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중심기업이 살길'이라고 말한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극심한 취업난 속에서도 중소기업이, 더구나 서울에서 조금 멀리 떨어져 있다면 우수한 인재를 확보하는 게 쉬운 것은 아니다. 지방대학의 우수한 인재들을 뽑아 훈련시켜,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만들어 지난달 과학기술대전에서 국무총리상을 받은 로체시스템즈의 김영민 사장을 만났다.<편집자주>
최근 세계 최초로 레이저를 이용한 유리절단시스템(GCM)을 개발한 로체시스템즈의 김영민(51) 사장은 틈틈이 사업기술협회가 개최하는 석박사인력 연수프로그램에 참여, 이렇게 아쉬움을 토로한다. 지금의 로체를 만들기 까지 중소기업에서 석박사인력을 쓰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그 자신이 절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LCD생산업체들은 유리기판 커팅장치는 일본의 미쯔보이(MDI), 도요(TOYO) 등에서 전량 수입해 오고 있지요. 우리가 5년만에 이것을 대체하고 역수출할 수 있는 길을 열긴 했지만, 고급인력들을 더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었다면 그 시기가 훨씬 앞당겨졌을 수도 있지요"
김대표가 사업을 시작한 것은 지난 9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러나 결국 기업이 발전하기 우해서는 고부가 상품을 개발해야 한다고 생각, 99년 이송장치와 분야가 다른 레이저 커팅 분야를 연구를 시작했다. 그러나 중소기업이 5년간 연구개발을 한다는 것은 쉽지 않았다. 무엇보다 전공인력이 부족한데다 회사가 경기도 용인에 있다는 이유로 석박사급 인재들은 입사를 꺼렸기때문이다.어렵게 확보한 석박사 인력이 적응을 못해 떠날 땐 가슴이 아팠다.
고민 끝에 ‘키워서 쓴다’는 원칙을 세웠다. 신입 직원들을 채용, 만사를 제쳐놓고 교육에 보낸 것이다. 심지어는 긴급한 업무와 교육이 겹친다면 교육에 먼저 참여하라는 방침을 세우기도 했다. 매년 직원교육비를 두배씩 늘리고 있데, 올해는 1억원 정도를 투자했다. 이렇게 키운 인재들이 지금의 로체시스템즈를 움직이는 동력이다.이들이 만들어낸 작품이 이번에 국무총리상을 받은 레이저커팅 장비다.
“특수 레이저로 유리표면을 쬐어 분자운동을 활발하게 만든 다음, 열을 없애 분자들이 갑자기 응축하도록 해서 유리를 자르는 원리지요. 그러면 먼지 발생도 거의 없고 제품의 불량률도 크게 낮아집니다.” 김대표는 로체시스템즈의 GCM은 다이아몬드 휠로 LCD유리에 흠집을 내 자르는 기존 방식에 비해 원가를 절반으로 낮출 수 있다고 했다. 대당 5억~30억원의 고가장비이지만 내놓자 말자, LG필립스, 삼성 등이 모두 도입을 추진하고 있고, 대만이나 일본업체들도 관심을 보이고 문의를 해오고 있다고 했다.
"결국 중소기업이 경쟁력을 높이는 것은 기술개발 밖에 없습니다. 석박사급 인재들도 인식을 바꿔주기를 바라지만, 기업인들 스스로도 바꿔야 할 점이 많다고 봅니다" 김대표는 이 시대 중소기업 경영자들이 벤처붐 시대처럼 고급 엔지니어들을 끌어 오는 길은‘직원 개인들에게 희망을 채워주는 것’이라고 했다. 과거처럼 매출목표가 얼마라는 식의 비전제시가 아니라, 구체적으로 직원들이 어떤 대우를 받게 되는지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중소기업의 현실상 파격적인 대우는 힘들겁니다. 약간 부족하더라도 직원들이 조금씩 나아진다는 것에 공감할 때 인재를 잡을 수 있고, 그래야만 회사가 성장합니다.”
- 유상연 객원편집위원
- 저작권자 2004-11-16 ⓒ ScienceTimes
관련기사

뉴스레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