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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해 탐사가 보여주는 보이지 않는 세계 가상 잠수정 타고 수심 1만m까지 가상 탐험…Into the Ocean 전시 싱가포르서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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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학자들의 심해 탐사 여정을 함께해 볼 수 있는 새로운 전시가 싱가포르에서 열렸다. Ⓒ사이언스타임즈 권예슬
▲ 과학자들의 심해 탐사 여정을 함께해 볼 수 있는 새로운 전시가 싱가포르에서 열렸다. Ⓒ사이언스타임즈 권예슬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했다. 하지만 바다에서는 반드시 눈으로 봐야만 생물의 존재를 알아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물고기가 남긴 미량의 DNA로 서식 흔적을 추적하고, 수천 년 동안 자란 산호의 골격으로 과거 바다의 환경을 복원한다. 현대 해양과학이 밝혀낸 바다의 세계는 우리가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범위보다 훨씬 넓다.

과학자들이 탐사하는 깊은 바다를 간접 경험해 볼 수 있는 새로운 전시가 열렸다. 싱가포르 아트사이언스 뮤지엄(ArtScience Museum)에서 진행 중인 ‘Into the Ocean: Journey Beneath’는 눈에 잘 보이지 않는 바다를 과학자들이 어떻게 관찰하고 이해하는지를 풀어낸 전시다. 관람객이 잠수정에 탑승해 수심 약 1만m의 심해까지 내려갔다 돌아오는 해양 과학자들의 여정을 가상으로 경험하도록 구성됐다. 지난달 이곳에 방문해 가상의 하강 여정을 함께 했다.

 

깊이에 따라 달라지는 생존 전략

‘Into the Ocean: Journey Beneath’는 아트사이언스 뮤지엄과 해양탐사기관 오션엑스(OceanX)가 공동 기획한 전시로 지난 6월 6일 개막했다. OceanX의 연구선인 ‘오션익스플로러(OceanXplorer)’가 촬영한 영상과 실제 연구 데이터, 과학 표본을 예술 작품과 음향, 인터랙티브 기술에 결합해 전시를 꾸렸다. OceanX가 그간 공개하지 않았던 영상도 이번 전시에 포함됐다. 오션익스플로러를 가상으로 조종해 볼 수 있는 체험형 콘텐츠는 이번 전시의 백미다.

▲ 오션X의 잠수정 '오션 익스플로러'의 모습. Ⓒ사이언스타임즈 권예슬
▲ 오션X의 잠수정 '오션 익스플로러'의 모습. Ⓒ사이언스타임즈 권예슬

해양탐사선 오션익스플로러가 등장하며 전시가 시작된다. 잠수정이 바닷속으로 내려가기 시작하면 대형 곡면 스크린에도 수중 풍경이 펼쳐진다. 햇빛이 비치는 산호초를 지나 더 깊은 곳으로 향할수록 빛은 줄어들고, 등장하는 생물도 달라진다. 마침내 태양 빛이 닿지 않는 심해에 도착하면 스스로 빛을 내는 생물들과 햇빛 없이 살아가는 산호를 만난다.

전시도 이 여정에 맞춰 잠수정이 바다로 내려가는 ‘하강(Descen)t’에서 출발해 햇빛이 도달하는 ‘유광층(Photic Zone)’, 빛이 희미해지는 ‘약광층(Twilight Zone)’, 태양광이 사라지는 ‘무광층(Aphotic Zone)’을 거쳐 다시 수면으로 올라오는 ‘다시 떠오르다(Resurface)’까지 모두 5개 구역으로 구성됐다. 수심이 깊어질수록 전시장의 빛은 어두워진다.

수면에서 약 200m까지 이어지는 유광층은 태양광이 도달하는 바다다. 식물플랑크톤은 이곳에서 광합성을 통해 유기물을 생산하고 해양 먹이망의 기초를 형성한다. 하지만 생물체 자체가 아닌 다른 도구로 이곳 바다를 연구하는 전략도 있다. 바로 환경 DNA(eDNA)다. 생물은 살아가는 동안 주변 환경에 DNA를 남기는데, 바닷물을 채취해 그 속의 유전물질을 분석하면 생물을 직접 포획하지 않고도 주변에 어떤 생물이 존재했는지를 분석할 수 있다.

