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타임즈 로고

  • 과학문화
  • 사타가 간다

[과학의 달 특집] 보이지 않는 세계를 탐구하는 인류의 도전 국립중앙과학관 특별기획전 「보이지 않는 우주」

  • 콘텐츠 폰트 사이즈 조절

    글자크기 설정

  • 프린트출력하기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다.”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의 소설 「어린왕자」에서 사막여우는 어린왕자에게 이렇게 말한다. 수천 송이의 장미보다 어린왕자의 별에 있던 장미 한 송이가 특별했던 이유는 그 한 송이의 장미에 쏟았던 정성과 시간 때문이라는 의미다. 겉으로 보이는 것보다 ‘본질’이 더 중요하다는 철학적 메시지를 전한 셈이다.

▲ 시간지연 체험부터 소행성 충돌까지, 오감으로 우주과학을 즐길 수 있는 ‘보이지 않는 우주’ 특별전이 국립중앙과학관에서 개최됐다. Ⓒ사이언스타임즈 권예슬
▲ 시간지연 체험부터 소행성 충돌까지, 오감으로 우주과학을 즐길 수 있는 ‘보이지 않는 우주’ 특별전이 국립중앙과학관에서 개최됐다. Ⓒ사이언스타임즈 권예슬

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우리의 눈으로 인식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인간이 눈으로 볼 수 있는 건 가시광선 범위의 전자기파뿐이다. 이론적으로는 0이 가까운 값부터 무한대까지 이어지는 전자기파 전체 중 극히 좁은 ‘한 줄’만 본다. 우주의 거의 전부가 인간에게는 보이지 않는 셈이다.

과학자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에 호기심을 가지고 그 본질을 찾아간다. 국립중앙과학관이 3월 31일부터 5월 31일까지 창의 나래관 기획전시실에서 개최 중인 우주과학 특별기획전 「보이지 않는 우주」는 인류가 보이지 않는 것들을 어떻게 극복하면서 우주를 탐구했는지, 보이지 않는 우주를 연구하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쏟는지를 보여주기 위해 마련된 전시다. 봄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지난 10일 이 전시를 찾았다.

 

보이는 빛, 보이지 않는 빛

밤하늘을 비추는 별빛은 우주의 비밀을 담고 있다. 하지만 우리에게 보이는 빛의 영역은 한정되어 있어 그 비밀을 알아내기 어려웠다. 이에 인류는 특별한 장치를 만들어 보이지 않는 빛을 관측하고, 이를 정밀하게 분석할 수 있는 기술들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보이지 않는 우주」 전시의 첫 테마 공간인 ‘보이는 빛, 보이지 않는 빛’에서는 다양한 빛의 종류 활용 사례, 가시광선 너머의 영역을 관측하는 최첨단 망원경의 원리를 설명하는 공간이 구성되어 있었다.

우리가 보이지 않는 빛을 이용하면 우주가 다르게 보인다. 가령, 맨눈으로는 잘 보이지 않던 공간을 적외선 카메라로 관찰하면 아기별들의 모습이 드러난다. 별은 성간물질(우주에 퍼져있는 작은 입자와 가스) 속 깊은 곳에서 태어나기 때문에 가시광선 영역에서는 관측이 되지 않는다. 따라서 가시광선보다 파장이 길어 성간물질을 잘 통과하는 적외선 관측이 필요하다.

▲ 2021년 발사한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은 태양-지구 L2 지점에서 적외선을 이용해 우주를 관찰한다. ⒸWikimedia
▲ 2021년 발사한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은 태양-지구 L2 지점에서 적외선을 이용해 우주를 관찰한다. ⒸWikimedia

이처럼 인류는 다양한 파장대의 빛을 이용해 ‘아는 우주’를 넓혀가고 있다. 지구 저궤도에 떠 있는 허블 우주망원경은 적외선~자외선(115~2,500nm) 영역의 빛으로 우주의 가속 팽창을 알아냈고, 칠레 아타카마 사막에 위치한 알파 전파망원경은 전파(0.32~3.6mm)를 이용해 원시행성 원반을 관측하고 있다. 또한,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은 적외선(0.6~28.3㎛)을 이용해 가장 멀리 있는 은하를 발견하고, 외계 행성 대기에서 물 분자를 발견하는 성과도 냈다.

 

보이지 않는 세계

빛으로 세상을 밝혔음에도 여전히 감춰진 세계가 있다. 우주에서 온 빛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알려 주었지만, 동시에 빛이 닿지 않는 곳에 대한 숙제도 안겨주었다. 블랙홀, 암흑물질, 중력파 등 직접 볼 수 없는 우주를 이해하기 위해 과학자들은 간접 증거를 찾고, 데이터를 활용한다.

▲ 서로 떨어져 있는 전파망원경 여러 대를 연결해 하나의 망원경처럼 만든 전파간섭계는 우주의 비밀을 파헤치는 도구 중 하나다. Ⓒ사이언스타임즈 권예슬
▲ 서로 떨어져 있는 전파망원경 여러 대를 연결해 하나의 망원경처럼 만든 전파간섭계는 우주의 비밀을 파헤치는 도구 중 하나다. Ⓒ사이언스타임즈 권예슬

빛조차 빠져나오지 못하는 블랙홀은 직접 관측할 수 없다. 인류가 최초로 발견한 블랙홀은 백조자리에 있는 ‘시그너스 X-1’이다. 1964년 고층 대기 관측 로켓에 실린 X선 검출기를 통해 발견됐다. 2002년에는 궁수자리 주변에서 움직이는 별들의 운동을 통해 ‘궁수자리A’가 태양의 400만 배에 이르는 질량을 가진 초거대 질량 블랙홀이라는 것을 밝혀냈다.

