행인 : 정우성 / 편집인 : 윤승재 / 청소년보호책임자 : 윤승재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 운영하는 모든 사이트의 콘텐츠는 저작권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사이언스타임즈는 과학기술진흥기금 및 복권기금의 지원으로 우리나라의 과학기술 발전과 사회적 가치 증진에 기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