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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은 객원기자
2014-10-29

新 나노구조 전극 탄생…에너지 효율 '굿' [인터뷰] 이강택 DGIST 에너지시스템공학전공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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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신재생 에너지로 주목받는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lid Oxide Fuel Cells, SOFCs). 에너지 효율이 높을 뿐 아니라 공해 배출이 매우 적은 청정에너지원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가 더욱 관심을 받는 이유는 순수한 수소만을 사용하는 고분자 전해질 연료전지(PEMFC)와 달리 현재 사용되고 있는 에너지원인 디젤, 천연가스 등에서 직접 구동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한 모든 형태의 연료전지들 가운데 에너지 변환 효율이 가장 높아 차세대 신재생에너지 기술로 각광받는다.

중저온에서도 고성능 발휘하는 SOFC 개발

이강택 DGIST 에너지시스템공학전공 교수 ⓒ 이강택
이강택 DGIST 에너지시스템공학전공 교수 ⓒ 이강택

국내 연구진이 고체산화물 연료전지의 성능을 향상시키는 기술개발에 성공해 주목을 받고 있다. 이강택 DGIST 에너지시스템공학전공 교수팀이 에릭 왁스만(Eric Wachsman) 미국 메릴랜드대학 교수팀과 공동으로 연구를 진행, 새로운 나노구조 전극을 개발했다고 밝힌 것이다.

고체산화물 연료전지는 뛰어난 장점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용에 걸림돌이 되는 몇 가지 단점을 안고 있었다. 무엇보다 800도 이상의 고온에서 구동돼야 한다는 점이 그것이었다. 고온의 환경을 필요로 하는 에너지원은 높은 비용을 유발한다. 특히 장시간 사용할 경우 내구성이 저하되기 때문에 이러한 단점은 더욱 두드러졌다. 이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많은 연구진이 700도 이하의 중저온에서도 높은 성능을 발휘하는 고체산화물 연료전지 개발에 집중했다.

이강택 교수를 만났다. 개발한 연구에 대해 묻자, 그가 내뱉은 첫 마디는 "먼저 다른 것을 살펴봐야 한다" 였다. 고체산화물 연료전지를 설명하기에 앞서, 먼저 현재 에너지 사용의 문제점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연간 에너지 사용의 흐름을 분석한 자료를 보면 석탄과 석유 등 화석연료가 여전히 전체 에너지원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헌데 가만히 살펴보면 최종 사용자에게까지 전달되는 에너지양은 4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어요. 나머지 60% 이상의 에너지는 연료에서 전기로 변환되는 과정과 생산지에서 소비지까지 송전하는 과정에서 발열돼 사라지는 거죠."

그의 설명대로 실제 우리 생활에서 에너지 사용은 효율적이지 못한 부분이 많다. "에너지 위기상황이라고 할 수 있어요.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른 에너지를 개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에너지 변환 효율을 높이는 게 우선 돼야 합니다. 있는 것부터 잘 정비하는 게 중요한 거죠. 또한 중앙 집중식 전기공급을 분산형 전력망으로 대체하는 게 시급해요."

그가 개발한 기술을 언급하기 전, 에너지 효율에 대해 먼저 이야기를 꺼낸 것은 개발한 고체산화물 연료전지가 바로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해주는 열쇠가 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연료전지는 전기화학반응을 통해 수소와 같은 화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직접 변환 시켜주기 때문에 효율이 매우 높다. 그 중에서도 고체산화물연료전지는 모든 연료전지 기술 중에서도 가장 효율이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단독으로 운행할 경우 에너지 변환 효율이 65%까지 이릅니다. 여러 가지 다양한 열병합 시스템을 이용할 경우에는 90% 이상 얻을 수 있어요. 내연기관의 경우 효율이 30%를 넘지 못하는데, 이를 생각하면 고체산화물 연료전지가 얼마나 높은 효율로 에너지 변환을 이룰 수 있는지 짐작할 수 있죠."

또한 연료전지는 공해 배출이 거의 없는 청정에너지원이다. 오직 공기와 수소만을 이용해 전기와 물을 발생시키기 때문이다. 발전하는 동안에도 움직이는 부분(moving part)이 없어 매우 조용하다. 발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소음문제가 해결되는 셈이다. 태양광과 풍력에너지 등 다른 신재생에너지와 달리 설치 장소와 가동시간에 대한 제약도 없어 도시 내에 설치할 시에도 님비현상이 없고, 산간지역 등 고립된 곳에도 세울 수 있다. 설치면적이 대폭 줄어들기 때문이다. 풍력 발전에 비하면 설치면적이 100분의 1 혹은 200분의 1 정도에 불과하다.

"이처럼 보다 높은 성능의 고체산화물 연료전지를 만들기 위해 저희 연구팀은 현재 고온에서 구동되는 고체산화물 연료전지가 700도 이하의 중저온에서도 구동되면서 동시에 높은 성능(출력)을 낼 수 있도록, 새로운 나노복합구조의 전극소재를 개발했습니다. 새로운 습식화학(wet-chemical) 합성 공정을 개발했죠. 란타넘(La)-망간(Mn) 산화물과 안정화 비스무트(Bi) 산화물을 80나노미터(nm) 이하로 연결한 나노복합 전극 소재를 300도 이하의 저온에서 합성하는데 성공했습니다."

