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첨단 과학시대에 발효식품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김치가 변비와 동맥경화 예방, 노화방지 및 항암효과가 뛰어나고 청국장이 뇌졸중이나 심장병의 원인이 되는 혈전을 녹여주는 효소들이 많이 들어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발효식품은 식탁에서 옛 명성을 되찾고 있다.
발효기술은 유사(有史) 이래로 인류가 식문화를 위해 발전시켜 왔지만 과학보다는 경험에 의존해 왔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21세기 최첨단 과학기술시대에 경험과 과학기술이 어우러져서 더욱 다양한 음식과 약의 재료로 발효식품이 개발되고 있다.
발효음식, 선조의 지혜 체험공간 마련
2006 화학의 해를 기념해 국립중앙과학관(관장 조청원)은 한국식품연구원, ㈜진미식품 등의 후원으로 지난 3일부터 내달 3일까지 우리 고유 발효과학기술의 우수성과 창의성을 알리는 다양한 발효식품과 기술들이 전시된 ‘제1회 대한민국 발효과학기술 특별전’을 관내 특별전시장에서 열고 있다.
국립중앙과학관 조청원 관장은 “발효과학기술은 우리나라만이 갖고 있는 전 세계서 가장 우수한 기술이다”며 “올해 2006년도 화학의 해를 마무리하면서 전통술, 김치, 젓갈, 발효주, 된장, 고추장 등 장류와 천연염료 등 우리 생활에 스며 있는 최고의 과학을 국민들에게 알리고 자라나는 청소년이 이를 보고 체험해서 앞으로 훌륭한 과학자가 되어서 세계에 이를 알릴 수 있도록 이 특별전을 기획하게 됐다”고 밝혔다.
발효과학기술로 효능 훨씬 강화
젓갈의 젓산 발효로 만든 김치, 밀가루 속의 당분을 발효시켜 만든 빵, 알코올 발효시켜서 만든 술, 유산균 발효로 만든 요구르트 등 발효과학기술특별전에는 우리나라의 전통음식들과 첨단 발효기술이 만나서 그 맛과 효능을 강화시킨 제품들이 총망라되어 있다.
요구르트의 유산균이 장내 활성화를 돕는다는 이야기는 잘 알려진 사실. 그런데 사과로도 요구르트를 만들 수 있다. 그것은 발효과학기술 덕택이다. 사과로 유산균을 발효시켜서 만든 ‘애플비피더스’는 국내산 사과로 내산성이 강한 유익한 균주를 추출, 실험실에서 배양, 생산했다.
급성 및 만성 간 손상을 억제하는 순무 농축물인 ‘순무 골드’는 강화도에서 생산되는 순무의 생체 효능 중에 급성 및 만성 간 손상 억제효과를 밝혀내어 기능성 식품소재를 개발한 것이다. 이 기술은 현재 특허출원 중이다.
발효음식 소개를 맡은 이용희(자원봉사자) 씨는 “이 제품은 시골에서 자라는 질경이와 민들레를 꺾을 때 나오는 하얀 액체를 섞어 발효시켜서 만든 것이다”며 “식중독 균을 살균시키는 데 강력한 효과를 갖고 있어 병원이나 학교와 같은 단체에서 많이 애용한다”고 말했다.
현재 이 제품은 영국에서도 인정하고 있으며 어묵, 어패류, 생선을 쓰는 기업에서도 강력한 살균효과와 냄새 제거 효능에서 실제로 큰 효과를 가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판되는 제품은 아니다.
이 씨는 “재미있는 사실은 두부를 만들 때 반드시 간수를 넣어야 하는 것으로 알았다”며 “하지만 이것만으로도 두부를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홍삼 성분 함유 발효홍삼은 홍삼에 유산균 발효과학기술을 이용한 제품. 유익한 유산균에다 최첨단 발효공법을 이용, 원기회복, 자양강장, 면역력 증진의 효과를 높였다.
이 씨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요즘 들어 몸에 좋다고 청국장을 많이 찾는 것이 사실이다”면서 “하지만 외국인들은 이 냄새를 오히려 싫어하기 때문에 냄새를 없애주는 청국장을 만들게 된 것이다”고 말했다.
‘그린 피클’은 햄버거, 피자 등의 외식산업에 사용되는 수입산 피클을 대체하고자 국내산 오이를 원료로 한국인의 기호에 적합하도록 조미, 가공한 제품.
이 씨는 “우리나라 오이는 원래 물러서 피클을 만드는 데 부적합하다고 들었다”며 “하지만 발효기술로 보통의 오이로 피클을 만들 수 있게 됐고 방부제를 하나도 넣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GABA 함유 발효유’는 국내 원유에서 분리한 2천여 종의 젖산균에서 GABA 생성능이 우수한 균주를 분리, 최적 발효기법을 통해 GABA 발효유를 생산한 것이다.
“GABA 발효유는 가공하지 않은 채 발효시켜서 바로 먹을 수 있게 만든 유제품으로 5년 후에 시판될 예정입니다.”
이외에도 천연식물을 숙성 발효화해 만든 남성강장제 ‘젤센 N40’, 일조시간이 긴 무주에서 생산된 머루를 이용, 당과 산의 기능이 잘 이뤄진 와인 ‘구천동 머루주’ 등이 눈길을 끈다.
천연 쪽염색에 발효기술은 필수
하지만 이 방법은 시간이 오래 걸려서 대량 생산을 하지 못하는 단점이 있다. 그러나 무증자 탁주 제조법은 생쌀을 3∼4시간 동안 물에 불린 후 믹서로 간 다음, 남은 물에 효모를 풀어서 골고루 섞어주고 이를 25℃ 되는 물속에서 4∼5일간 발효시켜서 만든다.
국립중앙과학관 정동찬 전시연구팀장은 “이것의 발효상태는 탁주이고 증류를 하면 소주가 된다”며 “서양 술에만 길들여진 신세대에게 이 무증자 발효주들은 우리 것의 입맛을 다시 찾아줄 수 있다”고 말했다.
천연염색에도 발효기술이 사용된다. 한편에는 발효기술로 만든 천연염색 제품들이 전시돼 있다.
정 팀장은 “천연색을 내는 쪽염은 발효를 안 시키면 색이 빠져버린다”며 “따라서 발효기술은 천연색을 오래 보관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미생물의 발효기술을 이용해 만든 치즈·버터·요구르트 등의 발효유제품, 김치·젓갈 등을 선보였다. 발효과학기술 특별전은 다음달 3일까지 계속된다.
- 조행만 객원기자
- chohang2@empal.com
- 저작권자 2006-11-21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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