▲ 태양광이 사라지는 무광층에서 심해 생물들은 화학 반응을 통해 빛을 만들어내는 생물발광을 통해 먹이를 유인하거나 포식자를 피한다. Ⓒ사이언스타임즈 권예슬
▲ 태양광이 사라지는 무광층에서 심해 생물들은 화학 반응을 통해 빛을 만들어내는 생물발광을 통해 먹이를 유인하거나 포식자를 피한다. Ⓒ사이언스타임즈 권예슬

약 200~1,000m 깊이 ‘약광층’에서는 빛이 급격하게 줄어든다. 이곳에선 매일 지구적 규모로 반복되는 거대한 생물 이동이 벌어진다. 동물플랑크톤과 어류가 밤이면 먹이를 찾아 수면 가까이 올라왔다가 낮에는 포식자를 피해 다시 깊은 바다로 내려가는 ‘주야 수직이동’이다.

더 깊이 내려가면 광합성에 이용할 수 있는 태양광이 사실상 사라지는 ‘무광층’이 나타난다. 전시 공간도 앞을 보기 힘들 정도로 어둡게 변한다. 무광층에서 사는 심해 생물은 특별한 생존 전략이 있다. 화학반응으로 빛을 만들어 먹이를 유인하거나 포식자를 피하고 짝을 찾는 생물발광이다.

 

산호로 바다의 역사를 읽는다

일반적으로 산호를 떠올리면 햇빛이 강하고 따듯한 열대의 알록달록한 바다를 떠올리게 된다. 그러나 햇빛이 도달하지 않는 깊고 차가운 바다에도 산호가 산다. 열대 바다의 산호와 달리 심해 산호는 매우 오래 살고, 골격을 지속적으로 형성한다. 덕분에 산호 골격의 연대와 화학 조성을 조사하면 산호가 성장하던 당시의 해양 환경을 추적할 수 있다.

▲ 오션익스플로러를 가상으로 조정하며, 해양 탐사 연구를 경험해 보는 체험형 공간은 이번 전시의 백미다. Ⓒ사이언스타임즈 권예슬
▲ 오션익스플로러를 가상으로 조정하며, 해양 탐사 연구를 경험해 보는 체험형 공간은 이번 전시의 백미다. Ⓒ사이언스타임즈 권예슬

이번 전시에는 전시 개최지인 싱가포르 앞바다의 과거를 읽는 연구도 소개됐다. 싱가포르국립대 리콩치엔 자연사박물관이 제공한 산호, 모래, 퇴적물이 수직으로 쌓인 시료가 공개됐다. 각 층에 포함된 산호의 종류와 퇴적물 특성을 조사하고, 방사성탄소 연대측정을 하면 산호초가 어떤 환경에서 형성되고 변화했는지를 시간순으로 재구성할 수 있다.

바다의 역사를 이해하는 일은 미래를 대비하는 전략이 된다. 과거를 알아야 현재의 바다가 원래 어떤 상태였는지를 판단할 ‘기준선’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관찰되는 변화가 자연적인 변동의 범위인지, 아니면 인간 활동과 기후변화가 만들어낸 일시적인 변화인지를 판단하려면 장기간의 기록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마크 달리오 OceanX 공동 창립자 겸 CEO는 “오션익스플로러에서 접하는 상황 대부분은 일반인이 직접 경험하기 어려운 것으로, 현장에서 얻은 데이터와 영상, 환경 자체를 관람객에게 전달하는 것이 이번 전시의 일차적 목표”라며 “관람객들이 바닷속으로 여행을 떠나 해양생태계의 아름다움과 취약성을 발견하고, 다시 수면으로 돌아오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권예슬 리포터
yskwon0417@gmail.com
저작권자 2026-10-15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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