나노미터 단위로 조합, 새로운 복합구조 전극

이강택 DGIST 에너지시스템공학전공 교수팀은 새로운 나노구조 전극을 개발했다. ⓒ 이강택
이강택 DGIST 에너지시스템공학전공 교수팀은 새로운 나노구조 전극을 개발했다. ⓒ 이강택

개발한 나노복합 전극소재는 상용되고 있는 '란타넘-망간 산화물'과 '안정화 지르코늄(Zr) 산화물' 복합 전극에 비해 성능이 약 140배 향상되는 결과를 보였다. 또한 이를 고체산화물 연료전지에 적용한 결과 중저온 영역에서 2 W/cm2에 이르는 높은 출력을 얻을 수 있었다.

"연구 결과로 나온 나노전극 소재는 새로운 구조체 디자인과 나노조절 기술을 통해 중저온 영역에서 LSM 소재의 성능한계를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최근 중저온형 SOFC 전극의 연구가 대부분 코발트(Co) 기반 산화물에 집중해 왔어요. 근본적으로 코발트 기반 산화물은 활성이 높기 때문에 이를 이용한 전극을 사용할 경우 중저온에서도 고성능의 SOFC를 구현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코발트가 함유된 경우 전극이 공기 중 이산화탄소는 물론 스택구성에 사용되는 크롬 등에 의해서 쉽게 열화 됩니다. 때문에 안정성 확보가 매우 어려워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이강택 교수는 코발트가 전혀 함유되지 않은 소재들로 전극을 구성했다. 그 성능은 지금까지 개발된 대부분의 코발트 기반 전극재보다 우수하고 최신의 코발트 기반 전극재의 성능과 상응하는 결과를 나타냈다. 이강택 교수팀의 이번 연구결과는 고성능과 높은 안정성을 동시에 갖는 중저온형 SOFC 전극 개발이 가능해졌다는데 그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사실 SOFC가 고온에서 구동되는 데는 다 이유가 있어요. SOFC는 그 이름처럼 고체산화물, 즉 세라믹으로 돼 있어요. 공기 중 산소가 전극에서 이온화 된 후 세라믹 전해질 막을 통과해 수소와 만나 전기를 만들고, 물이 되는 전기화학적 과정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상당한 열에너지가 필요합니다. 따라서 작동온도를 낮추게 되면 당연히 SOFC가 만들어 낼 수 있는 전기의 양이 크게 감소하게 되죠."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이강택 교수팀은 전극 소재들의 특성 연구를 바탕으로 각 소재가 기존보다 휠씬 높은 활성을 나타낼 수 있도록 나노미터 단위로 조합한 새로운 복합구조 전극을 개발했다. 그 결과 중저온 영역에서도 SOFC의 성능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었다.

그가 이번 연구를 진행한 것은 중저온형 고체산화물 연료전지에 대한 연구가 미국 유학시절부터 그의 관심을 끈 분야기 때문이다. 그는 "처음에는 SOFC 연구를 코발트 기반으로한 전극을 사용해서 진행했다"며 "하지만 안정성 문제를 알게 되면서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전극디자인 연구를 시작하게 됐다. 그 연구가 여기까지 온 것"이라고 이야기 했다.

"이번 연구는 제가 진행한 다른 연구들과 다르게 특별한 관련 프로젝트가 없는 상태에서 제 개인적인 호기심으로 시작했어요. 당시 비스무스 전해질과 함께 사용할 수 전극을 연구실 선배들이 개발한 상태였는데 제가 직접 테스트 해보니 성능도 생각보다 좋지 않고 만들기가 너무 어렵더군요. 무엇보다 시간에 따라 전극이 매우 불안정했어요. 그 당시 이번에 개발한 새로운 조합으로 전극을 제안했는데 지도교수님도 별로 좋아하지 않으셨죠. 주변에서도 거의 관심 없었고요. 그래서 연구 기간이 길어지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다행히 시간이 흐를수록 연구에 대한 아이디어가 계속해서 덧붙여졌어요. 결국에는 새로운 습식합성법을 이용한 새로운 나노구조 개발이 가능하게 된 거죠."

이강택 교수팀의 연구를 통해 산화물 없이도 기존 재료의 한계를 뛰어넘는 성능향상을 이룰 수 있게 됐다. 이 교수는 "이러한 나노복합 전극 소재가 고성능과 내구성을 동시에 갖는 중저온형 SOFC 개발에 새로운 길을 열고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개발된 습식화학공정을 통해 다원계의 이중상을 갖는 세라믹 나노복합체를 만들 수 있게 됐다. 이를 바탕으로 이차전지 같은 새로운 에너지 저장 및 변환 소자 전극을 개발해 성능향상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황정은 객원기자
hjuun@naver.com
저작권자 2014-10-29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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