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관에서 AI는 단순히 사실만을 설명하는 역할이 아닌, 일상생활과 연계한 소통을 수행해야 합니다. 관객과 소통하는 과학커뮤니케이터를 대체하는 수단이 아닌, 양쪽의 강점을 결합하여 공존하고, 관객의 관람 경험을 향상시킬 수 있는 상호보완적인 존재가 될 것입니다.”
다이치 이와사와 일본 미라이칸과학관 전시기획총괄은 10월 31일 대전 국립중앙과학관에서 열린 ‘제15회 국제과학관심포지엄’ 심포지엄 발표를 통해 “과학관에 AI를 단순히 배치하고 사용해보라는 식의 기획은 매우 불충분하고, AI를 중심으로 설계된 경험이 관람객에게 진정한 가치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국립중앙과학관은 10월 30일부터 양일 간 ‘AI 시대 과학관이 추구해야 할 가치와 역할’을 주제로 ‘제15회 국제과학관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번 행사에는 세계 각국의 과학관 관계자와 인공지능(AI) 전문가들이 참여해 AI 기술이 가져올 과학관의 변화와 미래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과학관 과학커뮤니케이터로 나선 AI
이와사와 총괄은 ‘AI의 사회·윤리적 이슈’를 주제로 열린 심포지엄에서 발표자 중 하나로 나섰다. 일본 도쿄에 위치한 미라이칸 과학관은 AI 시대 과학관의 역할에 대해 꾸준히 고민해왔다. 그 고민이 담긴 대표적인 전시가 올해 2월부터 5월까지 진행한 ‘20XX년, AI와 나의 라이프스타일(AI and my lifestyle in 20XX)’다.
일본인의 80% 이상은 생성형 AI에 대해 인지하고 있지만, 실제로 사용자는 이에 비해 훨씬 적다. 미라이칸 과학관은 이에 착안해, 관람객이 대화를 통해 AI를 이와사와 총괄은 “과학관은 AI 사용방법이나 접근 방법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신뢰감 있는 진입점을 제공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며 “관람객이 생성형 AI에 대한 저마다의 관점과 활용 가능성에 대해 성찰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자 기획했다”고 말했다.
한편, 미라이칸 과학관은 관람객이 직접 AI와 지적인 논의를 펼쳐볼 수 있는 기획 전시 ‘AI와 함께 우주를 사유하다’도 진행했다. 천문학을 주제로 AI와 탐구하는 참여전시인데, 과학자, 노인, 청소년자 등 다양한 버전의 AI를 마련해 일방적 학습이 아닌 함께 질문을 탐구할 수 있는 역할로 AI를 배치했다.
미라이칸의 안내는 AI가 맡는다
과학관 곳곳에 전시 안내를 위한 인력 대신, 미라이칸 과학관에는 특별한 안내자가 있다. 캐리어 형태의 ‘AI 슈트케이스(AI Suitcase)’다. AI 슈트케이스는 시각장애인의 이동을 지원하는 목적으로 개발된 자율주행형 내비게이션 로봇이다. 다양한 센서와 AI, 모터를 탑재하여 장애물이나 사람을 피하면서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보행자를 유도한다. 주변 사람과 그 움직임을 AI를 사용하여 인식하고 예측하는 식이다.
단순히 이동경로만 분석하는 것은 아니다. 넓은 공간에서 사용자의 요구에 맞춰 최적의 동선을 제시하고, 해당 전시에 대한 유려한 음성 설명과 질문에 대한 대응도 가능하다. 예약만 하면 누구나 AI 슈트케이스의 안내와 함께 과학관을 즐길 수 있다.
이와사와 총괄은 “올해 열린 오사카 엑스포에서도 야외 및 전시관 내부에서 AI 슈트케이스가 활용됐는데, 관객의 좋은 반응을 얻었다”며 “다국적 참가자들이 모인 자리에서 AI 혁신과 사회 공헌이 융합된 훌륭한 사례를 선보였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 권예슬 리포터
- 저작권자 2025-11-28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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