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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의 달 특집] 세계 최초 과학 축제, 37년째 에든버러를 실험실로 만들다 (2) 우주인, 침팬지, 독수리, 그리고 여성들 — 에든버러 과학 축제 2026 주요 인물과 이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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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인, 침팬지, 독수리, 그리고 여성들

과학 축제의 품질은 주제만큼이나 사람에 의해 결정된다. 누가 무대에 서는가, 어떤 삶을 살아온 사람이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는가.

2026년 에든버러 과학 축제는 이 점에서 특히 풍성하다. 영국 최초의 우주인, 반세기를 침팬지와 함께한 연구자의 동료들, 스코틀랜드 산속에서 독수리를 쫓는 야생동물 촬영가, 그리고 스코틀랜드 최초의 여성 과학자들의 이야기를 다시 꺼내는 패널이 4월의 에든버러를 채운다. 모두 '고잉 글로벌'이라는 테마를 각자의 방식으로 살아온 사람들이다.

 

4월 2일 개막 갈라 — 니콜라 스터전과 '퍼스트 우먼 오브 사이언스'

축제는 4월 2일 특별 개막 갈라로 포문을 연다. 전 스코틀랜드 총리 니콜라 스터전이 '퍼스트 우먼 오브 사이언스(First Women of Science)' 패널을 주재한다. 스코틀랜드 왕립 천문관장이자 천체물리학자인 캐서린 헤이먼스 교수, 그리고 에든버러 의대 최초의 여학생 7인을 다룬 책 『에든버러 세븐(The Edinburgh Seven)』의 저자 재니 존스가 함께한다.

축제는 4월 2일 특별 개막 갈라로 포문을 연다. ©edinburghfestivalcity.com
축제는 4월 2일 특별 개막 갈라로 포문을 연다. ©edinburghfestivalcity.com

에든버러 세븐은 1869년 에든버러대학교 의대에 입학한 최초의 여성 학생들로, 남성 학생과 사회의 격렬한 반대에 맞서 의대 문을 두드린 선구자들이다. 이들은 결국 졸업장을 받지 못했지만 그 싸움은 영국 여성 의학 교육의 역사를 바꿔놓았다. 개막 갈라는 과거의 여성 과학자들과 오늘의 여성 과학자들을 한 무대에 올리면서 무엇이 바뀌었고, 무엇이 아직 바뀌지 않았는지를 묻는다. 캐서린 헤이먼스 교수는 스코틀랜드 왕립 천문관장으로서 우주론과 암흑에너지 연구를 이끌어온 과학자로, 올해 축제의 과학적 무게를 상징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4월 12일 오전 — 소유즈 로켓을 탄 여성, 헬렌 샤먼

4월 12일은 축제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이다. 오전에는 영국 최초의 우주인 헬렌 샤먼(Helen Sharman)이 지구과학자이자 전 BBC 진행자 허마이오니 콕번 박사와 대담을 나누는 '어 저녁 위드 애스트로노트 헬렌 샤먼(An Evening with Astronaut Helen Sharman)' 행사가 열린다.

영국 최초의 우주비행사 헬렌 샤먼의 이야기는 여러 겹의 역사를 담고 있다. ©edinburghfestivalcity.com
영국 최초의 우주비행사 헬렌 샤먼의 이야기는 여러 겹의 역사를 담고 있다. ©edinburghfestivalcity.com

헬렌 샤먼의 이야기는 여러 겹의 역사를 담고 있다. 1989년, 그녀는 라디오에서 우주인을 모집하는 광고를 들었다. 당시 화학자였던 샤먼은 지원했고, 수천 명의 지원자 중 선발되어 소련의 우주 훈련 프로그램에 합류했다. 1991년 5월, 그녀는 소유즈 TM-12에 탑승해 소련의 미르 우주정거장으로 향했다. 영국인 최초의 우주 비행이었다. 국제 협력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던 임무였다. 당시 영국 정부의 공식 자금 지원 없이 민간 기업들의 후원으로 이루어진 이 프로젝트는 우주 탐사에서 국제 협력의 가능성을 일찍부터 보여준 사례였다.

이번 대담에서 샤먼은 훈련 과정과 소유즈 로켓 발사 경험, 우주에서의 생활과 과학 실험에 대해 이야기한다. 또한 팀 피크의 국제우주정거장 임무, 민간 우주 기업들의 등장, 우주 프로그램의 국제적 다양화 등 1991년 이후 우주 탐사가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함께 돌아본다. 올해 테마 '고잉 글로벌'을 가장 직접적으로 구현하는 인물이 샤먼이라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4월 12일 오후 — 스코틀랜드 산속의 독수리, 함자 야신

같은 날 오후, 또 다른 이야기가 이어진다. 야생동물 촬영가이자 작가, TV 진행자 함자 야신(Hamza Yassin)이 과학 진행자 시안 베반과 대화를 나누는 '함자 야신의 자연 속 모험(Hamza Yassin's Adventures in Nature)'이다.

