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게임 속에는 IT, 스토리텔링, 그래픽 등의 기술·콘텐츠가 들어 있다. 최근에는 더욱 완성도 높은 게임을 만들기 위해 이야기 구조를 더욱 탄탄히 한다든지, 화려한 그래픽으로 볼거리를 풍성하게 만들고 있다. 특히 게임음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게임음악도 영화음악이나 드라마음악처럼 비슷한 역할을 합니다.”
게임음악전문기업인 스튜디어 EMI(주) 신동혁 대표이사는 “게임매체 역사가 짧기 때문에 다른 장르처럼 생각하지만 여타 다른 음악과 크게 차이는 없다”고 설명했다.
게임음악은 인터랙티브한 음악
게임음악은 영화, 드라마와 마찬가지로 게이머의 감정에 영향을 미친다. 신 대표이사는 “추격 할 때, 승리를 해 성취감을 느끼게 될 때, 위기감이 닥쳤을 때의 게임음악은 플레이어들이 게임 캐릭터에 몰입이 되도록 하는 효과가 있다”며 “거대 서사 판타지 게임에는 대하사극 같은 느낌의 곡이, 테트리스 같은 게임에는 댄스음악이 사용되는 이유가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게임음악은 더이상 과거 30-40대가 알고 있던 전자오락실의 8비트 음악이 아니다. 메모리의 발달로 원음수준의 음악을 담을 수 있다. 예를 들어 8비트의 테트리스 음악을 편곡해 러시아를 배경으로 한 영화음악으로 사용할 수 있을 정도다.
하지만 분명 게임음악만이 갖고 있는 특성도 있다. 첫째는 영화음악과 드라마음악이 다르듯, 게임만이 갖고 있는 매체적 특성때문이다. 영화는 평면적인 매체이지만 게임은 체험매체다. 유저 선택의 따라 스토리가 달라지고 결과도 달라진다. 물론 유저가 선택한 스토리에 따라 음악도 모두 다르게 흘러나온다. 한마디로 게임음악은 인터랙티브한 음악이라고 할 수 있다.
둘째는 작업방식 측면에서도 게임음악은 영화나 드라마보다 산업적 요소가 강하다. IT 산업과 융합돼 있다 보니 프로세스가 비슷하다. 또한 게임음악을 만드는 방식에서도 공정관리가 필요하고 달성률을 체크하곤 한다.
아직은 세계적 수준과 차이 있어
신 대표이사는 “게임음악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유명한 음악가들이 게임음악을 만드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캐리비안 해적’과 ‘배트맨’ 영화 음악으로 유명한 한스짐머, ‘반지의 제왕’의 영화음악가인 하워드쇼어가 게임음악을 제작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심지어 런던필하모니 오케스트라는 게임음악만 연주한 음반을 내기도 했다. 미국의 그래미상에서는 게임음악이 노미네이트 돼 화제가 됐었다. 일본에서는 대중음악 차트에서 게임음악이 순위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게임 산업이 급속도로 성장하면서 음악에 대한 투자도 늘어나고 있지만 세계적 추세에는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 한국의 현실이다. 항상 영상이 나온 후에 음악작업이 이뤄지기 때문에 뒷전으로 밀리는 경향이 있다.
게임음악인력 양성 측면에서도 미흡하다. 신 대표이사는 “게임 아카데미에 커리큘럼이 있기는 하지만 게임음악이라기 보다는 게임 사운드라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실무적 측면에서도 좀 더 보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게임회사와 게임음악가의 노력 필요
게임음악이 세계적 수준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게임회사의 관심이 중요하다. 게임문화를 만드는 중요한 축이 게임회사이기 때문이다. 음악에 대한 투자비용이 늘었다고는 하지만 이 비용은 대부분 마케팅 측면에서 외국작곡가들의 곡을 사오는 경우에 사용된다.
신 대표이사는 “외국곡 사용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국내 작곡가들에게 투자할 비용이 줄어든다는 점에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즉 투자가 덜 되면 국내 작곡가가 경험을 쌓을 기회도 줄어들기 때문에 게임음악 인력 양성 측면에서는 손실인 셈이다.
신 대표이사는 “게임음악을 만드는 사람들도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열정을 갖고 만들어도 인정받기는 쉽지 않지만 아티스트라고 할 수 있는 사람도 거의 없다.
신 대표이사는 “게임코드를 이해하고 게임유저들의 몰입도를 극대화 시키면서도 음악적 예술성을 가진 게임음악을 만들겠다는 게임음악의 마에스트로가 많아져야만 질적 향상이 이뤄질 수 있다”고 전했다.
- 김연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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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2-05-18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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