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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타가 간다
황정은 객원기자
2014-07-04

뱀의 몸, 만져봤나요? 국립중앙과학관, '양서·파충류 특별전'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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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충류에 대한 관심은 늘 현재진행형이다. 지금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쉽게 만나보기도 힘들뿐 아니라 생김새가 독특해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두가 호기심을 갖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최근에는 전 지구적으로 기후변화가 급격하게 일어나면서 변온동물인 양서류와 파충류는 멸종 확률이 가장 높은 생물군으로 규정됐다.

멸종되는 종이 점차 늘어나면서 관찰용으로서만 아니라 이들의 서식지를 보전하고 지속적인 먹이 생태계가 유지되도록 보호해야 할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립중앙과학관에서 생태계의 열쇠로 불리는 '양서·파충류 특별전'을 개최했다. 양서류와 파충류의 다양성을 알리고 이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대중들에게 보여주기 위해서다. 이번 특별전은 한국의 양서류와 파충류 등 약 20종을 비롯해 세계의 파충류 약 25종으로 구성됐다. 특히 멸종 위기 종인 남생이와 금개구리도 선보였다.

양서류와 파충류의 차이?

국립중앙과학관에서 '양서.파충류 특별전'을 개최했다.
국립중앙과학관에서 '양서.파충류 특별전'을 개최했다. ⓒ 황정은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양서류와 파충류의 차이를 혼돈한다. 이들을 구분하는 가장 쉬운 예는 구체적인 종을 살펴보는 일이다. 양서류에는 도롱뇽과 개구리, 두꺼비 등이 속하며 파충류에는 거북이와 도마뱀, 그리고 뱀이 속한다. 주변의 온도에 따라 체온이 변하는 변온동물이라는 점에서 양서류와 파충류는 유사한 듯 하지만 양서류는 피부로 주로 호흡하고 습한 환경에서는 폐와 피부호흡을 병행하는 데 비해 파충류는 완전한 폐호흡을 통해 숨을 쉰다.

알껍데기로도 두 종을 구분할 수 있다. 양서류는 단단한 껍데기 없이 물속에 알을 낳아 번식하는 특성을 갖는 반면 파충류의 경우 발달한 사지로 단단한 알껍데기 속에 보호받는 알을 낳는다. 번식하는 습성을 살펴보면 이들의 생태 특징이 그대로 드러나는데, 양서류는 유성에서 성체로 급격한 신체변화가 일어나는 특징을 가지므로 물을 떠나 살 수 없지만 파충류는 단단한 껍질 속에서 알을 보호하기 때문에 양서류보다 더욱 깊숙한 육지까지 진출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양서류는 유미목과 무미목, 2목 7과 18종이 있다. 도롱뇽 중에서도 제주도롱뇽, 고리도롱뇽, 이끼도롱뇽이 있으며 무미목 양서류로는 무당개구리와 두꺼비, 청개구리와 맹꽁이 등이 있다. 이 중 대부분이 한국고유종이며 특히 맹꽁이는 멸종위기야생동물로 분류된다.

국내에 서식하는 파충류는 거북목과 유린목으로, 양서류와 마찬가지로 2목 10과 26종이 있다. 거북목 파충류에는 푸른바다거북과 붉은바다거북, 장수거북과 자라 등이 있으며 유린목 파충류로는 도마뱀붙이와 북도마뱀, 표범장지뱀, 무자치, 구렁이 유혈목이 등이 속해있다.

두 배로 커지는 뱀의 머리

이번 전시에서 가장 주목을 받은 것은 무엇보다 뱀을 직접 만져볼 수 있는 '뱀체험 현장' 이었다. 동화 '어린왕자'에 등장하는 길이 3 미터(m)에 달하는 보아뱀을 선보인 과학관 측은 일반 시민들이 직접 뱀의 피부를 만지고 어깨에도 두를 수 있도록 체험 시간을 마련했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틀 안을 벗어나온 뱀을 보며 신기해했다. 한 가지 독특한 점은 뱀을 만지기 전에는 집에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의 경우 손 씻기가 필수다. 육식동물인 뱀이 강아지나 고양이의 체취를 맡게 되면 먹이인 줄 알고 갑자기 물 수 있기 때문이다.