수단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 영국으로 이주한 야신은 현재 스코틀랜드 서해안 하이랜드에 살며 독수리를 비롯한 야생동물을 촬영하고 있다. ©edinburghfestivalcity.com
수단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 영국으로 이주한 야신은 현재 스코틀랜드 서해안 하이랜드에 살며 독수리를 비롯한 야생동물을 촬영하고 있다. ©edinburghfestivalcity.com

수단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 영국으로 이주한 야신은 현재 스코틀랜드 서해안 하이랜드에 살며 독수리를 비롯한 야생동물을 촬영하고 있다. 2022년 BBC의 'Strictly Come Dancing'에서 우승하며 대중에게 널리 알려졌지만, 그의 본업은 수십 년간 카메라를 들고 자연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일이다. 이번 행사에서 야신은 야생동물 촬영가로서의 독특한 경험과 모험들을 나누며, 자연 세계에 대한 깊은 통찰을 전한다. 수단과 스코틀랜드 하이랜드, 두 전혀 다른 자연환경 사이에서 형성된 그의 시선은 '글로벌'이라는 테마를 자연사의 언어로 풀어낸다.

 

4월 15일 — 제인 구달의 55년, 그 동료들이 전하는 이야기

4월 15일에는 세계적 환경운동가이자 영장류 연구자 제인 구달(Jane Goodall) 박사의 삶과 업적을 기리는 행사가 열린다. 구달은 1960년대 탄자니아 곰베 스트림에서 시작한 침팬지 연구로 인류의 동물 이해를 근본적으로 바꾼 과학자다. 도구를 사용하는 침팬지의 행동을 처음으로 관찰하고 기록하면서, 인간만이 도구를 사용하는 존재라는 기존 관념을 뒤집었다. 구달은 1991년 에든버러 메달을 받은 바 있어 이 축제와도 인연이 깊다.

4월 15일에는 세계적 환경운동가이자 영장류 연구자 제인 구달(Jane Goodall) 박사의 삶과 업적을 기리는 행사가 열린다. ©edinburghfestivalcity.com
4월 15일에는 세계적 환경운동가이자 영장류 연구자 제인 구달(Jane Goodall) 박사의 삶과 업적을 기리는 행사가 열린다. ©edinburghfestivalcity.com

이번 행사에는 구달과 함께 탄자니아 곰베에서 55년을 보낸 앤서니 콜린스 박사가 출연한다. 반세기가 넘는 현장 연구 경험에서 나오는 그의 증언은 어떤 전기나 다큐멘터리도 대신할 수 없는 무게를 지닌다. 제인 구달 인스티튜트 영국 지부 아웃리치 디렉터 야스미나 조르고프스카도 함께 무대에 오른다. 개인적 증언과 기록 영상을 통해 구달의 연구 여정과 유산을 입체적으로 조명한다.

 

과학을 직접 만지는 시간 — 사이언스 언더 더 렌즈와 메킨잇

강연과 전시 외에 올해 축제는 직접 손으로 만지고 만드는 체험 프로그램도 두텁게 구성했다. 'Science Under the Lens'는 어린 방문객들이 현미경과 과학 기구를 직접 다루며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를 탐색하는 프로그램이다. 보이는 것 너머에 무엇이 있는지를 스스로 발견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Makkin' It'은 스코틀랜드에서 발명된 기이하고 흥미로운 것들을 소개하는 무료 드롭인 프로그램이다. 전화기, 냉장고, 텔레비전, 페니실린, 증기기관의 개량에 이르기까지 스코틀랜드 출신 발명가와 과학자들의 흔적은 현대 문명 곳곳에 남아 있다. 이 프로그램은 그 발명들을 어린이들이 직접 만들어보고 원리를 이해하는 방식으로 풀어낸다. 무료로 운영되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축제 전반에 걸쳐 접근성 강화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주요 공연과 워크숍에는 수어 통역, 이완 세션(relaxed session) 등이 제공되며, 신체적·감각적 제약이 있는 방문객도 충분히 즐길 수 있도록 각 행사장의 접근성 정보가 상세히 안내된다.

김민재 리포터
minjae.gaspar.kim@gmail.com
저작권자 2026-04-08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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