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음악시장에서는 모바일보다 온라인의 비중이 크다. 하지만 한국을 비롯한 세계시장에서는 모바일의 비중이 압도적이다.”
DICON 2004 행사참석차 방한한 마이클 내쉬(Michael Nash) EMI 부사장은 모바일에 한국 음악시장의 돌파구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에서는 모바일 쪽이 중요하지만, 이커머스(E-commerce)와 엠커머스(Mobile commerce)가 서로 연결되어 있어서 둘 다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리적인 음반시장의 성장이 정체를 보이고 있는 요즘, 디지털 음악시장이 부쩍 관심을 끌고 있다. 수익 측면에서 살펴보면 온라인 음악은 불법복제가 심각하지만, 모바일에서는 유료로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2004년, 미국을 제외한 국제음악시장은 온라인이 3천-6천만달러 수준인 반면, 모바일은 35억-52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2008년의 경우 분석가들에 따라 편차가 크지만, 온라인은 6억-24억달러, 모바일은 39억-80억달러로 시장이 커질 것이란 전망이다.
내쉬 부사장은 “음반업계가 매출을 창출하는 근본 구조를 바꿔야 한다”면서, “앞으로는 음악사업이 아니라 멀티미디어 사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음악에 쌍방향적인 요소와 모바일을 겨냥한 새로운 형식, 그래픽, 인터뷰 등이 덧붙여져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이제 듣는 음악에서 경험하는 음악이 될 것이라는 것이다.
디지털 음악시장은 크게 가입자 기반의 서비스와 다운로드 중심의 서비스로 나눌 수 있다. 일부 분석가들은 가입자 기반의 음악서비스가 널리 보급되면 음악을 다운로드받는 사업은 사장될 것이라 예견하기도 하지만, 내쉬 부사장은 그렇지 않을 것이라 주장했다.
그는 “모든 콘텐츠가 다 담겨져 있는 곳에 가입하고 있다면, 굳이 자기 컴퓨터에 다운로드 받지 않아도 되겠지만, 사람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노래를 영구히 보관하고 싶어하는 경향이 있어서, 자기 컴퓨터에 담아놔야 만족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가입자 기반의 음악서비스에 대해서는 “한 번 잡은 고객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우리가 지금까지 한 마케팅은 새로운 소비자를 끌어오는 것이었다. 하지만 음악서비스에 가입한 경우 사실상 그곳에서 제공하는 모든 음반을 구입한 셈인데, 이처럼 이미 모든 제품을 산 소비자에게 마케팅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우리가 경험이 별로 없다”고 말했다.
내쉬는 가입자 유지에 있어서는, 미국의 케이블 채널 HBO의 경우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HBO는 이미 가입된 소비자에게도 자체 제작한 콘텐츠 등으로 그 서비스의 특별함을 강조해서 계속 가입을 유지하도록 유도한다. 이것이 가입자 기반의 음악서비스가 주의해야 할 점”이라고 강조했다.
- 전형준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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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04-11-15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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