블랙홀을 더 자세히 알아내기 위해 인류는 ‘전파간섭계’를 활용한다. 전파간섭계는 서로 떨어져 있는 여러 대의 전파망원경을 연결해 거대한 하나의 망원경처럼 작동하도록 만든 장치다. 전파망원경들이 멀리 떨어져 있을수록 높은 분해능을 가진다. 인류 최초로 블랙홀의 그림자를 관측하는 데 성공한 ‘사건의 지평선 망원경’은 전 세계에 배치는 8개의 전파망원경을 연결해 만든 전파간섭계다.

▲ 개구리알(고흡수성 수지)은 물과 굴절률이 같아서 물속에 있을 때는 보이지 않는다. 이처럼 우주에도 분명 존재하지만 보이지 않는 ‘암흑물질’이 있다. Ⓒ사이언스타임즈 권예슬
▲ 개구리알(고흡수성 수지)은 물과 굴절률이 같아서 물속에 있을 때는 보이지 않는다. 이처럼 우주에도 분명 존재하지만 보이지 않는 ‘암흑물질’이 있다. Ⓒ사이언스타임즈 권예슬

한편, 여러 증거로 인해 존재할 것으로 추론되지만 아직 인류가 한 번도 직접적인 존재 증거를 찾지 못한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를 알아가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었다.

 

보이저와 골든 레코드

‘관측’을 통해 우주를 이해하려고 시도를 했다면, 인류는 우주에 우리의 존재를 알리는 시도도 하고 있다. METI(Messaging to Extra-Terrestrial Intelligence)는 외계 지성체에게 보낼 ‘인터스텔라 메시지’를 개발하고, 이를 우주로 보내는 것을 시도하는 연구 분야다. 우주의 이웃에게 ‘당신은 혼자가 아니다’라는 알림을 전함과 동시에 언젠가 있을 외계 지성체와의 소통에 대비하는 것이다.

제일 잘 알려진 사례가 ‘보이저 골든레코드’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1977년 발사한 보이저 1호 및 2호 탐사선에 외계 지적 생명체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담았다. 보이저 탐사선은 태양계를 벗어난 인류 최초의 우주 탐사선이자, 현재까지 인간이 만든 물체 중 지구에서 가장 멀리 간 존재다. 칼 세이건을 비롯한 과학자, 예술가, 인류학자들이 이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 보이저 탐사선은 인류 역사상 지구에서 가장 멀리 간 탐사선이다. 여기에 외계 생명체에게 전하는 인류의 메시지가 담겼다. ⒸWikimedia
▲ 보이저 탐사선은 인류 역사상 지구에서 가장 멀리 간 탐사선이다. 여기에 외계 생명체에게 전하는 인류의 메시지가 담겼다. ⒸWikimedia

‘보이저 골든 레코드’라 불리는 금속 LP음반에는 지구와 인류를 설명하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태양계의 구조와 인간의 모습, 일상생활을 담은 116장의 이미지와 바람, 파도, 동물, 심장 박동 등을 담은 지구의 소리, 그리고 한국어를 포함해 55개의 언어로 녹음된 인사말과 인류의 문화를 소개할 수 있는 음악이 여기 담겼다. 외계 생명체가 이해할 수 있도록 레코드 재생 방법도 그림으로 함께 담았다.

이처럼 우주에 대한 인류의 호기심은 끝이 없다. 우주는 하나의 호기심을 해결하고 나면 다시 수십, 수백, 수만 가지의 의문들을 던져주는 미지의 세계다. 지금 이 순간도 인류는 보이지 않는 세계를 보기 위한 도전을 멈추지 않고 있다. 다가오는 주말, 국립중앙과학관에서 우주를 향하는 인류의 여정과 함께해보길 권해본다.

권예슬 리포터
yskwon0417@gmail.com
저작권자 2026-04-30 ⓒ ScienceTimes

관련기사

목록으로
연재 보러가기 사이언스 타임즈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주제의 이야기들을 확인해보세요!

인기 뉴스 TOP 10

속보 뉴스

ADD : 06130 서울특별시 강남구 테헤란로7길 22, 4~5층(역삼동, 과학기술회관 2관) 한국과학창의재단
TEL : (02)555 - 0701 / MAIL: sciencetimes@kosac.re.kr / 시스템 문의 : (02) 6671 - 9304 / FAX : (02)555 - 2355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서울아00340 / 등록일 : 2007년 3월 26일 / 발행인 : 정우성 / 편집인 : 차대길 / 청소년보호책임자 : 차대길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 운영하는 모든 사이트의 콘텐츠는 저작권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사이언스타임즈는 과학기술진흥기금 및 복권기금의 재원으로 운영되며, 우리나라 과학기술 발전과 저소득·소외계층 등의 복지 증진에도 기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