체험시간을 이끈 과학관 관계자는 "뱀을 만질 때는 절대 머리나 꼬리를 만져서는 안 된다. 뱀이 갑자기 놀라 기습적으로 물 수 있다. 몸통을 부드럽게 쓰다듬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이야기 했다. 또한 뱀을 직접 목에 감는 시간도 주어졌는데, 참가한 학생들과 시민들은 낯설고 두려워하면서도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체험을 시도했다. 뱀을 목에 두를 때는 무엇보다 자신이 나무가 된 것처럼 가만히 있는 게 중요하다. 뱀도 편한 상태가 되면 몸을 감지 않고 편하게 '걸쳐'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몸을 틀게 되기 때문이다.

"평소 뱀의 몸은 바람 빠진 타이어라고 보면 돼요. 하지만 뱀이 긴장해 몸을 틀면 마치 타이어에 바람이 팽팽하게 들어간 것처럼 몸의 부피가 늘어납니다. 한 번 뱀이 몸을 감기 시작하면 사람 힘으로는 혼자서 절대 풀 수 없어요. 때문에 뱀을 만지기 전에는 주의사항대로 따르는 게 가장 중요하죠."

생선가시처럼 몸통을 중심으로 큰 뼈가 있고 주위로 잔뼈들이 가지치기 구조를 갖는 뱀은 온몸의 근육을 이용해 바닥을 기어 다닌다. 특히 먹잇감을 발견하면 입을 자신의 머리 크기의 두 배로 늘리고 갈라진 턱을 한껏 벌려 자신보다 훨씬 큰 동물도 어렵지 않게 잡아먹는다.

거칠지만 다양한 파충류의 번식

전시에 참여한 어린이가 보아뱀의 몸통을 만지고 있다. ⓒ 황정은
전시에 참여한 어린이가 보아뱀의 몸통을 만지고 있다. ⓒ 황정은

이러한 뱀류는 가장 최근에 등장한 파충류다. 오래된 파충류 종으로는 거북류가 있는데 최초의 파충류는 약 2억 5000 년 전에 등장했다고 한다. 지질시대의 공룡 역시 파충류 과에 속하는데 아마 공룡이 현재 볼 수 없는 동물이기 때문인지 대중들의 파충류에 대한 호기심은 타 동물에 비해 훨씬 크다.

파충류의 신체는 다양한 특성을 갖는다. 특히 자신의 몸을 보호하고 먹이를 공격하기 쉬운 '공격과 방어'에 능한 구조로, 피부색은 숨는 데 알맞은 화려한 색이고 먹이의 위치를 탐지하고 사냥하기 위해 몇 종류는 고도로 발달한 감각기관을 갖고 있다. 예를 들어 어떤 종류의 뱀은 열감지관을 갖고 있고 뱀과 도마뱀은 공기 중 화학물질을 감지할 수 있는 혀를 갖고 있다.

이러한 파충류의 번식 전략은 양서류만큼 정교하지는 못하지만 그 방법은 매우 다양하다. 체내수정으로 번식을 시작, 파충류 중에는 알을 낳는 종도 있고 새끼를 낳는 종도 있지만 같은 종일 경우 알도 낳고 새끼를 낳는 경우는 거의 드물다. 번식기에는 수컷이 적극적으로 암컷을 찾아 구애하고 짝짓기를 하지만 파충류 암컷은 몇 종류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알이나 새끼를 낳은 후 더 이상 돌보지 않는다.

전시 관계자는 "이번 특별전을 통해 어린이와 일반 시민들에게 자연의 중요성을 알려주고 싶다"며 "수많은 생명체가 조화를 이뤄 살아가는 생태계라는 점으로 알려줘 양서류와 파충류에 대한 다양한 이해의 폭을 높일 수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전시에 참여한 김이현(초 6년) 학생은 "뱀을 직접 만져볼 수 있는 시간이 가장 즐거웠다. 평소 선생님께 듣기만 했던 뱀을 실제로 보니 신기하더라. 특히 주위 온도에 맞춰 몸의 온도가 변한다는 게 가장 신기했다. 아까 직접 만져보니 몸이 차가웠다"며 전시 소감을 전했다.

두 아이와 함께 전시를 찾은 성지우(둔산동, 41세) 학부모는 "자녀들이 공룡에 한창 흥미를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전시장에서 직접 뱀도 보고 개구리고 볼 수 있어 신기해하는 것 같다. 특히 직접 뱀을 만지는 체험 시간에는 무서워하면서도 곧 잘 적응하는 모습이 재미있더라. 앞으로 이런 전시를 계속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 했다.

황정은 객원기자
hjuun@naver.com
저작권자 2014-07-04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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