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물 쓰레기를 어떻게 처리할지보다, 왜 이렇게 많이 생기는지를 먼저 생각해보고 싶었어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하고 한국과학창의재단이 주관한 ‘2025 청소년 과학탐구대회’ 과학토론 부문에서 대상을 수상한 순천 매안초등학교 학생들의 말이다.
‘학교에서 발생하는 음식물 쓰레기’를 주제로 한 이번 과학토론에서 두 학생은 익숙한 일상의 문제를 과학적 질문으로 전환하며 주목을 받았다. 급식실에서 반복되는 장면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발생 원인과 구조를 분석해 실천 가능한 해결책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심사위원단의 높은 평가를 받았다.
사이언스타임즈는 순천 매안초등학교 6학년 김유은·김라희 학생과 지도교사를 서면 인터뷰로 만나 이들이 어떤 질문에서 출발했고 그 과정에서 무엇을 배웠는지 이야기를 들어봤다.
‘처리’보다 ‘발생’을 먼저 묻다
토론 준비과정을 묻자 두 학생은 문제를 ‘다르게 보는 것’에서 출발했다고 설명했다.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 기술이나 처리 방법을 곧바로 찾기보다, 왜 학교 급식에서 음식물 쓰레기가 반복적으로 발생하는지에 초점을 맞췄다는 것이다.
김유은 학생은 “음식물 쓰레기를 재활용하는 방법도 중요하지만, 애초에 버려지지 않게 만드는 게 더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토론 개요서는 음식물 쓰레기 발생량을 줄이기 위한 구조적 방안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학생들은 급식 메뉴와 학생 선호도의 관계를 분석하고, 가상 시뮬레이션 식판 도입 등 실제 학교 환경에서 적용 가능한 방안을 제안했다. 여기에 음식물 쓰레기를 에너지로 활용하는 친환경 방안도 함께 검토했지만, 장점뿐 아니라 비용과 한계, 현실적 제약까지 비교·분석하며 논의를 확장했다.
김라희 학생은 “자료를 조사하면서 문제를 하나의 답으로 정리하기보다, 여러 가능성을 놓고 따져보는 과정이 인상 깊었다”며 “과학이 정해진 답을 찾는 공부가 아니라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생성형 AI, 생각을 대신하지 않다
이번 대회는 생성형 AI와 포털 검색 활용이 허용된 점도 특징이다. 두 학생은 문제를 정리하고 아이디어를 확장하는 단계에서 AI를 활용했지만, AI의 제안을 그대로 받아들이지는 않았다고 했다.
“AI가 제시한 내용이 맞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꼭 필요했어요. 출처를 요구하고, 실제 자료를 직접 찾아보면서 검증했어요.” AI는 이들에게 답을 제공하는 도구라기보다, 사고를 점검하고 논리를 보완하는 보조 수단에 가까웠다. 예상되는 반론을 미리 검토하고, 질문과 답변의 흐름을 점검하는 과정에서 어떤 질문을 던지느냐에 따라 답의 깊이가 달라진다는 점도 체감했다.
두 학생은 이번 경험을 통해 AI를 ‘공부를 대신해 주는 존재’가 아니라 스스로 생각을 정리하고 확장하는 데 활용해야 할 도구로 인식하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결과보다 오래 남은 것은 토론의 태도
대회 과정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묻자 두 학생은 공통적으로 준비 과정을 떠올렸다. 흩어져 있던 자료들이 하나의 논리로 정리되던 순간, 그리고 실제 토론에서 준비한 질문과 답변이 효과적으로 이어졌을 때의 경험이었단다. 결승 진출 소식을 들었을 때는 “도전해도 괜찮다는 확신을 얻었다”고 말했다. 실력 있는 참가자들 사이에서 스스로를 돌아보던 시간이 오히려 토론에 끝까지 집중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는 설명이다.
지도교사인 김형준 매안초등학교 선생님은 이번 대회를 준비하며 가장 어려웠던 점으로 찬성과 반대로 나뉘는 토론이 아니라 하나의 해결책을 두고 끊임없이 검증해야 하는 토론 방식이었다고 회고했다. 두 학생이 한 팀으로 아이디어 제시와 비판을 동시에 수행해야 했기 때문이다.
김 선생님은 “아이디어를 평가하는 경쟁이 아니라, 해결책을 더 정교하게 만드는 공동 탐구라는 인식을 갖도록 지도했습니다.”면서 감정이 아니라 근거에 집중하도록 질문의 기준을 세운 것이 실제 토론에서 큰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질문은 대회가 끝난 뒤에도 남는다
이번 경험은 두 학생의 학습 방식과 진로 인식에도 영향을 주었다. 과학이 교과서 속 지식이 아니라 일상에서 마주하는 문제를 이해하고 설명하는 도구라는 점을 실감하게 됐다는 것이다.
한편, 다음 대회를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두 학생은 “결과보다 과정을 즐기라”는 말을 전하고 싶단다. 과학토론은 말을 잘하는 경쟁이 아니라, ‘왜?’라는 질문을 끝까지 붙잡는 태도에서 출발한다는 점을 직접 경험했기 때문이다.
두 학생은 “다음에는 또 어떤 일상적인 문제를 과학적으로 볼 수 있을지 찾아보고 싶다”며 인터뷰를 마쳤다.
- 김현정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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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26-01-09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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